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레저 브랜드, 레깅스 생산 노하우 활용해 영역 확장…‘기능성 소재’로 한여름 높은 판매량

[비즈니스 포커스]
장소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애슬레저 룩을 제안하는 뮬라의컴피 레저 컬렉션.(사진=뮬라)
장소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애슬레저 룩을 제안하는 뮬라의컴피 레저 컬렉션.(사진=뮬라)
한국 톱3 애슬레저 기업 브랜드 엑스코퍼레이션(젝시믹스), 뮬라(뮬라웨어), 안다르가 이제는 일상복까지 시장을 넓히고 있다.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레깅스 판매량을 기반으로 기능성 실내복을 넘어 캐주얼·등산복·골프웨어까지 영역을 확대 중이다.

이들은 애슬레저 룩 시장에서 다진 노하우와 소비자 관련 데이터, 기능성 소재 등을 접목하면서 패션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젝시믹스의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부츠컷 팬츠.(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의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부츠컷 팬츠.(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래깅스 입고 미팅 가는 시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조원 규모로 4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애슬레저 시장을 성장시킨 아이템은 역시 레깅스다. 유러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 레깅스 시장의 매출은 2016년 6386억원, 2017년 6801억원, 2018년 7142억원, 2019년 7527억원, 2020년 762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한국 레깅스 시장이 1조원까지 커질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원 마일 웨어’가 패션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여성 패션에서는 레깅스가 청바지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의뿐만이 아니다. 후드티와 아우터 등 애슬레저 기업들의 상품이 빠른 속도로 ‘길거리 패션’에 등장하고 있다.
젝시믹스의 맨즈 라인 '젝시맨즈'의 탄성팬츠 테이퍼드핏.(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의 맨즈 라인 '젝시맨즈'의 탄성팬츠 테이퍼드핏.(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지난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가 일상복과 겸할 수 있는 제품들로 큰 인기를 끌었다. 먼저 2021년 2월 출시된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부츠컷 팬츠’는 일(work)과 휴식(leisure)의 경계가 허물어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신개념 ‘웍슬레저’ 레깅스다. 종아리 아래부터 발목까지 와이드하게 퍼지는 디자인으로 다리 라인이 부각되지 않고 입고 벗기 수월하다. 재킷이나 히프 라인을 살짝 덮는 길이의 스웨터나 셔츠를 함께 코디하면 활동적이면서도 깔끔한 오피스룩을 연출할 수 있다. 또 후드·집업재킷·티셔츠 등을 매칭하면 홈웨어·캠핑웨어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젝시믹스는 지난해 4월 남녀 모두 착용할 수 있는 유니섹스 캐주얼 라인 ‘젝시웨어’를 출시하며 카테고리 다변화에 나섰다. 맨투맨·티셔츠·후드집업·조거팬츠·쇼츠 등 남녀 모두 운동 전후나 일상에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100% 코튼 원단으로 부드러운 감촉은 물론 세탁 시 옷이 변형되는 현상을 최소화했다. 또 바이오 워싱과 콤팩트 가공을 거쳐 매끄러운 원단 표면을 만들어 보풀이 일어나는 현상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뮬라는 스타일리시함과 높은 품질로 일상과 운동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애슬레저 룩을 선보이고 있다. 조거팬츠·와이드팬츠 등의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과 함께 지난겨울에는 보온성과 경량성을 모두 갖춘 다운 재킷 등 데일리 애슬레저 룩을 연출하기 위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체형 커버를 돕는 스커트와 스웨트 셔츠 등을 출시했다.

뮬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컴포트럭스 라인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 고가의 기능성 하이브리드 다운 재킷은 80% 이상 판매가 증가했고 스테디셀러인 조거팬츠는 판매율 90% 이상을 기록했다. 뮬라 관계자는 “올해는 3D 입체 패턴을 하의에 집중 접목해 일상생활을 비롯해 운동 시에도 옷이 불편하지 않도록 제작한 스마터 팬츠 시리즈도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안다르는 애슬레저의 본질인 ‘편안함’을 조거팬츠, 윈드 재킷, 맨투맨, 후디와 같은 일상복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안다르의 라이프스타일 웨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고 맨즈 라인의 매출액도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55%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에는 맨즈 라인이 3분기보다 22% 정도 성장하면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통기성·기능성 소재로 소비자 니즈 충족
안다르는 데일리 애슬레저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전개하고 있다.(사진=안다르)
안다르는 데일리 애슬레저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전개하고 있다.(사진=안다르)
애슬레저 브랜드들은 운동복과 일상 아이템을 별도로 구분해 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운동과 일상생활 어느 곳에서나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통해 점유율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회사에 입고 가도 민망하지 않은 부츠컷 레깅스, 기능성 소재가 적용된 후드티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애슬레저 브랜드의 히트 상품인 레깅스의 노하우를 일상복에 적용하기도 한다. 뮬라 관계자는 “레깅스 소재를 접목하고 레깅스와 조거팬츠 핏을 배합한 활동적이면서도 슬림해 보이는 패턴 개발 등 애슬레저 제품 개발에 레깅스 개발 노하우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전략을 토대로 뮬라의 레깅스 소재를 접목한 21 FW 마일드 슬림핏 조거팬츠는 판매율 90% 이상을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 뮬라는 2022 SS 시즌에는 레깅스 소재를 접목한 ‘넥스트 슬림핏 조거팬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랜 연구를 통해 도입한 기능성 소재도 애슬레저 브랜드의 강점이다. 안다르는 가장 편안한 원단과 핏을 구현해 내기 위해 소재와 디자인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하며 한국 패션 브랜드 최초로 ‘라이크라컴퍼니’와 글로벌 원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안다르 관계자는 “버려진 원단을 가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거나 환경 친화적인 소재를 활용해 만들어낸 서스테이너블 컬렉션을 전개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가치관도 이어 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한여름이나 한겨울 등 옷의 기능성이 중요한 계절에는 애슬레저 브랜드의 일상복 아이템의 판매량이 두드러진다. 브랜드엑스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젝시맨즈 쿨링 티셔츠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0% 증가했다. 이른 무더위의 영향으로 5월 판매량만 전년 동기 대비 1240%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0년 출시된 ‘러닝 플레이어 숏슬리브’는 2021년 5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700%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젝시믹스 우먼라인의 5~8월 냉감 소재 티셔츠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베스트 셀러 제품인 아이스페더와 올해 신제품 아이스페더 컴포트, 프레시페더 등은 6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6%로 증가했다.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아이스페더는 UV 차단 기능을 더한 냉감 소재를 적용해 운동 시에는 물론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착용하기 적절한 제품으로 꼽힌다”며 “아이스페더 컴포트는 미네랄이 함유된 기능성 원사를 사용해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하며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덮는 길이로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