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부자는 수익과 절세를 함께 고민한다"
인터뷰/ 이장원 장원세무사 대표

최근 <부의 관리: 전문직의 시각>을 펴낸 이장원 세무사를 통해 부자들의 자산관리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세무사는 장원세무사 대표로 활동하면서 부동산, 절세, 재테크를 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 두꺼비TV를 운영하는 등 부의 축적 및 관리 전문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지키는 법칙이 있다면.
"부자는 모든 일을 직접 하지 않는다. 처음 자산을 형성하는 시기에는 직접 진행하지만 이후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자산관리 규모가 커질수록 본인이 혼자 다 처리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특히 부동산 자산 관리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부자들은 잘 모르는 분야의 경우 책을 통해 기본적인 학습을 한 후 가장 먼저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는다. 부동산 전문가는 매매, 투자, 절세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만약 세금에 대해 궁금하다면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 세무사와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막막했던 부분을 해소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과 세금을 다년간 경험하며 쌓인 지식과 과거의 세금 역사 및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방안도 제시하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민해보고 자산관리 방향을 정할 수게 된다.
또한 부자는 관련 분야의 바이블과 같은 책을 추천받으면 무조건 그 책을 탐독하고 학습한다. 그리고 본인의 자산에는 어떻게 투영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다양한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한다.
여기에 끊임없이 의심하고,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고 정치 및 경제 전반의 변화가 본인의 자산관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이를 예측하려고 한다. 전문가를 통해 사회의 변화가 결국 ‘세법’에 반영되는 과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법 개정은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보와 그에 대한 적용 해석에 대해서 하루라도 빨리 알 수 있다면 자산관리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세법이 적용되는 하루 차이로 본인의 세금이 몇 억 원씩 차이가 난다면 당연히 촉각을 다퉈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당연하다."

부자들은 절세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흔히 부자들은 탈세를 해서 부를 축적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대중 매체를 통해 알려지는 일부 사례일 뿐이다. 부자들은 성실히 세금신고의 의무를 다한다. 세무사로서 경험한 바로는 부자는 세무조사를 두려워하며, 이를 발생시키지 않게 미연에 방지하고 성실히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성실 납부에 따른 모범 납세자상도 많이 받고 있다.
실제로 종합소득세 상위 1%가 내는 세액은 전체 세액의 약 51%, 상위 10%가 약 73%를 차지한다. 반면에 근로자 중 37%는 소득세를 1원도 내지 않는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세청 정보망이 촘촘함하다는 것과 세무조사가 오히려 본인에게 가산세 등 더 많은 독을 안겨준다는 것을 부자들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추징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세무조사는 뼈아픈 경험일 수 있지만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내 사업체 또는 내 자산관리에 있어서 정부 기관이 살펴주는 최고의 컨설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업체에 대한 세무 처리가 잘못돼 있다면 이를 수정 및 보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세무조사를 바라보기도 한다."
[Big story]"부자는 수익과 절세를 함께 고민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부자들은 수익을 우선시한다. 수익이 생기지 않으면 그에 따르는 세금도 발생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세금을 고민하기 전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한다.
부자의 절세는 항상 준비돼 있다. 그 세금이 종합소득세 또는 법인세와 같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세금이든 아니면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취득세처럼 사건별로 발생하는 세금이든 그 사건을 진행하기 전에 무조건 세무사와 상담을 통해 준비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한다면 매년 본인의 소득에 대한 세금이 확정되는 시점은 그다음 연도 5월(성실사업자는 6월)이다.
종합소득세는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계산해서 그다음 연도 5월(성실사업자는 6월)에 신고 및 납부를 할 뿐이다. 그렇다면 당해 연도의 8월에서 11월 사이에 본인이 그다음 연도에 낼 세금이 얼마일지 미리 알아보고 남은 몇 개월간 절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도 알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낼 세금이 많이 높다면 올해 내년을 위한 사업상 고정자산 매입 또는 세액 감면과 세액공제를 위한 요건 충족을 위해서 고용을 증대시키는 등의 방안들을 마련할 것이다. 절세를 위한 준비를 과세기한이 끝나기 전에 미리 거치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을 취득하고 처분하는 모든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을 양도할 때 매매계약서 작성 전에 무조건 예상 세액과 절세 가능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처분 후 세금이 고정된 금액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본인의 세후 이익을 극대화할 수 없다.
실제로 부자는 양도세를 줄일 수 있는 세금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매매계약서 등 각종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부터 세무사와 절세 상담을 한다."

부자들의 부를 지키는 법칙 중 증여(상속)은 어떻게 관리하나.
"요즘은 상속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속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 상속인들이 세무사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산을 보유한 부모세대가 먼저 본인의 상속세를 걱정해 어떤 절세를 하면 좋을지 상담 요청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상속세는 대중적인 세금이 아니다. 근로소득자에게는 연말정산, 사업소득자에게는 종합소득 관련 세금 뉴스를 계속·반복적으로 접하기 때문에 3번 정도 관련 세금 경험을 하면 세금에 대한 이해와 절세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증여세와 상속세는 접촉 빈도가 낮기 때문에 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세금들과 다르게 증여세와 상속세는 고액의 세금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고액의 상속세 부담뿐만 아니라 상속 이후 자산을 두고 자녀들끼리의 다툼 등이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담을 요청하는 부자도 자신의 사망 이후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대한 자녀들에게 골고루 분배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특히 이때 발생하는 증여세, 양도세와 취득세를 어떻게 절세하면 좋을지와 미래에 자산을 이전받은 자녀들이 어떻게 자산을 운영하면 좋을지에 대한 자산 플래닝까지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부자는 증여와 상속의 호흡이 10년이라고들 하는데 10년 호흡이 어떤 의미인가.
"대한민국에서는 증여 후 10년 이내에 재차증여를 하면 합산이 되고, 증여 후 10년 이내에 증여자가 사망하면 수증자가 상속인일 때 상속세 계산에서 증여재산을 전부 합산하고, 수증자가 상속인 외의 자라면 5년 내 증여한 재산 전부를 상속세 계산에서 합산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미 고율의 상속세 과세 대상자인 부자는 증여를 통해 본인의 상속세 부담을 덜어야 하는데, 기존 증여가 초기화되려면 결국 증여 후 10년이란 시간 동안 생존해야 한다는 전제에 부딪힌다.
요즘에는 이런 내용이 많이 알려져 상속세 공포를 인식하게 되는 순간부터 증여를 서두르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국세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2016년 증여세 신고 건 수에 비해 2021년 증여세 신고 건수가 2.27배 증가했고, 총 증여재산가액은 2.77배나 늘었다. 증여재산가액 증가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영향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증여 자체가 늘어나는 추세는 계속 이어지리라 관측된다."

부자들의 투자에는 어떤 법칙이 있나.
"자산관리와 마찬가지로 투자도 전문가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국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본인의 투자 철학이 중요하다. 여기서 부자는 과거 사이클 또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본인의 투자 철학을 최대한 지키려 노력한다.
시장에서 다양한 신호가 있겠지만 결국 본인의 처지에 맞는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부자들은 내가 과연 이 대출금리를 얼마나 버티면서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따져보면서 대출 레버리지를 본인의 상황에 맞게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부자들은 수익성에 대한 시각이 조급하지 않고 상당히 거시적이고 미래적이다. 대개는 눈앞에 큰 이익이 떡하니 생기길 바랄 수밖에 없어 조급하기 마련인데, 상당히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인내하고 침착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등 과거에 경험했던 크고 작은 경제 상황에 대해서 학습된 바가 있어서 지금의 상황에 최대한 대입하고 본인만의 노하우를 활용해 위기는 대비하고, 기회는 놓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