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시계 제작 전통에 경의를 표하는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

스위스 고급 시계 제조사 오데마 피게가 정교한 시계 제작 기술과 빈티지 미학을 조화롭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Neo Frame Jumping Hour)’를 공개했다. 유선형 디자인 운동에서 영감을 받은 이 직사각형 시계는 수직의 둥근 주름 장식을 갖추고 있으며, 매뉴팩처 최초의 셀프와인딩 점핑 아워 무브먼트인 칼리버 7122를 탑재했다. 건축, 시계 제작, 그리고 상징적인 예술 운동의 재해석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탄생한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는 1930년대의 디자인 코드를 되살리면서, 핑크 골드 및 사파이어 케이스와 새롭게 개발된 모티프가 장식된 스트랩을 특징으로 하는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선보인다.
미니멀한 디자인, 수직의 둥근 주름, 공기 역학적 선이 돋보이는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는 1929년에 출시된 모델 1271의 특징적 요소들을 재해석했다. © Audemars Piguet
미니멀한 디자인, 수직의 둥근 주름, 공기 역학적 선이 돋보이는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는 1929년에 출시된 모델 1271의 특징적 요소들을 재해석했다. © Audemars Piguet
점핑 아워는 전통적인 시곗 바늘 대신 60분마다 점프하는 숫자로 시간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1650년경 야간 시계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18세기에는 가독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회중시계에 적용되었다. 초기 점핑 아워는 시침이 있는 보조 다이얼과 함께 사용되었고, 1890년 이후에는 두 번째 창을 통해 볼 수 있는 회전 디스크에 분 표시가 추가되었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점핑 아워 손목 시계는 현대적인 표시 방식과 실용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두 개의 창이 있는 케이스는 깨지기 쉬운 미네랄 유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형태와 기능을 우아하게 결합할 수 있었다.

오데마 피게는 점핑 아워 손목시계의 도입에 있어 선구적 역할을 했다. 1924년부터 1951년까지 브랜드는 점핑 아워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347개의 시계를 판매했으며, 그중 135개는 두 개의 창을 갖췄다. 최초의 모델(No. 27826)은 정사각형 케이스, 단일 창, 분침을 갖췄으며, 칼리버 10HPVM으로 구동되었다. 이후 오데마 피게는 정사각형과 직사각형 케이스를 넘어, 쿠션형 모델, 탈착식 러그 또는 숨겨진 러그를 갖춘 모델, 각인한 케이스, 심지어 삼중 개구부의 디자인까지 다양한 모델을 제작했다.

특히, 1929년에 출시된 전신 모델 1271은 이중 개구부를 갖춘 모델 중 하나로 이번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에 영감을 준 모델이다. 길게 뻗은 직선과 곡선이 결합된 모델 1271은 아르 데코(Art Deco)의 후기 분파이자, 파크보(Paquebot) 또는 오션 라이너(Ocean Liner) 양식으로도 알려진 유선형 모더니즘(Streamline Moderne) 운동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다. 미국에서 등장한 이 디자인 건축 운동은 속도와 현대성의 상징인 기차와 선박의 공기 역학적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깔끔한 선과 곡선의 형태, 둥글게 처리한 모서리 등을 활용했다. 또한 파크보 스타일은 아르 데코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아 소재의 가치 격상, 기술적 감각, 정제된 간결함을 접목했는데, 이러한 모든 특징은 새로운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과거에서 영감을 얻어 현재를 제작하다…오데마 피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
과거에서 영감을 얻어 현재를 제작하다…오데마 피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의 케이스 크기는 가로 34.6mm, 세로 34mm의 유선형 직사각형 케이스로 전신 모델 1271의 미학적 코드를 계승한다. 핑크 골드 소재의 케이스 양측에는 각각 여덟 개의 둥근 주름 장식이 있다. 이 장식은 우아한 선으로 뻗어 나가 뾰족한 러그로 이어지며 공기 역학적인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CNC 가공 처리한 이 독특한 모티프는 케이스백, 크라운, 진동 추에도 적용되었으며, 케이스백과 러그의 선이 정확하게 일치되도록 정밀하게 제작되었다.

다이얼은 블랙 PVD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사용해 한층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골드 프레임으로 둘러싸인 두 개의 창은 블랙 바탕에 화이트로 시와 분을 표시하고, 6시 방향에는 핑크 골드 색조의 ‘Audemars Piguet’ 로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사파이어 크리스털은 베젤에 압입해 고정하지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는 12시와 6시 방향에 금속 프레임이 없어 사파이어가 그대로 노출된다. 20m 방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오데마 피게는 다이얼 플레이트를 사파이어 크리스털에 접착한 후 케이스에 나사로 고정하는 기술을 새롭게 적용했다. 역사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과정에서 인체공학적인 개선 역시 이뤄졌다. 새롭게 제작된 크라운은 시계의 태엽을 감을 때 편안함을 높여 주는 동시에 세련된 외관을 선사한다.
과거에서 영감을 얻어 현재를 제작하다…오데마 피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
시계의 심장은 로열 오크 점보에 탑재된 칼리버 7121을 기반으로 새롭게 개발된 셀프와인딩 점핑 아워 무브먼트 칼리버 7122다. 순간 점핑 아워(instantaneous jumping hour, 시침이 서서히 움직이지 않고 정각이 되는 순간 숫자가 즉시 다음 숫자로 바뀌는 기능)와 트레일링 미닛(trailing minute, 분침이나 디스크가 다이얼을 따라 부드럽게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표시 방식)을 결합해 정밀도, 성능, 신뢰성을 끌어올렸다. 52시간의 견고한 파워 리저브를 자랑하며, 특허 받은 충격 흡수 시스템을 탑재해 충격이 발생했을 때 시를 표시하는 숫자가 점프하는 것을 기계적으로 방지한다. 충격 저항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시 디스크는 티타늄으로 제작했고, 분 디스크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