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드릭스 진 | 1999년, 한 남자가 장미 정원에서 오이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목을 축일 생각에 진토닉도 곁들였다. 오이 샌드위치를 입에 머금고 진토닉을 들이켜는 순간, 남자는 형언할 수 없는 풍미에 사로잡혔다. 불가리아산 장미 꽃잎과 네덜란드산 오이 에센셜 오일을 품은 ‘헨드릭스 진’은 이렇게 탄생했다. 덕분에 진 특유의 알싸한 허브 향 대신 우아한 장미 향과 상큼한 오이 향이 기분 좋게 어우러진다.

와비사비 스페이스 버블스 화이트 | ‘와비사비 스페이스 버블스’는 오스트리아의 내추럴 와인 생산자인 와비사비가 선보인 스파클링 와인이다. 오스트리아의 토착 포도 품종인 그뤼너 밸트리너로 만드는데, 발효를 마친 와인에 말린 엘더플라워를 살짝 우려 넣는다. 덕분에 달콤한 과일 향과 새콤한 산미 뒤로 은은한 꽃 향이 피어오르는데, 알코올 도수가 일반 스파클링 와인보다 한참 낮은 7%라 가벼운 봄나들이에 함께하기 좋다.

벚꽃와인 | 벚꽃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듯, 바로 연상되는 와인이 있다. 매년 봄시즌에만 선보이는 ‘벚꽃와인’이다. 일본 전통 포도 품종 중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고슈와 레드 품종인 머스캣 베일리 A를 블렌딩해 만드는데, 연분홍빛 병 안에 식용 벚꽃이 담긴 것이 특징이다. 와인병을 흔들 때마다 하늘거리는 벚꽃잎이 마치 연분홍 치마를 입은 봄 처녀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이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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