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가 많은 용산역과 가깝고 다수의 대기업이 위치한 용리단길 상권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 매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상권 분석]
신용산역 1번 출구 용리단길 상권 초입 전경. 사진=핀다
신용산역 1번 출구 용리단길 상권 초입 전경. 사진=핀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특정 지역 상권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기사는 쏟아지지만 막상 데이터를 보면 그렇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실제로 그런 상권은 발걸음을 옮겨도 딱히 ‘핫플레이스’라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숫자로까지 증명된다면 해당 상권은 ‘찐핫플’이라고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지난 몇 년간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떠오르는 상권을 넘어 ‘황금상권’으로 자리매김한 상권, 용리단길이 그렇다.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용리단길 상권을 살펴보았다.
‘황금상권’ 용리단길의 멈추지 않는 질주
용리단길 상권은 4호선 신용산역 앞 아모레퍼시픽 사옥부터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사이 일대를 일컫는다. 유동인구가 많은 용산역과도 거리가 가까운 데다가 인근에 아모레퍼시픽, LS그룹, LG유플러스, 하이브 등 대기업들도 위치해 있어 직장인 수요도 풍부하다.

노포 상권과 노후 주택이 곳곳에 혼재돼 있어 서울에서 보기 드문 희소성을 지녔고, 이국적인 느낌의 맛집들이 많아 SNS를 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MZ(밀레니얼+Z) 세대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지역이다.

오픈업 데이터를 통해 지난 5년간(2019~ 2023년) 용리단길 상권의 연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용리단길 상권의 매출 규모는 2019년 약 473억 원 수준에서 2023년 1440억 원으로 4년 사이에 3배 넘게 급성장했다. 팬데믹이 기승을 부렸던 2020~2021년에도 용리단길 상권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 갔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시작한 2022년 들어 매출 증가세가 더 급격하게 오르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황금상권’의 위용을 과시했다.
‘황금상권’ 용리단길의 멈추지 않는 질주
‘황금상권’ 용리단길의 멈추지 않는 질주
용리단길 상권의 최근 1년간(2023년 4월~2024년 3월) 업종별 월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외식업 비중이 92~95% 정도 수준으로 압도적이다. 매장 수로 봐도 전체 221곳 중 174곳이 외식 업종이었다. 용리단길 상권에서 창업을 고려한다면 단연 외식 업종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소매 업종이 5% 내외 정도 수준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매출 상위권은 거의 편의점이 차지했고, 지난 1년간 비중에 큰 변화가 없었다. 용리단길에서는 외식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소리다.

올해 3월 용리단길 상권의 전년 동기 대비 업종별 매출 증감 데이터를 살펴보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업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약 13.8% 상승했고, 서비스·교육·의료·오락 업종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 반면 소매 업종(-21.9%)은 전년 동기 대비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하며 고전했다.
‘황금상권’ 용리단길의 멈추지 않는 질주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용리단길 상권을 찾는 MZ세대의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오픈업 데이터를 통해 용리단길 상권의 성별, 연령대별 결제 비중을 확인한 결과,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가 10명 중 7명꼴(71%)로 나타났고, 30대(38%)가 20대(33%)보다 약간 더 높게 나타났다.

성별까지 세분화해서 보면 20대 여성(22%)의 비중이 제일 높은 가운데 30대 남성(21%)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30대 여성(17%)과 20대 남성(11%)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이 지역을 방문한 소비자 중 용리단길이 위치한 용산구 한강로동 거주자의 비중은 3.8%에 불과해 인근 직장인과 외지인 방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권임을 알 수 있었다.
‘황금상권’ 용리단길의 멈추지 않는 질주
용리단길 상권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일어나는 시간대는 오후 8시에서 오후 10시였다. 요일별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이를 보였다.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보다 이곳을 찾는 외지인이 매출을 더욱 견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용리단길 상권의 매출 히트맵을 보면 더욱 많은 게 보인다. 먼저 용리단길 상권의 핵심부는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맞닿아 있는 신용산역 1번 출구 부근이라는 점이다. 진한 빨간색으로 표시된 매장이 해당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초입 부근을 제외하면 용리단길 안쪽 사거리가 연달아 이어지는 골목을 중심으로 매출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도 특징이다. 용산우체국 뒤쪽 골목길 상권도 신용산역과 가깝다는 이점 덕분에 견실한 매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직장인 방문이 많은 점심시간에는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멀어질수록 매출이 낮아지지만, 외지인 방문이 많은 저녁시간에는 삼각지역과 가까운 용리단길 상권도 매출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녁 장사 비중이 높은 외식 업종이라면 상대적으로 입지 선정에 있어서 선택지가 조금은 넓어질 수 있다고 해석된다.
‘황금상권’ 용리단길의 멈추지 않는 질주
지금까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용리단길 상권에 대해 알아보았다. 용리단길 인근 지역은 용산 일대에서 추진 중인 국제업무지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개통, 신분당선 연장 등 대규모 개발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동인구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만큼 인기를 누리는 상권에 들어가기 위한 비용도 그에 비례해 높아진다. ‘황금상권’으로 불리는 용리단길에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가라면 갈수록 치솟는 높은 임대료를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력이 뒷받침되면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색 있는 외식 업종 창업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황창희 핀다 오픈업 프로덕트오너(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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