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실내 인테리어에 혁신이 일고 있다. 오랜 시간 가죽과 나무, 플라스틱이 채워졌던 자리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품은 자동차
현대자동차 |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모델에 친환경 관련 기술력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 ‘아이오닉 5’가 좋은 예다. 아이오닉 5의 도어 트림과 도어 스위치, 크래시패드 마감에는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을 함유한 페인트를 사용한다. 실내 천장 마감재와 시트커버, 카펫 등은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PET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하고, 도어 암레스트와 시트커버는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로 제작했다. 또한 도어 가니시에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재생 및 재활용이 가능한 페이퍼렛(paper와 leathertte의 합성어로 종이 질감의 인조가죽)을 적용했다. 이런 노력을 증명하듯 아이오닉 5는 ‘2023 캐나다 올해의 친환경차(Canadian Green Car of the Year)’에서 최고의 친환경 유틸리티 차량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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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 2010년 대 초반부터 전기자동차 ‘i3’ 등에 친환경 실내 소재를 적극 적용한 바 있는 BMW는, 차량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외장재에 엄격한 생산 및 가공 방식을 적용 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한 ‘iX’는 개발 단계부터 생산까지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전기모터에는 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차체 알루미늄은 태양광 발전소에서 수급한 전력을 통해 생산된 것만 공급받는 식. 이런 분위기는 실내로도 이어지는데, 국제삼림관리협의회(FSC)의 인증을 받은 목재로 센터 콘솔을 제작하고, 버려지는 올리브 잎을 사용한 베지터블 태닝 가죽을 시트에 접목했다. 한편, BMW는 올해 안에 비건 인테리어를 적용한 자동차를 발표할 예정. 이를 통해 실내 부품과 관련된 가치사슬(벨류체인) 전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85%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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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 | 폴스타는 지속가능성에 ‘진심’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스타 3’를 시작으로 시트의 헤드레스트 아래에 탄소배출량과 재활용 및 재생 가능 비율, 실내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소재의 출처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 ‘시트 라벨’ 적용 계획을 밝혔을 정도다. 시트 라벨에는 실내 인테리어 소재들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자세하게 기입할 예정. 이뿐 아니라 폴스타에 사용되는 모든 가죽은 동물 복지와 5가지 자유에 대해 가장 엄격한 기준에 부합하는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폴스타 2’에는 먼지 및 습기 방지 기능이 있는 100% 비건 소재인 위브테크(Weavetech)를, 폴스타 3에는 재생 비닐과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제작한 마이크로 테크 및 엄격한 동물 복지 기준을 충족하는 나파가죽과 울 소재 등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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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 메르세데스-벤츠는 ‘환경을 위한 설계’라는 목표 아래, 신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전기 세단 ‘EQS’에는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와 혼합 플라스틱, 아기 기저귀 등과 같이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인 ‘UBQ™’로 만든 케이블 덕트가 적용됐다. EQS에 사용된 부품들 중 80kg 이상이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들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 이뿐 아니라 바닥 덮개에는 카펫과 낚시 그물을 재활용한 나일론 원사 에코닐을 적용했으며, 보닛 내부의 알루미늄 소재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돼 비영리 인증 기관 ‘ASI(Aluminum Stewardship Initiative)’의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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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 포르쉐 역시 브랜드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혁신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신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타이칸’ 내부에는 동물 가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신,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옵션을 추가했다. 태닝 공정을 거친 올리브 잎을 사용한 식물성 가죽 ‘올레아(Olea)’가 대표적이다. 플로어커버는 폐어망 등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닐(Econyl®)로 만든다. 이외에도 생산 단계에서 전통 소재보다 80%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섬유가 포함된 초미세 합성 섬유 ‘레이스-텍스(Race-Tex)’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레이스-텍스 소재는 포르쉐의 아이콘 차량인 ‘911 GTS’의 시트와 스티어링 휠 림, 도어 핸들 및 암레스트, 기어 레버 등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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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 랜드로버는 덴마크의 섬유 제조업체인 크바드라트(Kvadrat)T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오고 있다. 신개념 폴리우레탄 소재인 울트라패브릭스(Ultrafabrics)TM 소재가 대표적. 부드러운 촉감과 견고한 질감은 가죽의 특성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30% 더 가볍고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가죽보다 58% 가벼운 크바드라트 리믹스 울 혼방 소재와 유사 아날린 가죽 인테리어 등을 옵션으로 제공하는데, 유사 아날린은 제조 시 가공 처리와 인공 색소 사용을 줄여 색감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 이외에도 바닥 매트는 재활용 한 산업용 플라스틱과 직물 조각, 해양 플라스틱 등을 재생한 에코닐(Econyl)® 원사로 만든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