스페셜/ 사회초년생에 재테크를 코칭하다
[special]생애주기별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짜라
#지난 2020년 초 입사해 올해 4년 차가 되는 직장인 B(32) 씨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취업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모은 돈이 얼마 없다. 처음 2년간은 이른바 ‘플렉스’를 즐기며 각종 취미생활에 몰두했다. 지난해에는 영끌 분위기에 편승해 주식 투자를 하다가 나름 큰 손해를 봤다.
그 사이 연인이 생긴 B씨는 결혼 계획도 세우고 있어서 목돈 마련이 절실하다. 요새 B씨는 주식투자에 재도전해볼 요량이다. 하지만 처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주식 및 채권, 연금 등 투자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그는 “책으로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이 절실하다”며 “투자에 대해 해박한 고수들의 노하우를 듣고 적극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활동을 시작한 후 평균적으로 28세에 생애주기 수지가 흑자에 진입하며, 44세에 이르러 흑자 폭(3638만 원)이 최대인 상태에 도달한다. 이후 근로소득이 지속 감소하면서 흑자 폭은 줄어들고, 60세 이후 다시 적자 상태로 전환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만큼 사회생활 초년병 시기에 어떻게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가가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제적 생애주기의 수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로소득에서 소비를 뺀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인생 후반의 적자 전환 연령은 최근 10년간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 이는 고령화로 인해 노후 소비 재원 마련을 위한 근로 활동을 연장하는 추세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는 경제활동과 소득 창출이 활발한 30~40대 중에 가급적 더 많은 노후 대비 자산을 축적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 결국 젊은 시기의 근로소득 중 일부를 운용해 원금과 운용수익 등을 연금 자산으로 축적하는 게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신영덕 KB증권 WM투자전략부 이사
“목돈 마련의 핵심은 자산 배분...채권·ETF 등 주목”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022년에 이어 올해도 투자에 있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각 중앙은행의 긴축 연파로 경기둔화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변동성 관리가 여전히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은 중요한 투자의 출발점이다.
더불어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원칙을 지키며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회초년생은 투자에 있어 2가지 실수를 범하기 쉽다.
첫째 실수는 금액이 소액이라는 이유로 자산 배분을 고려하지 않고 고수익을 위해 급등주 등으로 투자 대상을 한정하는 것이다. 둘째 실수는 지난 몇 년간 좋았던 성과만을 참고해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사결정은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으로 투자 범위를 제한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손실을 키울 수 있다.
목돈 마련은 100m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중장거리 달리기다. 시작부터 뒤로 물러선다면 결승점에 남들보다 뒤늦게 도착할 것이다. 즉, 투자 원금을 지키면서 꾸준히 복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목돈 마련의 시작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목돈 마련을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까. 먼저, 올해 가장 관심을 많이 둬야 하는 자산은 채권이다. 2022년 인플레 통제를 위한 각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채권의 절대 금리 매력도가 높아졌다. 또한 경기 둔화로 올해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며 채권을 활용한 자본 차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절대 금리가 높은 우량 채권의 만기 보유와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물 채권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최근 채권 투자에 대한 편의성이 높아지며 1000원 이상 소액으로도 채권에 투자할 수 있으며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국내외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또 다른 투자 방법이다.
둘째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된 우량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이다. 소액으로 우량주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ETF 및 펀드를 활용하는 간접투자 방식이다.
그동안 투자금액이 제한적인 사회초년생에게 나만의 맞춤형 우량주 종목 포트폴리오 투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소수점 거래를 활용하면 국내외 우량주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수 있다.
KB증권의 마블 미니(M-able Mini)의 경우 1000원부터 국내외 우량주를 소수점 단위로 매수할 수 있다. 단일 종목이 아닌 20개 종목까지 포트폴리오로 구성할 수 있으며 적립식 투자와 같이 정기 구매도 가능해 투자 편의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피하고 싶다면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도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수가 일정 수준 이내로 하락하면 수익을 제공하는 스텝다운방식 ELS 또는 투자 원금을 지급하며 조건 충족 시 수익을 지급하는 ELB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은행과 달리 증권사에서는 10만 원 이상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지혜로운 토끼는 3개의 굴을 판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이 있다. 현명한 토끼처럼 다각화된 자산으로의 분산투자가 목돈 마련의 가장 핵심적인 원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재무 설계 기본은 퇴직·개인연금 활용과 강제 저축"

바늘구멍 같은 관문을 뚫고 취직에 성공한 직장인 새내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생애 설계의 관문에 진입했다.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활동 기간 중 재무 설계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인식하고 병행해 나가야 한다.
재무 설계라고 하면 단순히 그때 그때 급여에서 지출 및 저축을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경제적 생애주기의 수지 변화를 감안한 자산 운용 및 구축을 위한 것으로 보는 게 보다 정확한 이해다.
재무 설계의 기본은 퇴직 및 개인연금을 적극 활용하고 강제 저축을 하는 것이다. 미국의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연금 자산만으로 백만장자가 탄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100만 달러를 조금 밑돌긴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10억 원이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 가치 10억 원은 60세부터 대략 30년 이상 월 300만~350만 원씩을 꾸준히 인출할 수 있는 돈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출 기간 동안 운용수익률을 연평균 4% 이상으로 유지해야 상기 금액을 인출할 확률이 높아진다.
은퇴 전까지 연금 자산 10억 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전제될 조건은 ‘강제 저축’이다. 급여의 9%가 이전되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퇴직연금(급여의 8.33%)과 개인이 추가로 가입할 수 있는 연금저축 및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통해 손쉽게 강제저축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연금만으로 저축하고 운용해 은퇴 전까지 10억 원을 만들려면 연평균 5% 이상의 운용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어려워 보이지만 가능한데 위험관리를 병행할 수 있는 금융 투자를 필수로 수반해야 한다. 주식 등 위험자산이 포함된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주로 연금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경제활동 전반기에는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 대비 주식 등의 위험자산 운용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급여소득이 줄어드는 경제활동 후반기부터 위험자산의 비중을 점차 낮추도록 자산 배분을 변화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미국, 호주 등의 퇴직연금의 장기 연평균 수익률이 8% 전후로 높게 유지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세제 혜택을 주는 연금에 강제저축하고 금융 투자를 통해 운용하면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연금 자산을 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단 세제 혜택과 더불어 연금자산의 장기 운용 기조를 유지하려면 연금의 중도해지가 없어야만 한다.
중도해지 없이 연금을 축적하려면 결혼 준비 및 주택 구입 등에 필요한 돈을 포함한 중단기 소요 자금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통해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ISA 역시 세제 혜택을 받으며 자산을 운용할 수 있고, 모아진 자산은 나중에 연금계좌에 납입해 연금 자산으로 계속 축적할 수도 있다. 정리하면, 연금을 통한 강제 저축과 장기 운용이 재무 설계 로드맵의 핵심 줄기라 하겠다.

정광옥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PB,
“전략적인 자산관리 위해 다양한 서적 접해야”

바야흐로 투자 열풍의 시대다. 2020년도 동학개미운동을 기점으로 부동산 영끌족, 비트코인 열풍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자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1년 12월 기준 대한민국 주식 투자자는 약 1400여만 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약 25%가 시장 참가자라는 뜻이다.
사회초년생을 포함한 젊은 세대 투자자들도 많이 생겨났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MZ(밀레니얼+Z) 세대, 2030세대 등 젊은 인구가 자산 시장에 빠르게 유입됐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약 87%는 금융 거래 시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다. 핀테크의 발전으로 젊은 온라인 고객들이 많이 유입됐고, 이들의 재테크와 투자 활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커 지고 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유입됐지만, 잘못된 투자 사례들도 종종 보인다. 일부 유튜브, 카톡 리딩방 등의 불분명한 정보를 가지고 투기성 매매를 하다가 큰 손실을 보거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하다가 높은 이자에 허덕이는 사례도 접했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우선적으로 길러야한다. 꾸준한 부의 축적과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는 시장 상황과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빠르게 적응해 대응하는 것이 자산 증대의 핵심이다.
재테크를 막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에게는 높은 시장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첫째, 다양한 서적을 접하길 권한다. 유명한 글로벌 매니저들의 투자 원칙이나 기준을 배울 수 있고 나만의 스탠더드를 확립할 수 있다. 여러 투자의 성공 사례를 간접적으로 느끼며 어떻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명한 투자자>( 벤자민 그레이엄 지음), <원칙>(레이 달리오 지음), <전설의 월가의 영웅>(핀터 린치 지음) 등의 책을 추천한다.
둘째,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경험을 쌓길 바란다. 투자 상품에는 은행 예·적금을 비롯해 주식, 부동산, 채권, ELS, 발행어음 등의 여러 자산군이 있다. 각 개별 자산의 특성이 있고, 운용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자산군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special]생애주기별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짜라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