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를 태운 듯한 향기와 혀끝을 스치는 짭조름함, 아일라 위스키를 마시면 입안에서 바다가 출렁인다.
MADE BY THE SEA
1 아드벡, 트라이 반 19년
아드벡은 아일라 위스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 중 하나다. ‘아드벡 10년’과 ‘아드벡 우거다일’ 등 노멜 제품도 훌륭하지만,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위스키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매년 소량의 배치만을 생산하는 ‘트라이 반 19년’도 그중 하나. 마침 얼마 전 다섯 번째 병입 제품을 선보였는데, 신선한 녹후추와 그을린 망고, 구운 통카 빈 등 독특한 풍미가 인상적이다.

2 엘리먼츠 오브 아일라, 캐스크 에디트
스모키한 첫인상 뒤에 단맛이 입안을 감싼다. 바닐라와 화이트 초콜릿, 과일 등 피트 향 뒤로 펼쳐지는 반전이 매력. 46%의 높은 도수로 피니시가 긴데, 입안에 남는 여운도 짠맛보다는 짭조름한 맛이다. 덕분에 아일라 위스키가 어려운 입문자도 금세 친해질 수 있다. 니트뿐 아니라 온더록스나 칵테일과도 잘 어울린다.

3 막탈라, 테라
아일라섬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보모어를 소유했던 스탠리 모리슨(Stanley P. Morrison)이 ‘각’ 잡고 만든 위스키. 이름이 선사하는 자연적 뉘앙스처럼 아일라 땅의 스모키함과 신선한 특성을 잘 보여준다. 자극적인 맛과 감칠맛, 상쾌함, 매끄러움 같은 다양한 매력이 혼재하는데, 특히 짭짤하면서 산뜻한 피니시가 일품이다.

4 브룩라디, 클래식 라디
브룩라디는 가장 실험적인 증류소로 평가받는다. 와인처럼 테루아를 강조해 위스키를 빚기 때문이다. 그중 ‘클래식 라디’는 아일라섬에서 난 보리로 만들지만 피트 향과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눈을 감고 음미하면 달달한 몰트 본연의 향이 압권. 하지만 스페이사이드 지역 싱글 몰트위스키에서 느껴지는 달콤함과는 또 다른 맛이다. 색다른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5 라가불린, 12년 스페셜 릴리즈
1816년부터 위스키를 빚고 있는 라가불린에서 선보인 한정판 위스키. 울트라 프리미엄 테킬라로 유명한 돈 훌리오 아네호를 담았던 오크통에서 추가 숙성해 입에 머금는 순간부터 목 안으로 넘기기까지 다양한 풍미가 켜켜이 쌓인다. 라가불린 특유의 진한 피트 향으로 시작해 자두의 달콤한 맛이 이어지는 것. 이윽고 길고, 소금 향이 나며, 매우 스모키한 피니시로 ‘방점’을 찍는다. 알코올 도수는 56.4%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