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향수부터 틱톡 스크롤까지, 일본 팝아트를 새로 쓰다 <재패니즈 팝 트리오 II(Japanese Pop Trio II)>
갤러리 508이 일본 동시대 회화의 생동감 넘치는 흐름을 조명하는 3인전 <재패니즈 팝 트리오 II(Japanese Pop Trio II)>를 선보인다. 서로 다른 세대와 감각을 지닌 츠즈키 마유미, 시카타 하루나, 유타카 시모무라가 참여해 ‘팝(pop)’이라는 친숙한 시각 언어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체하고 재조립해 캔버스 위로 유연하게 불러낸다. 츠즈키 마유미는 고도성장기 도쿄 교외에서 보낸 유년의 기억과 미국 문화에 대한 동경을 ‘American Nostalgia’라는 아련한 풍경으로 빚어낸다. 평온함 뒤에 슬며시 얹어진 낯선 불안감이 묘한 잔상을 남긴다. 시카타 하루나는 디지털 프린팅과 회화적 제스처를 겹겹이 쌓아 과거 위에 현재를 덧칠하는 ‘덮어쓰기’의 순간을 시각화한다. 한편, 유타카 시모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속 디지털 캐릭터를 캔버스에 옮긴 뒤 화면을 직접 칼로 긁어내는 과감한 행위로 가상과 물질세계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조망한다. 아날로그적 그리움에서 스마트폰 액정 속 스크린까지. 시대의 감각을 통과한 일본 팝아트의 오늘이 궁금하다면 갤러리 508의 삼색(三色) 지형도를 따라가 보자. 기간 2026년 10월 28일까지 | 장소 갤러리 508(서울 강남구 청담동 95-3)
수학과 데이터로 재구성한 0과 1의 시청각 우주 <료지 이케다(Ryoji Ikeda)>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전자음악가 료지 이케다의 대규모 개인전이 제주 하우스오브레퓨즈에서 펼쳐진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작 3점을 비롯해 새롭게 변주된 버전과 국내 최초 공개작들이 총출동하는 압도적인 라인업이다. 소리의 최소 단위와 비물질적 수치를 시청각 언어로 매핑해온 작가는, 음악과 미디어아트의 경계를 허물며 2026년 제9회 백남준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돼 독보적인 입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번 제주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단연 한국 최초로 베일을 벗는 대형 설치작 <the critical paths>다. 약 25m길이의 터널 천장에 부착된 발광다이오드(LED) 스트립과 양측 거울이 시각적 무한을 완성한다. 1000㎡ 규모의 전시장 건축 구조와 관람 동선, 자연광의 흐름까지 섬세하게 고려해 설계됐기에 방문하는 시각에 따라 매번 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번 가을, 제주행 비행기 표를 끊어야 할 명확한 이유가 생겼다. 기간 2027년 1월 18일까지 | 장소 하우스오브레퓨즈(제주 제주시 애월읍 하소로 735)
을지로에서 파리까지, 픽셀로 잇는 140년의 타임라인 <빛의 다리(Bridge of Light)>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감각적인 기술적 대화를 펼친다. 한국 작가 5팀(명)과 프랑스 작가 7팀(명)이 참여해 확장현실(XR) 및 가상현실(VR) 작품 14점을 한자리에 모은 기획전 <빛의 다리>를 통해서다. 캔버스 위 물감에서 출발해 비디오를 거쳐 VR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프랑스는 ‘빛’을 주요 메타포로 삼아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7점씩 선보이며 시공간과 매체를 넘나드는 동시대 실감형 예술의 현재를 나란히 비교해보는 묘미를 전한다. 한국에서는 강이연, 임민욱을 비롯해 우박스튜디오의 칸영화제 이후 첫 VR 신작, 파리에서 활동하는 이세형의 미디어아트, 기후위기를 다룬 전소정의 신작 등 최초 공개작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프랑스팀 역시 유비소프트(Ubisoft)부터 모모코 세토 등 화려한 라인업이 참여해 도시와 자연, 기억과 데이터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글로벌 프로젝트 ‘디지털 노벰버’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헤드셋을 가볍게 얹는 순간, 을지로에서 파리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가상 세계의 다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기간 2026년 11월 27일까지 | 장소 KF XR 갤러리(서울 중구 을지로5길 26)
꼬리를 젓는 순간, 렌즈에 담긴 털숭숭이 친구들의 찰나 <Still Chubby - 이대로 오래>
캐논코리아가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다정한 온기를 기록한 사진전 <Still Chubby - 이대로 오래>를 연다. 사진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신해수·정멜멜·정수호)의 대표 아카이빙 프로젝트 ‘올루 올루’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다. 작가진은 스튜디오 안에서의 연출된 사진 대신, 걷고 뛰며 멍때리는 반려견·반려묘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찰나에 집중한다. 10년 넘게 캐논 카메라를 써 온 스튜디오답게 최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EOS R6 Mark III)와 렌즈, 그리고 파워샷 V1으로 담아낸 신작들은 아이들의 미세한 털 한 가닥, 콧방울의 물기까지 생생하게 포착해냈다. 이번 전시는 수익 일부를 동물권 보호 단체에 기부해 뜻깊은 의미를 더한다. 또한 작가가 직접 관람객을 찍어주고 캐논 셀피 프린터로 출력해주는 특별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