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요 증가·집값 상승에 주거로 전용된 비주거상품
피해 구제하고 불법전용 차단한 대응책은 긍정적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
주택은 인간이 사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의 하나이며, 삶의 장소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래서 모든 이들은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그런 연유로 주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많은 변화를 겪었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변동한다.

우리나라는 산업화 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도시인구 집중화와 함께 도시 주택 부족이 발생하자 주택문제는 언제나 국가의 중요한 과제가 돼왔다. 특히 경제발전은 주거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와 다양한 주거유형을 탄생시켰고 그 결과 단독주택에서 출발해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그리고 도시형생활주택 등 아파트 형태의 공동주택문화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근린생활시설인 오피스텔(사무실과 호텔을 합친 형태)을 논란 끝에 사무실 용도와 주거 용도로 분리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주거 형태의 숙박시설인 생활형숙박시설이 문제가 돼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장우철 건축정책관)는 여러 부처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오랜만에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해결책을 내놨다. 10월 16일 국토교통부는 보건복지부, 소방청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경기도, 인천광역시 등 17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생활형숙박시설 합법 사용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신규 생활형숙박시설의 주거 전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한편, 기존 생활형숙박시설은 숙박업 신고와 용도변경 등을 통해 합법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본래 생활형숙박시설은 장기체류 외국인의 관광수요 증가에 대응해 지난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로 도입됐다. 오피스텔 대비 복도 폭, 주차장 면수 등 건축 기준은 물론 세제, 금융, 청약 규제도 완화된 기준이 적용됐다. 그런데 2017년부터 본격화된 집값 상승기에 사실상 주거용으로 오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1년 생활형숙박시설 불법전용 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숙박업 미신고 물량이 약 5만2000여 실에 달하고 공사 중인 물량 약 6만 실도 여전히 주거 전용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생활형숙박시설 소유자와 사업자단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바탕으로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애로 요인별 맞춤형 지원방안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신규 생활형숙박시설은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 기준 30실 이상 또는 건축물 3분의 1 이상 또는 독립된 층으로만 분양이 허용되도록 금년 내 건축법을 개정 발의한다. 이를 통해 개별실 단위로 분양했을 경우의 불법 주거 전용 가능성과 일부 불완전 판매 논란 문제도 원천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합법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숙박업 신고를 하거나 용도변경하는 과정에서 소유자나 건설사들이 부딪치는 실질적 장애요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수분양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용도변경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지원방안 이전에 최초 건축허가를 신청한 생활형숙박시설에 대해 피난·방화설비 등을 보강해 주거시설 수준의 화재 안전 성능인정을 받을 경우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한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오피스텔 입지가 불가능한 지역은 기부채납 방식 등을 통해 오피스텔 입지가 가능하도록 변경을 적극 검토한다. 최초 건축허가를 신청한 생활형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경우 오피스텔 전용 출입구 설치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며 전용면적 산정 시 안목치수를 적용하지 않되 관련 사항을 건축물대장에 명기하도록 오피스텔 건축 기준을 개정한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생활형숙박시설의 지원방안과 관련하여 관련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신속한 법령 개정과 지방자치단체별 지원센터 설치·운영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대책은 경직된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복도 폭, 주차장 등 실질적 장애요인에 대한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규제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안전, 주거환경, 형평성 등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생활형숙박시설 소유자들이 현실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비용으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