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모바일 뱅킹 시대의 포문을 연 인터넷 전문 은행이 본격적으로 대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금융 당국의 가계 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가계 대출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에 한계를 느끼자 개인 사업자 대출, 주택 담보 대출 등을 선보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기존 시중 은행들이 생활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업금융 플랫폼을 전면 개편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에 강점이 있었던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선 예대 마진 등 은행업의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보여줄 시기가 왔다는 지적이다.
그래픽=배자영 기자
그래픽=배자영 기자
구원투수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1966년생인 서호성 행장은 케이뱅크의 셋째 은행장이다. 케이뱅크의 대주주였던 KT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케이뱅크 행장에 추천된 것은 서 행장이 처음이다. 그는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상무),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WM사업본부장(상무), 현대라이프생명보험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쳐 한국타이어 전략·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 산업 전반의 경험을 갖춘 전략·마케팅 전문가다.

서 행장이 취임과 함께 변화를 준 일은 ‘호칭 변경’이다. 임직원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그는 임직원이 상호 직책, 직급 없이 서로를 ‘~님’으로 호칭하도록 했다. 서 행장도 사내에서 ‘호성님’으로 불린다. 불필요한 문서 디자인 작업·출력물 보고 등도 없애거나 최소화했다. 또 서 행장은 내부 조직·시스템 정비, 여신 포트폴리오 고도화, 주주사와의 시너지 강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를 바탕으로 케이뱅크는 지난해 자본 확충,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현재 기업공개(IPO) 수순을 밟고 있다.

카뱅 탄생시킨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회사 내에서 직함 없이 ‘대니얼’로 불린다. 1971년생인 그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화재에 입사했다. 이후 2003년 온라인 보험사 다음다이렉트 설립에 참여해 사업 추진을 이끌었고 2009년 다음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냈다. 2014년 다음과 카카오 합병 후 카카오 내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팀(TFT)에서 카카오뱅크 설립을 추진했고 2016년 카카오 공동 대표, 2017년 카카오뱅크 공동 대표직에 올랐다.

2020년 공동 대표에서 단독 대표로 올라선 윤 대표는 첫 행보로 카카오뱅크의 얼굴 격인 애플리케이션을 고객 중심으로 개편했다. 또 고객이 원하는 상품·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올해 들어선 기술 조직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2017년 출범 직후부터 상장 전까지가 태동기인 시즌 1이었다면 ‘기술 중심, 기술 기반의 회사’로 시즌 2에 진입한 셈이다.
82년생 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1982년생으로, 한국 은행장들 가운데 가장 어리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유럽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마쳤다. IBM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딜로이트와 삼성전자 등을 거쳤다. IBM과 딜로이트에선 한국 시중은행들의 상품 등 컨설팅을, 삼성전자 근무 당시엔 삼성페이를 출시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맡았다.

2017년 토스로 적을 옮긴 후 토스의 핵심 서비스인 간편 송금 관련 핵심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뱅킹 관련 사업을 총괄해 왔다. 2020년 1월 토스혁신준비법인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토스뱅크가 본인가를 받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2021년 6월 금융위원회가 토스의 은행업 본인가를 승인하자 토스뱅크의 대표 자리를 꿰찼다. 홍 대표는 올해 2월 재선임에 성공, 1년 더 토스뱅크를 이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