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27] BMW코리아 드라이빙센터팀
[BMW코리아 드라이빙센터팀]활주로 부지가 자동차 명소로…경쟁사도 찾는 견학 코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마트에서 만두 하나를 사도 먹어 보고 사는 세상이다. 하물며 값비싼 자동차를 사는데 자신이 타고 싶은 차나 구입할 차가 어떤지는 직접 경험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 생각 하나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혁신’을 불러 왔다. 결과물은 BMW코리아가 운영하는 드라이빙센터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 복합 체험센터로 축구장 33개 규모의 부지에 6개의 다양한 시승코스와 헤리티지박물관, 연회장, 교육 시설과 애프터서비 스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국내 유일의 센터여서인지 이곳에는 국내 다른 자동차 기업에 없는 국내 유일의 부서가 존재한다. 바로 ‘BMW 드라이빙센터팀’이다. 이들이 진행하는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선례가 되고 있다.

◆ “만두 하나 사도 맛보고 산다” 독일 본사 찾아가 설득

BMW 드라이빙센터팀 구성 인원은 총 6명이다. 헤드는 장성택 상무로 드라이빙센터의 전체적인 운영과 드라이빙 등 모든 부분을 총괄한다. 그는 드라이빙센터를 설립한 1등 공신이다. 지금의 드라이빙센터가 그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 상무는 2006년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으로부터 ‘BMW 벨트 인 코리아를 만들어 보자’는 지시를 받고 3년 동안 드라이빙센터 설립에 대한 로드맵을 준비했다. 2009년에는 보고서를 직접 만들어 독일 BMW 본사를 찾아가 드라이빙센터 건립을 요청했다.

그가 드라이빙센터 설립에 열을 올린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에도 BMW 본사가 있는 독일 뮌헨처럼 드라이빙센터를 설립해 한국 국민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자동차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독일 본사 임원들은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 무슨 드라이빙센터냐”고 비아냥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두드렸다.

급기야 장 상무는 본사 임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대형 마트로 데려갔다. 시식코너를 보여주며 “한국 사람들은 만두를 하나 사더라도 맛을 보고 산다. 그런데 차를 팔려면 어떻게 해야겠나. 먼저 보여주고 태워 줘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렇게 2년, 결국 2011년 본사로부터 설립 허가를 얻어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였다.

우여곡절 끝에 본사 승인이 떨어졌지만 넘어야 할 산은 높고도 높았다. 장 상무는 “프로젝트가 승인됐지만 부지 확보도 안 된 상황이었다”며 “부지를 알아보기 위해 1년 6개월 동안 서울 근교의 모든 곳을 돌아다녔다. 이때 신발 2켤레가 닳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 ‘저질러 보자’는 말에 뭉친 사람들

이렇게 지금의 부지를 찾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드라이빙센터가 들어서 있는 지금의 부지가 한국공항공사 소유의 정부 부지로, 스카이72가 임차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제5활주로 예정 부지여서 땅을 살 수 없었다. 결국 장 상무와 BMW코리아는 지금의 부지를 2025년까지 임대하기로 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대규모의 개발 부지를 확보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4년 결국 꿈에 그리던 드라이빙센터 완공일이 다가왔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운영팀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 특성상 연구·개발(R&D) 인력과 기술자·딜러·마케팅 등의 인력은 많았지만 센터를 운영할 인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장 상무는 또다시 발품을 팔아야 했다. 이 역시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드라이빙센터 운영 전략과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최기봉 매니저, 현장 운영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문기웅 매니저, 시설 유지·보수·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김희재 매니저, 드라이빙 프로그램 개발, 드라이빙 인스트럭터의 교육·관리, 드라이빙 프로그램 플래닝 업무를 담당하는 송기철 매니저,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총괄담당 김인형 매니저 등 5명의 팀원을 찾아갔다.

도심도 아니고 주요 생활권과 떨어진 곳에 자리한 터라 다들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장 상무는 “저질러 보자”고 설득했고 지금의 팀을 꾸리게 됐다.

그동안 활동했던 분야는 다르지만 각 분야에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해 왔던 이들 전문가들의 호흡은 장 상무의 리드하에 곧바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마케팅, 깨끗한 유지 보수 등이 어우러지며 설립 4년도 채 안 돼 인천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게 됐다. 정확히 3년 8개월 만에 62만 명이 드라이빙센터를 방문했다. 자동차 관련 학교의 견학이 끊이지 않고 레이싱 드라이버를 꿈꾸는 이들이 꼭 한번 들르는 명소로 거듭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쟁사인 여러 브랜드의 자동차 기업들이 BMW 드라이빙센터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운영팀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수차례 방문하고 있다. 공개를 꺼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장 상무와 팀원들은 경쟁사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에 더 많고 더 좋은 자동차 문화 공간이 설립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장 상무는 “드라이빙센터의 운영 이유는 차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 고객에게 보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라며 “더 많은 경험과 문화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기업들이 우리의 드라이빙센터보다 더 좋은 시설의 센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cwy@hankyung.com


[커버스토리=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 27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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