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터프라이즈 이성봉 대표...“배달앱, 오픈마켓, 네이버 매출 통합조회 가능”
“회계사가 코딩을 한다고?” “그것도 어플리케이션(앱)을 만든다고?” 처음에 코딩을 배우던 그를 보고 회계사 동료들은 다들 어리둥절해했지만, 직접 만든 앱을 보고는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이성봉 지엔터프라이즈(Z Enterprise) 대표 얘기다. 이 대표는 그 자신이 회계사로 재직하면서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회계 서비스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껴 직접 코딩을 배워 플랫폼을 만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이 대표는 “회계사로 재직하면서 만난 중소상공인들이 세금 관리 및 매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며 “앞으로 회계, 세무 전문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소상공인 상생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설명했다.
- 회계사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즈넵을 창업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입니까?
“첫 회사였던 회계법인 재직 시절 대기업 및 상장사 중심으로 회계업무 관련 컨설팅을 제공했습니다.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회계사무소를 창업했는데, 회계법인에서 겪었던 규모 있는 회사와는 다르게 개인사업자는 관련 업무와 정보의 불균형도 심각하다고 느꼈고, 많은 중소상공인들이 세금에 대한 정보와 이를 담당하는 인력 부재로 자금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는 사업자의 사업 비용 증대와 세금 폭탄 등으로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제가 한 명의 회계사로서 도울 수 있는 중소사업자는 많지 않았고, 중소상공인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자동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직접 코딩을 배워 서비스 플랫폼을 기획하기로 결심했고, 마침내 ‘비즈넵’을 만들어 이제 더 많은 중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를 도울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코딩 전공이 아니셔서 서비스 기획과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직접 기획부터 개발까지 했기에 끊임없이 검색하고, 공부하고, 현직자에게 물어보면서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주변 세무 현업 전문가와 IT 전문 기술인력의 도움과 조언으로 조금 더 빠르게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채용 난항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금융권, 핀테크 등에서 오랜 노하우와 경험을 보유한 능력 있는 세무, 회계 전문 인력과 개발 인력을 함께 팀으로 영입하였고 조금 더 빠르게, 그리고 더 많은 중소사업자를 돕기 위해 팀원들과 끊임없이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 실제 소규모 사업자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부딪치는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사업자라면 실시간으로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확인하고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한 비용, 세금 절세를 통해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 소규모 사업자는 직접 관리할 지식과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덜 내도 되는 세금을 더 내거나 받을 수 있는 돈을 놓치는 등 사실상 ‘자금’과 관련된 모든 업무들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세무 관리는 사람이 일일이 관리할 수밖에 없는 데이터인데, 증빙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활용하는데 비효율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중소사업자가 물리적으로 부족한 시간과 자원 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자금 손실이나, 수익 악화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경영 관리를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시장도 큽니다. 통계청 2019년 데이터 기준, 전체 사업체 수는 417만개로 추정됩니다.“
- 구체적으로 비즈넵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합니다.
“비즈넵은 사업자가 간단히 홈택스, 사업용 카드 등의 계정정보를 입력해 데이터 연동만 하면 실시간으로 매출매입 결산 분석, 자금 입출금 분석, 사업용 카드 지출분석, 예상세액에 등 거래내역과 리포트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어 보다 능동적으로 사업 관리가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쇼핑몰이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중소사업자들은 자사몰, 오픈마켓,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의 민족, 쿠팡 등 주요 배달앱에서 판매한 매출과 정산 예정 금액까지 실시간으로 통합 조회가 가능합니다. 또 국세청 홈페이지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세금 미납, 환급세액 등을 비즈넵에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고, 모바일 간편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와 세무사, 노무사 1:1 무료 상담 서비스도 받을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빠르게 개정되는 세법이나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지원사업, 고용지원금 등의 정보와 사업 정책 관련 뉴스 등의 사업 인사이트도 비즈넵을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소상공인을 위해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 현재 비즈넵 서비스의 이용자수는 어느 정도이고, 어느 정도의 투자를 받고 계십니까?
“현재 비즈넵 서비스는 약 15만개 이상의 사업자가 사용하고 있으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50만 개 이상의 사업자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속가능한 중장기적 사업플랜 구축을 통해 각 사업 모델과 서비스를 단계별로 확장해 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 서비스 업그레이드, 조직 성장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매출은 회계사 및 세무사를 위한 구독형 서비스 소프트웨어(SaaS)인 ‘비즈넵 프로’ 제공을 통해 일부 매출을 일으키고 있고, 세무자동화를 포함해 맞춤형 경영관리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수익 모델을 완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작년 스타트업 최초로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공동 투자를 받았으며,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약 95억 원입니다. 올해 시리즈B 이상의 투자 유치도 앞두고 있습니다.”
- 앞으로 비즈넵의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말씀해 주세요.
“비즈넵 운영사인 ‘지엔터프라이즈(Z Enterprise)'는 최근 변경된 사명입니다. 2차원을 3차원으로 확장시키는 Z축처럼, 지엔터프라이즈 역시 중소사업자들의 기업 경영을 새로운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새로운 사명처럼, 향후 사업 전개 방향을 확대하며 혁신적인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중소사업자를 위한 경영관리 자동화 서비스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 지배자로 등극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원활히 모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보급해 2025년까지는 300만 고객사를 확보하고자 합니다. 또 세무, 회계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상생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사장님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맞춤형 상품을 지속 출시할 예정이며, 다양한 여타 중소상인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 제공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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