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기에 은행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자산으로 자본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현금이 되는 해외 부동산 자산’으로는 어떤 유형이 있을까.

[해외 부동산]
미국 필라델피아 한 주택에 내 걸린 임대 표지. 사진=연합AP
미국 필라델피아 한 주택에 내 걸린 임대 표지. 사진=연합AP
어느덧 2025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면서 미국과 한국 증시가 나란히 ‘핑크빛 미소’를 지으며 투자 심리도 한층 밝아진 분위기다. 이러한 주식 시장의 활황 속에서 2026년을 앞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 또한 서서히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은 남아 있지만, 임대료와 공실률 지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며 시장의 체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라진 투자 관점…현금흐름 중시

글로벌 자산운용사 뉴빈(Nuveen)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부동산의 총수익률(total return)은 안정적인 임대수익률에 힘입어 지난 몇 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낙관론의 이면에는 여전히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금리 문제다.
고금리 시대, 현금 되는 해외 부동산을 찾아라

지금 전 세계는 ‘고금리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1%대 기준금리를 유지하던 미국은 불과 몇 년 만에 금리를 5%대까지 끌어올렸다. 2025년 들어서면서 4%대로 인하되긴 했지만,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리 역시 팬데믹 이전보다 두세 배 높은 수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단순히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를 넘어, ‘돈의 속도가 느려진 시대’를 뜻한다. 쉽게 빌리지 못하고, 함부로 투자하지 않으며, 자본의 유동성이 다시금 부각되는 시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인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산가들의 투자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capital gain) 중심의 전략이 유효했다면, 이제는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자산으로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은 이제 ‘보유하고 기다리는 자산’이 아니라 ‘운영하며 현금을 만들어내는 자산’으로 봐야 한다.

더 중요해진 투자자 안목·전략적 포트폴리오

저금리 시기에는 ‘싸게 사서 오르면 판다’는 단순한 전략이 통했다. 그러나 고금리 시대의 부동산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가 약화되고,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진 만큼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운영형 자산’의 가치가 높아졌다.

고금리 시기에 은행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자산으로 자본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는 마치 주식 시장에서 성장주에서 ‘배당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과 유사하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예견된 바 있다. 필자가 2016년 한 금융기관 칼럼에서 ‘글로벌 월세 시장, 로케이션(location)에서 어메너티(amenity) 시대로’라는 부제로 저금리 시대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전략을 다룬 바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고금리 환경에서도 여전히 이 부제가 유효하다는 것은 임대수익에 기반한 상업용 부동산에서 현금흐름이 자산의 본질적 가치임을 말해준다.

이런 시장 환경일수록 투자자는 한층 더 선별적인 안목으로 투자 자산을 선택하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현금이 되는 해외 부동산 자산’에는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

Case 1. 렌탈 하우스

가장 대표적인 현금흐름형 부동산 자산은 ‘렌탈 하우스’, 즉 임대주택이다.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는 이미 단독주택이나 집합주택 임대 시장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팬데믹 이후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데다, 2025년 현재도 여전히 6%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 중산층이 늘면서 임대 수요가 급증했고, 임대료 상승세 또한 가파르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은 개인투자자가 아니라 대형 기관투자가들이다. 고금리 환경에서 레버리지 여력이 줄어든 개인 대신,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기관 자금이 임대주택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며 렌탈 하우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대형화·전문화되고 있다. 특히 대학가 주변 학생들이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튜디오(한국의 원룸)형 소형 주택에 대한 꾸준한 임대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중대형 주택(예: 4-베드 유닛)에 비해 임대료 상승 폭이 눈에 띄게 높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투자 회사와 코리빙 기업들이 한국의 소형 월세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이른바 ‘월세 시장의 기업화’가 현실이 됐다.
반대로 한국의 자산가들은 역으로 미국이나 호주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렌탈 하우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임대수익뿐 아니라 증여나 절세 등 자산관리 전략 차원에서 해외 임대주택 투자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의 한 요양원 거주자가 자신의 방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DPA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의 한 요양원 거주자가 자신의 방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DPA
Case 2. 시니어 하우징

임대주택과 연관해서 주목받는 현금이 되는 부동산 유형으로 ‘시니어 하우징’을 들 수 있다. 고령화는 이미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을 물론, 베트남과 태국 등의 신흥국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를 넘는 고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이러한 급속한 구조적 수요 변화 속에 시니어 하우징은 단순한 노인 주거시설을 넘어 의료와 요양, 문화, 헬스케어 인프라가 결합된 복합 운영형 부동산으로 진화되고 있다. 시니어 하우징의 매력은 명확하다. 임대 기간이 길고,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공실률이 낮은 데다, 정부 보조금이나 보험료 수입이 더해져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 임대수익과 구조적 사회 수요라는 두 가지 강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한국 역시 2015년 이후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분양형 방식이 폐지되고 임대형 부동산으로 전환됐다. ‘노인복지주택’, ‘노인요양시설’ 등의 명칭으로 개발되면서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헬스케어 리츠’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Case 3. 셀프 스토리지

주거형 부동산 외 현금창출형 자산으로 주목해볼 만한 해외 부동산 유형으로 ‘셀프 스토리지(self-storage)’가 있다. 셀프 스토리지는 1958년 미국에서 시작된 도심형 창고 시설로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주거 공간의 소형화, 잦은 이동(이사)의 증가, 전자상거래의 확산 등으로 셀프 스토리지는 이제 미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셀프 스토리지는 부동산 간접투자 방식인 ‘리츠(REITs)’라는 구조를 통해 성장했으며, 이들 자산으로 특화된 ‘셀프 스토리지 리츠’가 자본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25년 8월 기준 미국 상장 리츠(FTSE Nareit All Equity REITs)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3.87%, 총수익률이 3.34%인 데 비해, 셀프 스토리지 리츠는 각각 4.38%와 7.51%로 리츠 평균 대비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셀프 스토리지 리츠는 미국과 유럽에 자산을 보유한 1972년에 설립된 ‘퍼블릭 스토리지(PSA)’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셀프 스토리지 소유 기업이자 운영사로,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셀프 스토리지 리츠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 10월 미국 부동산투자수탁자협회(NCREIF)가 발표한 부동산 유형별 수익률 그래프를 보면 이를 종합적으로 알 수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시니어 하우징이 2.88%로 3분기 연속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셀프 스토리지 1.68%, 임대주택 1.44%로 오피스나 물류창고를 상회하며 시장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셀프 스토리지 기업 퍼블릭 스토리의 창고 모습. 사진=셀프 스토리지 홈페이지
미국의 대표적인 셀프 스토리지 기업 퍼블릭 스토리의 창고 모습. 사진=셀프 스토리지 홈페이지
고금리 시대, 현금 되는 해외 부동산을 찾아라

물론 앞서 제안한 세 가지 부동산 유형 외에도 주목받는 틈새 상품군이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부동산 시장 역시 격동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오피스나 리테일, 호텔과 같은 전통적 부동산 유형이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데이터센터나 라이프 사이언스 시설 등 기술 기반의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자산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선호 자산의 교체가 아니라, 부동산의 가치 창출 방식이 ‘건물’ 자체에서 ‘운영’으로 이동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운영사에 따라 수익률 달라져

이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언제 오를까’를 고민하는 단기적 매매 차익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얼마나 꾸준히 벌 수 있을까’를 따지는 안정적 현금흐름 중심의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즉, 임대료에 기반한 상업용 부동산은 자산 그 자체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 부동산을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따라서 투자자는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입지나 가격뿐 아니라, 해당 자산운영사의 전문성과 관리 역량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한국의 아파트 시장이 시공사의 브랜드 파워에 의해 가격이 좌우된다면, 해외 부동산 시장은 시공사보다 운영사의 브랜드 가치와 운영 역량이 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린다.

글로벌 시장에서 운영사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임대수익을 높이고 자산 가치를 성장시키는 ‘운영 디벨로퍼’로 인식된다. 특히 임대주택이나 셀프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은 전문 운영사의 손길에 따라 임대수익이 크게 달라진다.

유현선 로완 대표·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