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부터 프리미엄 세단까지…각 사별 신차 전략 총정리]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른 ‘신차’ 경쟁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사진 각사 제공]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밝자마자 ‘신차 전쟁’이 불붙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지난 1월 4일 각각 ‘신형 모닝’과 ‘코란도 C’를 미디어 데이를 통해 공개하며 출시를 알렸다.

한국GM은 1월 17일 신형 크루즈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상반기 중 신차 출시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입차 업체도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신차 출시 계획을 세워 놓고 출시 일을 저울질하고 있다.

◆ 현대차 ‘소형SUV·프리미엄·친환경’

이는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신차 출시를 유일한 판매량 확보 방안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시장은 연초부터 신차 출시가 잇따르고 하반기 예정이었던 출시 일 역시 대부분이 상반기로 앞당기는 등 벌써부터 전쟁을 방불케 하는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해 파업 등으로 판매 부진을 겪었던 현대·기아차는 2017년 최소 8~9종의 신차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경차부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준중형 세단은 물론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모델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현대차는 상반기 중 ‘그랜저IG 하이브리드’, 소형 SUV ‘OS’, 제네시스 ‘G80 디젤’, 하반기 중 제네시스 ‘G70’ 등의 모델을 선보인다. 특히 사전 계약 2만7491대를 달성한 신형 그랜저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상반기 중 내놓고 신차 시장 분위기를 달군다는 복안이다. ‘LF쏘나타 상품성 개선 모델’도 한국과 미국 시장 등에 상반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셋째 모델인 중형 세단 G70도 선보인다. G90와 G80는 기존 에쿠스와 DH 모델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했지만 G70는 새로운 세그먼트로 소비자들과 만난다. G70는 중형 세단으로 2.0 터보 가솔린엔진과 V6 3.3 터보 가솔린엔진 등을 장착해 경쟁 차종보다 가격과 성능 면에서 비교 우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SUV OS도 큰 기대를 모은다. 이 신차는 올해 중반쯤 출시될 예정으로, 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 ‘Q3’가 장악하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인도·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는 ‘크레타’로, 중국에선 ‘ix25’와 ‘KX3’를 소형 SUV 전략 차종으로 삼기 위한 검증을 끝냈다.

또한 현대차는 올해 고성능 브랜드 ‘N’의 본격적인 판매에도 뛰어든다. 첫 모델로는 i30의 외관 디자인에 신형 엔진을 달아 주행 성능을 높인 ‘i30N’이 될 전망이다.

i30N은 현대차가 ‘2016 부산 국제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콘셉트카 RM16과 동일한 고성능 세타Ⅱ 2.0리터 T-GDI 개선 엔진에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만든 양산차로 전륜구동 모델을 비롯해 고출력 사륜구동 모델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른 ‘신차’ 경쟁
◆ 기아차, ‘모닝’ 이어 ‘K8·프라이드’ 출시

기아차는 지난 1월 4일 공개한 신형 ‘모닝’으로 올해 신차 시장의 첫 포문을 열었다. 이를 통해 경쟁차인 한국GM의 스파크를 제압한다는 계획이다.

모닝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 왔다. 하지만 노후화되면서 올해 경쟁 모델인 스파크에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기아차는 3세대 모닝 출시로 다시 경차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3세대 모닝은 2일 국내 사전 계약을 시작으로 중순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기아차는 상반기 중에 스포츠 세단 ‘K8(프로젝트명 CK)’도 출시할 예정이다. K8은 기아차의 최대 야심작으로 이미 여러 모터쇼에서 공개된 ‘GT’ 콘셉트카와 ‘GT4 스팅어’ 콘셉트카의 양산형 모델이다.

최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 5.1초에 돌파하는 테스트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월 8~22일 미국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다.

소형차 ‘신형 프라이드도’ 5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 모델로 하반기에 출시된다. 지난해 9월 열린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프라이드 신형은 기존보다 차체를 키우면서도 높이를 낮춰 보다 안정감 있게 디자인됐다. 전면부는 보다 각진 형태의 램프와 얇아진 호랑이 코 그릴, 스포티한 범퍼 디자인을 갖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른 ‘신차’ 경쟁
◆ 한국GM, ‘신형 크루즈’와 전기차 ‘볼트 EV’

한국GM은 준중형 ‘신형 크루즈’와 순수 전기차 ‘볼트 EV’의 출시를 확정지으며 준중형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상반기 중 2008년 1세대에 이어 9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 변경 모델인 신형 크루즈를 국내에 출시한다.

이미 미국에서 먼저 출시된 신형 크루즈는 알루미늄 터보엔진이 적용돼 기존 크루즈에 비해 무게를 113kg 정도 줄였고 연비는 리터당 17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쉐보레 볼트 EV는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굴 신차로 꼽히고 있다. 볼트 EV는 합리적인 가격의 장거리 주행 전기차로, 최근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383km(238마일)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 받았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추가 충전 없이 주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대폭 강화한 커넥티비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탑재될 예정이다. 볼트 EV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제품 가격은 아직 미정으로 상반기 중 공개될 예정이다.

◆ 르노삼성, ‘클리오·트위지’ 상륙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른 ‘신차’ 경쟁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내놓는다. 준중형 SM3보다 작은 크기의 클레오는 유럽에서 1990년 출시된 이후 연간 30만 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아직 한국 판매명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SM1이나 SM2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 프랑스와 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며 기존 QM3와 동일한 방식으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입해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주목된다. 트위지는 유럽에서 이미 1만8000대가 판매된 도심형 전기차다. 2인승의 초소형 전기차로, 경차보다 작은 크기이고 가격도 저렴해 근거리 이동에 적합하다. 르노삼성은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전기차를 대량으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매년 한 대 이상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약속한 쌍용차는 2017년 플래그십 SUV ‘Y400(프로젝트명)’으로 SUV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렉스턴 후속으로 알려진 Y400은 대형 프리미엄 SUV다. 지난해 열린 ‘파리 모터쇼’를 통해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콘셉트카의 디자인은 전면부에서 과감한 비례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적용되고 실내는 최고급 가죽과 피아노 블랙 소재를 활용해 고품격을 강조했다. 쌍용차는 마케팅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는 4월 초 열리는 ‘2017 서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수입차 패권 놓고 벤츠·BMW 격돌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른 ‘신차’ 경쟁
수입차업계도 신차가 풍성하다. 지난해 판매량 1위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는 2017년 상반기 미드 사이즈 SUV 쿠페 ‘더 뉴 GLC 쿠페’를 필두로 총 7종의 프리미엄 SUV 라인업을 선보인다. E클래스의 고성능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도 연내 선보인다.

지난해 벤츠에 1위 자리를 빼앗긴 BMW는 풀 체인지 모델 ‘7세대 5시리즈’를 필두로 명예 회복에 나선다. 오는 2월부터 정식 판매가 시작되며 이미 사전 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성능이 대폭 개선된 만큼 가격도 기존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BMW는 또 상반기 ‘GT’와 ‘X3’, ‘미니 컨트리맨’ 등 풀 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4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도 선보인다.

◆ 랜드로버·볼보·푸조, 신형 SUV 출시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른 ‘신차’ 경쟁
올해 수입 신차들 중에는 SUV 모델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우선 랜드로버는 올 하반기 완전 변경된 SUV ‘신형 디스커버리’를 출시한다. 랜드로버는 2016년 ‘1만 대 클럽’에 가입하는 등 국내 판매 상승세가 눈에 띈다.

볼보는 상반기 크로스컨트리 모델(왜건형)인 V90를, 하반기엔 SUV인 XC60 신형 모델을 각각 내놓는다. 벤틀리가 브랜드 최초로 선보이는 SUV ‘벤테이가’는 국내 ‘럭셔리 카’ 시장의 판도를 흔들 전망이다.

푸조는 중형 SUV ‘3008’의 풀 체인지 모델을 비롯해 ‘2008’, ‘5008’을 국내에 선보인다. 3008은 이전보다 길이는 늘었지만 무게는 100kg 가까이 줄어 연료 효율성이 더 좋아졌다. 5008은 1세대와 달리 SUV 이미지를 강조한 모습으로 3열 7인승 구조의 실내를 갖췄다.

이 밖에 도요타자동차는 SUV 모델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미니밴 ‘2017 시에나’를 출시하고 지난 1월 3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2011년 11월에 국내 처음 출시한 시에나는 지난 6년간 국내에서 약 3243대가 팔렸다.

◆ 친환경차로 대응하는 혼다·테슬라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른 ‘신차’ 경쟁
다양한 친환경차도 출시된다. 혼다는 리터당 19.3km의 복합 연비를 실현한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1월 중순부터 판매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혼다의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동급 최고의 연비와 강력한 주행 성능,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의 한국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테슬라가 국내에 처음 판매할 전기차는 ‘모델S 90D’로 알려졌다. 모델S 90D는 90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4초대에 주파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500km에 달한다. 테슬라코리아는 전시장을 구축 중이지만 인증이 지연돼 정확한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올해 수입 신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차는 폭스바겐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2세대 티구안’이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과 인증 취소, 결함 시정(리콜) 지연으로 국내 출시가 미뤄졌지만 구형 티구안이 2014년과 2015년 수입차 베스트 셀링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기가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선 2세대 티구안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