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베스트 PB센터 보험 부문 1위

[2024 베스트 PB센터] 정명훈 삼성생명 상무 “신탁 등 경쟁력 갖출 것”
“11년 연속 1위라는 사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FP센터 범주에 갇히지 않은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고 싶습니다.”

정명훈 삼성생명 WM팀 상무(WM팀장)는 삼성생명이 최근 한경 머니 베스트 PB센터 1위를 수성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유층, 부자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가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잘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타 업권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향후 10~20년 후를 바라보는 새로운 먹거리를 더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정 상무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신탁이다. 금융 선진국 사례를 보면 자산관리를 떠올렸을 때 ‘신탁’을 연상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신탁업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게 정 상무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신탁이라는 용어 자체가 아직 익숙치 않을 것이다. 금융 선진국에 비하면 신탁업의 성장 속도와 활용이 굉장히 제한돼 있고, 관련 제도 또한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면서 “시장의 장기적인 흐름을 고려하면 향후 자산관리 영역에서 신탁의 역할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상무는 미국, 일본의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신탁 시장이 꽃을 피울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간병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1인 가구의 수도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신탁의 활용도는 필연적으로 무궁무진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각 업권 PB센터에서도 신탁을 주요하게 다루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장기적 대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정 상무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구상 중이다. 신탁 계약을 통해 보험금청구권을 신탁 회사에 이전해 향후 사망보험금을 계약자 의도대로 집행하는 신탁으로, 장애인 가족, 이혼 자녀 등 다양한 사례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혼한 배우자가 재혼을 하는 경우, 관리 손실이 없도록 자녀의 계좌에 정기적으로 입금해주는 형태가 될 수 있다.

그는 단순한 세무 지식과 부동산 투자 가이드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을 넘어, 부유층의 법인 청산, 은퇴 자산가의 헬스케어, 간병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컨설팅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 및 가업승계의 트렌드가 바뀌는 것도 실감 중이다. 정 상무는 “기업 매각, 인수 관련 상담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과거에는 재산을 자제들에게 증여·상속하려는 분위기가 컸다면, 지금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거나 청산하려는 케이스도 많다. 자문부터 실행까지 모두 가능한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부유층 자산가의 경우 ‘자산의 성장’보다 사후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터지기 전에 효율적으로 부를 ‘이전’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 상무는 “자산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각종 대외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쉽게 없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적절한 부의 이전 시기를 놓치게 되면 그만큼 비용적인 부담과 가족 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가업상속공제, 부동산 세법 개정 등 자산가들에게 이득이 되는 법 개정이 많아진 상황에서, 선제적 부의 승계를 미리 전문가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최선의 자산관리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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