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도 건강해야 잘 팔린다… 글루텐 프리·무첨가 빵 인기
한국인의 빵 소비량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하루 빵 섭취량은 2012년 18.2g에서 2020년 19.4g으로 6.6% 증가했다. 반면, 통계청 조사 결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2년 69.8kg에서 2020년 57.7kg으로 17.3% 줄어들었다.

특히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식사빵’의 성장세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대표적인 식사빵인 식빵과 베이글 등 제품형 플레인 빵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8년 758억 원에서 2022년 1,227억 원으로 4년 새 62%가량 성장했다.

식사빵의 성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더욱 빨라졌다. 코로나19 시기 ‘홈쿡’과 ‘홈카페’가 트렌드로 떠올라 비교적 쉬운 레시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샌드위치 메뉴가 인기를 끌며, 주재료로 사용되는 식빵이나 베이글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또 외식 물가가 상승하면서 빵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과점에서도 식사용 빵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이츠의 베이커리 카페 프랑제리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식빵, 베이글, 깜빠뉴, 치아바타 등으로 대표되는 식사용 빵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증가했다. 이는 2024년 4월과 비교해도 약 4% 증가한 수치다.

전체 판매 중 식사용 빵의 판매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프랑제리의 2024년 5월 식사용 빵의 매출 비중은 전체 중 약 23%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5월 비중인 19%보다 4%P 증가한 수치다.

식사빵의 판매 성장은 ‘건강한 빵’이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즐거움이 있는 건강 관리 ‘헬시플레저’, 건강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헬스디깅’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빵을 고를 때도 성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정제 탄수화물인 빵의 주재료 밀가루를 통곡물 등으로 대체하는 ‘글루텐 프리’ 빵이나 인공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은 빵이 대표적인 건강한 식사빵이라고 할 수 있다.

카페 및 제과 업계에서도 건강빵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SPC 삼립은 지난 5월 건강빵 베이커리 브랜드 ‘프로젝트:H(Project:H)’를 론칭했다. 프로젝트:H는 단백질은 높이고 당류는 낮춘 고단백·저당 베이커리 브랜드다. 그보다 앞선 4월에는 31가지 곡물과 씨앗을 넣어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한 영양 강화 베이커리 브랜드 ‘Bread 31(브레드 31)’을 출시하기도 했다.

카페 프랜차이즈 카페게이트는 최근 구황작물 베이커리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 구황작물에 밀가루 대신 쌀가루 반죽을 사용한 글루텐 프리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한 식사빵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건강 빵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