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또? 정말 못가겠네” 원산지 속인 삼겹살마저 등장
일본 난카이 대지진 불안감으로 광복절 황금연휴에 제주를 찾기로 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의 관광 특수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상반기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비계 삼겹살’ 논란에 이어 수입산이나 타지역의 돼지고기를 제주산으로 거짓 표시해 판매한 음식점들이 대거 적발됐기 때문이다.

14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에 따르면 주요 관광지와 유명 음식점, 축산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9일까지 농식품 부정 유통 일제 단속을 실시한 결과 위반 업체 12곳을 적발했다.

주요 위반 사례로는 우선 미국산 목전지 부위와 스페인산 삼겹살을 조리·판매하면서 돼지고기 원산지를 제주산으로 거짓 표시한 것이 꼽혔다.

이런 식으로 표시 규정을 위반한 물량은 1239.71㎏, 위반 금액은 4016만원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제주산으로 알고 먹었던 수육, 제육볶음, 두부김치 등 구이용 돼지고기가 알고보면 수입산이었던 것이다. 또 다른 시도산 돼지고기를 제주산으로 거짓 표시해 조리·판매한 행태도 적발됐다. 위반 물량은 3856㎏, 금액은 3817만원이다.

당국은 이 2개 사례에 해당하는 업체를 비롯해 돼지고기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업체 4곳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 방법을 위반한 업체, 축산물이력제를 거짓 표시한 유통업체 등 8곳에 대해서는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이에 대해 제주 여행을 예약한 직장인 A씨는 "소비자를 기망한 게 괘씸해 예약했던 유명 흑돼지 식당을 취소했다"며 "원산지를 버젓이 속이고도 300만원이라는 경징계에 그치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국에서도 이런 사례를 일벌백계해야 애꿎은 소비자들과 선량한 상인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