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예 한국투자증권 ESG 애널리스트

유망 섹터 3. 바이오·친환경
[big story]“에너지 대전환 시대, 인프라 투자 뜬다”
통상 주식 시장에서 바이오, 친환경은 ‘미래 기대감’을 먹는 섹터로 자주 분류된다. 따라서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방향성은 어떻게 가늠해봐야 할까.

현재 시장 분위기를 어떻게 보세요.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난해 말 시장에 적잖이 선반영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연초에는 증시가 좀 오르다 하반기에는 횡보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무엇보다 최근에 환율도 크게 오르고, 미국 대선 외에도 다양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 같습니다.”

올해는 어떤 섹터들이 전망이 밝을까요.
“반도체에 대한 기대값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올해 코스피의 경우 실적에 대한 관심이 큰데 그 부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있는 분야를 꼽으라면 반도체 쪽이 아닐까 싶어요.”

2차전지는 어떻게 보세요.
“2차전지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너무 가파르게 올라서 투자에 의견이 갈리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2차전지가 더 힘을 받으려면 실제로 전기차 시장의 수요 부분에서 선행적으로 움직여주는 모습들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은 기대에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최근 테슬라 등 전기차 회사들이 가격 인하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확대되기에는 적잖이 허들이 있어 보여요. 물론, 전기차 자체가 향후 성장하는 섹터라는 시각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지난해까지 기댓값을 반영해 올라간 주가만큼의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부침이 있어 보입니다.”

사실 2차전지만큼이나 친환경 섹터 역시 먼 미래의 이야기 같은데,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일단 기후변화 위기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를 비롯해 수많은 과학적 근거들이 현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위치상 상대적으로 자연재해 노출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덜 부각되고 있지만, 이미 미국, 유럽 등지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률은 엄청나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험들은 금융 시장으로 이어지고요. 가령, 어떤 기업의 공장이 수해 등 재해 노출도가 높아진다면 (복구 등을 위한) 해당 기업의 감액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도 하고, 동시에 보험사들 역시 보험료를 증액하지 않고는 이걸 버티기 힘들어진 거죠.”

또 다른 이유는요.
“기후변화가 제약바이오와 상관성도 적잖이 있어요. 이를 테면, 기후변동성이 크면 심혈관 질환, 악성종양, 알러지 질환 등 많은 질환이 발생해요. 또 알러지 질환·비염 등을 유발하는 꽃가루가 옛날에는 1년에 석 달 정도만 날렸었다면 이제는 6개월 이상 날린다고 해요. 그런 것들이 결국은 인간의 면역 체계를 계속 자극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제약바이오 섹터의 성장성을 자극할 수 있는 변화 중 하나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기대하는 부분도 많아요. 가령, 아직도 중진국이나 개발도상국들에서는 기후변화 노출도 위험은 훨씬 높지만 관련해서 헬스케어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았어요. 따라서 메이저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이들 나라들의 복원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함께 연구·개발(R&D)을 하는 과정에서 투자를 해주는 등 ESG 차원에서도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친환경 섹터 투자 여력이 있을까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의 영향을 쭉 이어 가면서 신재생에너지가 굉장히 좋았다가 금리 이슈로 부담감이 생겨서 조금 추세가 꺾였었죠.
그런데 저는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밸류체인에 대한 투자가 중단될 거라고 보지는 않아요. 지금 다소 주춤할 순 있지만 현재가 에너지 믹스가 1단계에서 어느 정도 올라온 수준이라면 이제는 그 에너지 믹스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줄 수 있는 인프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시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나 변동성을 좀 완화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라든가 원격지에서 전력을 끌어올 전력 송배전망 같은 것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시기죠.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도 이 부분이 시급하거든요. 무엇보다 에너지 저탄소 전환은 무조건 해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변압기나 송배전망 관련 생산을 하는 기업들이 있고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미국 등 해외로 수출 물량이 계속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저 신재생에너지 하면 굉장히 앞단에 있는 것만 떠올리지만 이제는 그것을 실제로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인프라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회사들은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변압기 부분에서 강점을 많이 갖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 일렉트릭, 일진전기 이런 데들이 이제 배전망 관련해서 전선이나 변압기 쪽에 좀 강점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투자 조언을 하시자면.
“지속가능성 가치에 대해 고민해보시길 바라요. 기본적으로 친환경 관련 투자는 결국 중장기 투자인데, 사실 2차전지나 전기차 밸류체인에 투자하셨던 분들이 이게 환경 투자라는 생각은 아마 크게 안 하셨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사실 그 분야에서 프리미엄이 나온 이유가 결국은 친환경 전환을 위해서 필요한 영역이었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다만, 이 분야에서 갑자기 뭔가 빠르게 새로운 걸 내놓기가 쉽지는 않아요. 결국, 기존 전통 사업자들 중에서 그런 전환 투자에 누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고 대응하고 있는가를 좀 면밀히 보면 더 수혜 기업을 선별하시기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