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베스트 PB센터] 국민銀·삼성證·삼성생명, ‘자산관리 왕좌’ 등극
금융 회사들이 자산관리 명가로 올라서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면서 업권 내 순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스트 PB센터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설문 집계 이후 처음으로 은행권의 베스트 PB센터에 선정됐다.
[2024 베스트 PB센터] 국민銀·삼성證·삼성생명, ‘자산관리 왕좌’ 등극
글로벌 금융 환경이 매년 급변하는 가운데 자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금융권에서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 고도화 경쟁 역시 가열되고 있다.

올해로 11회 차를 맞는 한경 머니의 ‘베스트 PB센터’ 선정 결과에도 이러한 금융권의 가열된 경쟁 모드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자산관리의 정통 강자로 꼽히고 있는 삼성생명은 올해도 전체 금융권을 통틀어 PB 명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권 부문 베스트 PB센터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지난 10년간 은행권 베스트 PB센터 자리를 꿰찼던 신한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KB국민은행에 1등을 내주며 순위 변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 서비스와 상속·증여 서비스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10년 연속 종합 2위와 업권별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던 신한은행을 차순위로 밀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2024 베스트 PB센터’ 설문조사는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닷새간 진행됐으며, 설문 대상은 PB 서비스의 전문성을 감안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 회사 30여 곳, 총 143명의 자산관리 전문가(PB·FP)들의 답변을 취합해 리서치 전문 업체인 글로벌리서치에서 집계했다.

설문 방식은 △고객 서비스 △전용상품 서비스 △상속·증여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부동산 서비스 △펀드·증권 서비스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 등 7개 세무 항목에 대해 우수 금융 회사를 업권별로 1, 2위 순위까지 지목하는 방법(1순위 2점·2순위 1점 부여)을 택했다. 설문의 공정성을 위해 자사의 순위 기입은 배제하도록 했다.

KB국민은행, 은행 부문 자산관리 새 강자로 꼽혀

올해 실시된 베스트 PB센터 설문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 10년간 은행권 베스트 PB센터의 왕좌자리를 지켰던 신한은행을 제치고 KB국민은행이 새롭게 업권 1위 자리를 꿰찼다는 점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의 점수 격차를 바짝 좁히며 왕좌 자리를 위협한 바 있다. 올해 KB국민은행은 총점 823점으로 기록하며, 신한은행(811점)을 12점 차 역전에 성공해 업권 1위에 올랐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평가 7개 항목 가운데 고객 서비스, 전용상품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펀드·증권 서비스,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 등 5개 항목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KB국민은행이 부동산 서비스와 상속·증여 서비스 항목에서 크게 벌린 점수 격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은행·증권의 협업 모델인 PWM 자산관리 플랫폼은 여전히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 서비스와 상속·증여 서비스 항목에서 각각 188점, 124점으로 은행권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다. 특히 부동산 서비스는 전체 업권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상속·증여 서비스 항목에서는 전체 업권에서도 삼성생명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올해 은행별 PB센터의 차순위 경쟁에서는 하나은행(656점), 우리은행(279점), SC제일은행(122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SC제일은행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와 펀드·증권 서비스에서 6위에 랭크된 NH농협은행을 앞서며 5위로 올라서는 뒷심을 발휘했다.
[2024 베스트 PB센터] 국민銀·삼성證·삼성생명, ‘자산관리 왕좌’ 등극
삼성생명·삼성증권, PB 명가 타이틀 수성

보험과 증권 부문에서는 순위 변동 없이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PB 명가’ 타이틀을 수성했다. 특히 삼성생명은 총점 1094점으로 금융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한경 머니가 올해의 베스트 PB를 선정한 지 11년째 종합 1위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종합 2위인 KB국민은행과 지난해보다 점수 격차를 더 벌렸다는 점이다. 다만 삼성생명은 부동산 서비스 항목에서 160점을 얻어 KB국민은행(188점)에 다소 밀렸다. 그럼에도 같은 업권인 교보생명(2위)과는 점수 차가 2배가량 벌어져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삼성생명의 독주체제가 공고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업권별 베스트 PB센터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삼성증권은 종합 705점을 받으며 전체 업권 중에서는 삼성생명, KB국민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종합 4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에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총점 635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펀드·증권 서비스(128점)와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95점) 항목에서는 삼성증권을 앞섰다. 증권 분야 차순위 경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325점으로 3위를 기록했고, KB증권이 255점을 획득하며 NH투자증권(205점)보다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상속·증여 서비스 관심↑…고액자산가 위한 특화 서비스 채널 경쟁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상속·증여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올해 업권별 PB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꼽았다. 글로벌 금융 환경의 변화가 지속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을 지키기 위한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더 커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은행과 보험 부문 PB센터에서 최근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서비스로 상속·증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는 답변이 나왔다. 은행권에서는 상속·증여 서비스 다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맞춤형 자산관리를 중요한 서비스로 꼽았다.

증권에서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PB센터의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답했다. 최근 PB센터가 단순한 개인의 자산관리 영역을 넘어 가업승계, 가문 관리 등 다양한 고객 맞춤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답변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