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숙 작가는 옻칠회화라는 독창적인 영역에서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해온 작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단순한 초상을 넘어, 감정의 복잡성과 흔들림을 지닌 존재로 표현된다. 자개의 섬세한 빛은 순간의 감정이 번뜩이는 찰나를 상징하며, 옻칠은 시간의 켜처럼 쌓인 내면의 깊이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현실'이라는 피할 수 없는 조건 아래에서도 감정은 여전히 순수하고 찬란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 작가는 여성의 눈빛, 표정, 그리고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끌어내며, 관람객들이 자신의 감정과 조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작품 속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산수는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동양에서 말하는 이상향의 상징이다. 김 작가는 이를 통해 여성의 내면적 갈망과 정서적 지향점을 드러내며, 현실과 이상,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흔들리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불완전한 현실, 완전한 감정’은 단순한 회화를 넘어, 감정의 복잡성과 진정성, 그리고 치유의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전시다. 이는 단지 ‘여성의 감정’이라는 주제를 넘어서, 현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의 지형도를 제시한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자세한 정보는 학고재 아트센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경머니 온라인뉴스팀 기자 money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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