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가 많은 용산역과 가깝고 다수의 대기업이 위치한 용리단길 상권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 매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상권 분석]
하지만 숫자로까지 증명된다면 해당 상권은 ‘찐핫플’이라고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지난 몇 년간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떠오르는 상권을 넘어 ‘황금상권’으로 자리매김한 상권, 용리단길이 그렇다.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용리단길 상권을 살펴보았다.

노포 상권과 노후 주택이 곳곳에 혼재돼 있어 서울에서 보기 드문 희소성을 지녔고, 이국적인 느낌의 맛집들이 많아 SNS를 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MZ(밀레니얼+Z) 세대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지역이다.
오픈업 데이터를 통해 지난 5년간(2019~ 2023년) 용리단길 상권의 연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용리단길 상권의 매출 규모는 2019년 약 473억 원 수준에서 2023년 1440억 원으로 4년 사이에 3배 넘게 급성장했다. 팬데믹이 기승을 부렸던 2020~2021년에도 용리단길 상권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 갔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시작한 2022년 들어 매출 증가세가 더 급격하게 오르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황금상권’의 위용을 과시했다.


올해 3월 용리단길 상권의 전년 동기 대비 업종별 매출 증감 데이터를 살펴보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업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약 13.8% 상승했고, 서비스·교육·의료·오락 업종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 반면 소매 업종(-21.9%)은 전년 동기 대비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하며 고전했다.

성별까지 세분화해서 보면 20대 여성(22%)의 비중이 제일 높은 가운데 30대 남성(21%)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30대 여성(17%)과 20대 남성(11%)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이 지역을 방문한 소비자 중 용리단길이 위치한 용산구 한강로동 거주자의 비중은 3.8%에 불과해 인근 직장인과 외지인 방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권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용리단길 상권의 매출 히트맵을 보면 더욱 많은 게 보인다. 먼저 용리단길 상권의 핵심부는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맞닿아 있는 신용산역 1번 출구 부근이라는 점이다. 진한 빨간색으로 표시된 매장이 해당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초입 부근을 제외하면 용리단길 안쪽 사거리가 연달아 이어지는 골목을 중심으로 매출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도 특징이다. 용산우체국 뒤쪽 골목길 상권도 신용산역과 가깝다는 이점 덕분에 견실한 매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직장인 방문이 많은 점심시간에는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멀어질수록 매출이 낮아지지만, 외지인 방문이 많은 저녁시간에는 삼각지역과 가까운 용리단길 상권도 매출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녁 장사 비중이 높은 외식 업종이라면 상대적으로 입지 선정에 있어서 선택지가 조금은 넓어질 수 있다고 해석된다.

하지만 그만큼 인기를 누리는 상권에 들어가기 위한 비용도 그에 비례해 높아진다. ‘황금상권’으로 불리는 용리단길에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가라면 갈수록 치솟는 높은 임대료를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력이 뒷받침되면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색 있는 외식 업종 창업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황창희 핀다 오픈업 프로덕트오너(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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