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청약제도를 대폭 개편했다. 출산가구를 지원하고 혼인 불이익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신생아를 둔 출산가구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

[부동산 줌인]
사진=한국경제
사진=한국경제
무주택자들의 아파트 내 집 마련 관문인 청약 사이트 청약홈이 3주간 개편 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최근 결혼을 하면 청약할 때 오히려 불이익을 당한다면서 혼인신고를 꺼리는 신혼부부가 늘어나자 정부가 청약제도 개편을 통해 결혼, 출산 문제에 적극 발 벗고 나섰다. 청약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고 2024년 상반기 주목해야 할 청약단지도 함께 알아보자.

아파트 청약을 받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입주자모집공고다. 입주자모집공고안에 청약자격, 면적, 분양가, 옵션, 청약일정, 계약서류 등 모든 내용이 다 담겨 있는데 너무 작은 글자가, 너무 많아서 부동산 전문가인 필자도 볼 때마다 힘겨웠다. 개편 후 가장 먼저 확인한 입주자모집공고는 첫 페이지에 청약일정과 전매제한, 재당첨제한 등 주요 정보가 요약돼 한눈에 들어온다.

<청약홈 개편 이후 새롭게 변경된 입주자모집공고 첫 페이지>
달라진 청약제도…주목해야 할 유망 단지는
달라지는 청약제도 1. 출산가구 지원

급감하는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가구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2년 이내 출산한 가구(임신·입양 포함)에 공공분양의 경우 최대 35% 물량을,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가구의 10%를 신생아 특별공급으로 우선 공급한다. 민간분양은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의 20%를 신생아 우선공급으로 제공한다.

출산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신생아 특별공급이나 우선공급으로 청약 당첨 시 입주 시점에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공공분양, 임대주택 소득 및 자산 요건을 2023년 3월 28일 이후 출산자녀 1인당 10%포인트(최대 20%포인트) 완화해준다.
달라진 청약제도…주목해야 할 유망 단지는
달라지는 청약제도 2. 혼인 불이익 해소 및 인센티브 강화

결혼을 하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배우자가 혼인신고 전 청약 당첨이나 주택 소유 이력이 있으면 상대방이 신혼부부 생애 최초 특공 청약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앞으로는 혼인 전 주택 소유 및 특공 이력이 배제된다.

또 부부 중복 청약도 허용된다. 당첨자 발표일이 동일한 모든 주택에 한해 1인 1건만 신청이 가능하며 2건 이상 중복 신청 시 모두 무효 처리가 되는데 앞으로는 부부가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주택에 중복 당첨이 된 경우에는 접수일시가 빠른 당첨은 유효하며, 접수가 늦은 당첨은 무효 처리가 된다. 분 단위로 접수일시가 동일하면 연령이 많은 신청자의 당첨만 인정된다.

대기업에 다니는 부부들의 불만이 높았던 소득 기준도 완화된다. 공공분양 특별공급에서 맞벌이 부부의 소득 기준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40%에서 200%로 완화됐다. 부부 합산 연 소득으로 따지면 약 1억2000만 원까지 공공 특공 신청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연 소득이 1억6000만 원 정도 되는 맞벌이 부부도 청약할 수 있다.

민간분양의 경우 배우자의 통장 가입 기간에 따른 점수 50%를 합산해준다. 예를 들어 신청자의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 5년(7점)이고 배우자가 4년(6점)이면 내 점수에 배우자 점수의 절반인 3점을 더해 총 10점으로 평가한다. 최대 3점까지 인정하며, 합산 최대 점수는 17점이다.

그 외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이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됐으며, 모든 특별공급 유형에 추첨제를 신설해 맞벌이 부부의 청약 기회가 확대된다.
달라진 청약제도…주목해야 할 유망 단지는
이 정도면 결혼하는 것이 더 이득이어서 혼인신고를 미룰 이유는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가구에 보다 많은 혜택을 집중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얻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도 있는 법. 전체 분양 물량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신혼부부나 출산가구에 혜택을 더 주는 만큼 그동안 무주택으로 내 집 마련을 기다려 왔던 기성세대들이나 결혼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 등 불만을 호소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정된 예산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출산율 급감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만큼 신혼부부와 출산가구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폭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성숙된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정부는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꺾이지 않게 공공분양 물량을 더 늘리는 데 더욱 더 노력해야 한다.

상반기 주목해야 할 청약단지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 가격이 천정부지 올라가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부족한 서울시에서 2024년 상반기 청약 계획이 있는 알짜 청약단지 10개를 선별해 추천한다.

서울시 강남3구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30%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경쟁은 치열하겠지만 적극적인 청약 도전을 할 필요가 있다. 강남3구 이외 지역들도 입지가 우수한 만큼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달라진 청약제도…주목해야 할 유망 단지는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