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거나 자녀들이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남에 따라 국제 상속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국제 상속 시, 국가 간 세금 이슈에 발목이 잡히지 않기 위해서 어떤 준비들이 필요할까.
해외 예금 자산, 증여세 납부는 어디로
CASE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자녀들에게 제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증여하고자 합니다. 증여하고자 하는 재산에는 국내 부동산도 있지만 해외 은행에 개설된 계좌의 예금 자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 우리나라에서 증여세를 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SOLUTION
이 사례의 경우 ‘증여세 과세 대상의 범위’에 관한 것으로, 우선 위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인 ‘거주자’의 개념에 관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주소와 거소, 거주자 판정 기준 등에 대해서는 ‘소득세법’을 따르도록 하고 있는데,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사람, 비거주자는 거주자가 아닌 사람을 말합니다.

또한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이 계속해서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을 통상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진 때나,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그 직업 및 자산 상태에 비추어 계속해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국내에 주소를 가진 것으로 본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녀들이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들을 바로 비거주자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되고, 재산을 증여하기 전에는 자녀들의 거주자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에서 증여자(부모)는 거주자로 전제하고, 수증자(자녀)가 거주자인 경우와 비거주자인 경우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수증자가 거주자로 판단되는 경우라면 자녀들이 증여받은 전 세계 모든 재산에 대해서 증여세를 과세하기 때문에 국내외 재산 구분 없이 수증자가 대한민국에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만약, 수증자가 비거주자로 판단되는 경우라면 수증자는 국내에 있는 모든 증여재산에 대해서만 증여세 신고·납부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런데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은 증여자가 수증자에게 외국에 소재하는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에 수증자가 증여자의 자녀인 경우 등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면, 수증자가 아닌 증여자가 대한민국에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에서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증여재산의 신고 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며 단지 외국에서 증여세를 납부한 증빙과 외국납부세액공제신청서 등을 세무서에 제출해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아야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참고로 국외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이지만 본 사안과 달리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에 혈연관계 등 특수관계가 없고, 수증자가 외국에서 증여세를 부담하는 경우(세액 면제를 받은 경우 포함)라면 대한민국에서의 증여세는 면제됩니다. 마지막으로 비거주자에게 증여하실 때에는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가 발생하는지 또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에 어떠한 변동이 발생하는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 역시 유의해야 합니다.

김현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