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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생활기록부⑦ - 서울 광장동
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한강변 리틀 대치동’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는 세 가지가 있고, 또 세 가지는 없다는 걸 아시나요. 일단 있는 것부터 살펴보면 첫째, 한강 둘째, 학군 셋째, 교통입니다. 그렇다면 광장동에 없는 것 세 가지는 뭘까요.
임장생활기록부⑦ '리틀 대치동' 광장동, 재건축으로 'UP'
첫째, 임대 둘째, 빌라, 셋째, 유해시설입니다. 동네 분위기가 어떤지 대충 짐작 가시죠? 그래서 몇 십 년째 살고 있는 토박이가 많고, 또 전입해서 한번 자리 잡으면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주 예전엔 광장동이 부자 동네였어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강남보다 비쌌죠. 사실 서울에 이런 지역이 드뭅니다. 모든 게 평균 이상인 데다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잡혀 있거든요. 한강변인 데다 평지입니다. 언덕과 경사 없는 지형, 복 받은 겁니다. 지도를 보시면 배산임수 형태예요. 뒤쪽에 아차산 있고 앞엔 한강이 흐르죠.

살기 좋다고 하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철도망은 5호선 광나루역과 2호선 강변역이 있고, 강변북로가 지나갑니다. 위치상 강남 오가기 편하고 여의도나 광화문 업무지구는 멀죠. 상급병원으로는 건국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가깝습니다. 근처 동서울터미널이 다 개발되고 스타필드 등이 들어오면 주변 편의시설과 인프라가 더 업그레이드될 전망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구축 아파트가 많다 보니 거의 모든 단지가 주차난이 극심합니다. 또 위치상 구리 등으로 넘어가는 길목이어서 통행량이 많은 편이에요.
임장생활기록부⑦ '리틀 대치동' 광장동, 재건축으로 'UP'
광진구 최대 한강변 재건축 단지
광장극동 2차에 왔습니다. 36년 차이고 896가구 규모입니다. 광장동에서 입지가 가장 좋은 단지로 꼽힙니다. 광나루역 초역세권에 한강변이거든요. 게다가 인기 학교인 광남초, 광남중에 배정됩니다. 평형은 20(66㎡)평대부터 50(165㎡)평대까지 있는데, 국평이 최근 15억9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워낙 노후하다 보니 단지 컨디션은 매우 열악합니다. 건물 외벽이 박리됐고, 주차난도 심각해요. 이중 주차선이 그어져 있을 정도예요. 주민들의 불편함이 말도 못합니다.

옆에 있는 광장극동 1차까지 총 1300가구 규모인데, 함께 정비사업에 돌입했습니다. 정밀안전진단 E등급을 받아서 재건축이 확정됐어요. 극동이 광진구 정비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사업성도 뛰어나서 핫플레이스로 꼽힙니다. 과거에 안전진단 낙방해 재수했지만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변경해준 덕분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기준을 바꾼 이후 처음 통과한 최초의 한강변 아파트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중층 아파트치고 대지지분도 훌륭합니다. 36평(119㎡)은 15평(49.5㎡), 54평(178.5㎡)은 23평(76㎡) 예상합니다. 용적률은 두 단지 다 200% 초반이라 별도의 인센티브 없이도 일반분양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극동 1차는 2차보다 4년 일찍 지었어요. 통합재건축을 하다 보니 2차를 기준으로 정비사업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집주인 실거주 비중이 높은 편이라 입주민들의 의지도 강해요. 극동이 광장동 전체 재건축의 모멘텀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임장생활기록부⑦ '리틀 대치동' 광장동, 재건축으로 'UP'
공립학교의 신화…작지만 강한 학군
신축 대단지도 없는 옛날 동네 광장동이 잘나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학군입니다. 사실 중학교 2개, 고등학교 1개에 불과한 소규모 학군이지만 꽤 알차고 강합니다. 특목고 진학률과 학업 성취도가 높거든요. 특히 광남초와 광남중, 광남고로 이어지는 ‘광남학군’의 인기가 높습니다. 광장학군이 아닌 광남학군으로 부르는 것도 흥미롭죠? 광남고는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립학교의 신화’로 회자됐을 만큼 우수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수시가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와요. “내신 따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옆 동네 학교로 많이 빠졌거든요. 하지만 내년부터 내신이 절대평가 되면 다시 날개를 달지 않을까 기대를 모읍니다.

이 같은 광남학군 선호도가 시세에도 반영됩니다. 광장동에선 양진초, 양진중 등으로 이어지는 ‘양진학군’도 괜찮습니다. 학교들이 전반적으로 탄탄하다 보니 학원가도 잘 형성돼 있습니다. 광장동 학원가는 강북 2, 3위를 다투는 규모로 명일동 학원가와 비슷합니다. 광장동이 강북에서 영재학교나 과학고를 대비하는 마지막 보루가 되고 있는 거죠. 또 그룹 과외 및 일대일 과외도 활성화돼 있어요. 초등 저학년도 삼삼오오 걸어서 학원에 가는 분위기이고, 유해시설도 없습니다. 아이 공부시키려고 이사 오는 동네라는 이야기죠.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점잖고 조용합니다. 주민들 소득이나 계층도 균일한 편입니다.
임장생활기록부⑦ '리틀 대치동' 광장동, 재건축으로 'UP'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한 포제스
요즘 아주 핫한 포제스한강입니다. 3.3㎡당 분양가가 1억을 넘겨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국평 분양가가 44억 원, 펜트하우스는 160억 원을 호가했거든요. 심지어 1순위에 74점짜리 청약통장까지 나왔고, 전 타입이 마감됐어요.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이었습니다. 사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해서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지으려다 광진구가 분양가상한제에서 빠지면서 설계 등도 바꾸게 됐습니다. 예전 한강호텔 부지입니다. 한강뷰가 멋지게 펼쳐지는 입지죠. 총 128가구인데. 한강변이다 보니 모든 가구가 한강뷰 가능합니다. 천장고가 2.7m로 꽤 높은 편이고 슈퍼카를 주차할 수 있는 개별 주차장을 비롯해 특급호텔 수준의 부대시설을 만든다고 해요. 입주는 내년 하반기 예상합니다.

사실 그동안 광장동 고급아파트의 상징은 워커힐이었죠. 워커힐호텔 옆에 있고, 광장동의 다른 단지들과 달리 지대가 높고 언덕 지형입니다. 1978년 지어졌고 576가구 규모입니다. 많이 노후해서 정비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장애물이 꽤 있어요. 1단지는 2종 주거지역, 2단지는 자연녹지거든요. 건폐율과 용적률이 다 다르다는 이야기죠. 갈 길이 구만리입니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광장동은 강남 등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난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비사업이 잘 진행된다면 옛날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글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촬영 이예주·이문규 한국경제신문 PD

임장생활기록부 영상은 유튜브 '집코노미'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