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와 엔진을 달구며 별을 좇던 밤.

[자동차]
MIDSUMMER NIGHT

BMW X2 | 자동차를 구입할 땐 고민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세단을 선택하자니 실용성이 아쉽고, SUV는 투박한 디자인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BMW는 그 수요에 대응하며 애초부터 SAC(Sport Activity Coupe)라는 쿠페형 SUV를 만들었다. X2는 BMW의 소형 SAC로, 지난 4월 6년 만에 2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이른바 ‘뉴 X2’의 가장 큰 변화는 넉넉한 공간이다. 이전 세대 모델보다 195mm 길어졌고, 높이도 65mm 높아졌다. 크기가 커졌다고 날렵한 인상이 사라진 건 아니다.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루프 라인으로 쿠페의 날렵함은 그대로 유지했다. 실내 공간도 훨씬 넉넉해졌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가 20mm 늘어난 덕분이다. 2열에 앉아도 주먹 한 개 이상의 무릎 앞 공간을 확보했으며, 트렁크 공간도 기본 560L로 대폭 늘어났다. 뒷좌석을 접으면 1470L까지 확장된다. 반면 BMW 특유의 운전 재미는 여전하다. 트윈 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4초.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인 ‘BMW x드라이브’를 적용해 험로나 악천후 주행 시 높은 견인력을 발휘한다. 가격은 683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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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Accord | ‘어코드’는 북미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모델이다. 1976년 첫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2000만 대 이상 팔렸을 정도다. 매년 베스트셀링 카 순위에 오른다는 건 기본기를 갖췄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해 11세대로 거듭난 ‘올 뉴 어코드’는 그동안 혼다가 쌓아온 노하우가 집약된 모델이라 할 만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확 커진 차체. 이전 세대 모델보다 65mm 길어지면서 준대형 세단이라 생각될 만큼 차체가 커졌다. 디자인은 간결하다. 일자로 뻗은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육각 형태의 그릴이 어우러져 고급 세단 느낌을 자아낸다. 반면군더더기 없이 완성한 실내에서는 거주성이 돋보인다. 2열은 성인 남성 두 명이 앉아도 여유롭고, 트렁크 용량도 473L로 동급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그중 어코드 하이브리드(사진)는 2.0L 직분사 애킨슨 엔진과 e-CVT를 조합해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엔진은 최고출력 147마력, 모터는 최고출력 184마력을 발휘해 통합 331마력의 힘을 내는데, 50km/h 미만으로 주행 시 EV 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엔진을 이용해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모드’도 눈에 띄는 부분. 저공해 자동차 2종을 획득해 전국 공영 주차장 및 공항 주차장 이용 시 주차료 50% 할인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53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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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 Mustang | 1964년 처음 등장한 아메리칸 머슬카의 개척자. 그 인기는 6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국내 출시한 ‘올 뉴 머스탱’은 1세대 모델의 디자인 DNA를 계승하며 디지털 진화를 이룬 모델이다. 보닛 위에 강조된 그릴과 시그너처 3분할 LED 헤드램프, 날렵한 루프 라인과 짧은 리어 오버행은 오리지널 머스탱을 떠올리게 한다. 실내에서는 큼직한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끄는데, 12.4인치와 13.2인치 2개의 곡면형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마치 하나의 화면처럼 연결하고 ‘언리얼 3D’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그래픽을 디지털 클러스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머스탱의 진가는 GT 모델(사진)을 타봐야 알 수 있다. 4세대 ‘코요테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493마력과 최대토크 57kg·m의 역대 가장 강력한 힘을 뿜기 때문이다. 여기에 드리프트를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전자식 드리프트 브레이크도 장착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레이싱카를 일상으로 옮겨 온 자동차랄까. 그만큼 운전 재미가 압도적이다. 노멀과 스포트, 슬리퍼리, 드래그, 트랙 등 여섯 가지 주행 모드를 탑재했으며, 핸들과 엔진 반응, 변속기, 안정성 제어 설정을 쉽고 빠르게 조정해 어떤 환경에서도 머스탱의 퍼포먼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가격은 5990만 원(에코부스트 쿠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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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DILLAC Lyriq | 캐딜락이 ‘리릭’을 앞세워 재도약에 나선다. 리릭은 제너럴 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함께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적용한 첫 번째 모델이다. 디자인은 웅장하고 세련됐다. 5m에 이르는 거대한 차체 가운데 9개의 LED로 구성한 수직형 헤드램프로 세련미를 더했다. SUV치고는 전고가 낮아 언뜻 스포츠카 같은 느낌도 든다.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성능이다. 듀얼 모터에서 비롯한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62.2kg·m의 힘으로 2톤이 넘는 차체를 매끄럽게 이끈다. 낮은 무게중심과 강력한 파워를 통해 확보한 경쾌한 거동과 묵직한 승차감, 준수한 수준의 효율성 역시 나무랄 데 없다. 102kW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품고 최대 465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는데, 시간당 최고 190kW 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는 ‘DC 고속 충전’을 지원해 단 10분의 충전으로 최대 1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정숙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주행 중 발생하는 소음을 ‘3축 가속 센서’와 차량 내부의 마이크를 통해 분석하고 실내 소음을 상쇄하는 음파를 만드는 ‘차세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적용해 노면 소음과 풍절음,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국내에는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하며, 가격은 1억696만 원.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