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엉덩이 토닥거리며 힐링하는 중국 MZ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양의 엉덩이를 만지는 독특한 유행이 생겨났다.

지난달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 양의 엉덩이를 만지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특이한 유행이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젊은이들은 양의 엉덩이를 만지기 위해 가축 시장이나 들판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북서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양들의 엉덩이를 만지려는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나일론 밧줄로 묶인 양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관광객들이 동물 옆을 지나가며 동물을 쓰다듬는 방식이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관련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유된 한 영상에서 관광객은 양의 엉덩이를 만져본 후 “탄력 있고 부드럽다”며 “놀라울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광객 역시 양을 쓰다듬으며 “이거 정말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고 말했다.

양 엉덩이 만지기 체험을 위해 5시간 비행기를 타고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를 찾았다는 이들도 있었다.

중국 SNS인 샤오훙수에서는 더 나은 촉감을 가진 양의 품종, 최적의 쓰다듬기 각도 및 강도 등 양 쓰다듬기 가이드까지 배포되고 있다.

중국 중부 우한과기대 심리학자 장용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젊은이들은 색다른 방법을 통해 일상생활의 제약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맹목적으로 유행을 따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러한 행동은 동물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또 “사람들은 다른 합리적인 형태의 오락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양을 관리하는 한 목자도 “너무 많은 사람이 양의 엉덩이를 만지면 양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사람들은 양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들만 신경 쓴다”고 했다.

양의 엉덩이를 만지는 행동은 사람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양 배설물 등 때문에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양의 엉덩이를 만졌다가 나중에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이 유행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현지 네티즌은 “양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기만 할 뿐”이라며 “긴장을 푸는 흥미로운 방법”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양들이 안타깝다. 괴롭힘을 당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매일 양을 만지는 사람 수를 제한해 양들이 지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