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오픈서베이 21일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 발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보수적으로 바뀌고 기준이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앞으로 투자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국내 AI(인공지능)분야의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잘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한 기술력이 없는데 AI만 달고 있다고 해서 투자가 잘 되는 건 아닙니다."(김종우 서울경제진흥원 창업본부장)
"글로벌 시장을 다녀보니 한국의 창업과 관련된 정부지원과제가 굉장히 잘 돼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반면 서류절차라던지 과제를 집행할 때 준비할 것들이 많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양날의 검이 아닐까 싶어요."(정영현 코르카 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관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 기자간담회가 21일 강남 스타트업얼라이언스&Space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을 비롯해 김종우 서울경제진흥원 창업본부장,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 정영현 코르카(Corca)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스타트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향후 전망을 내놨다.
최근 몇 년 새 스타트업 투자가 소극적으로 바뀐 것에 대해 김 본부장은 "과거에는 펀드를 결성하면 바로 투자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투자 속도가 느리다”며 “VC 업계에서 이전보다 기업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용관 대표는 미래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투자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과거 바이오 신약, IT 서비스가 대세였다면 최근 항공, 소부장 분야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앞으로도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날 2014년부터 매년 오픈서베이와 공동 시행해 온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의 인식과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9월 13일부터 27일까지 총 15일간 오픈서베이와 리멤버(창업자, 투자자)를 통해 진행됐다. 창업자 250명, 투자자 200명, 대기업 재직자 200명, 스타트업 재직자 200명, 취업준비생 200명이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조사 대상에 ‘투자자’를 새롭게 추가했으며 특별 주제로 ‘AI 관련 인식’을 조사했다.
창업자·투자자 모두 투자 시장 위축 체감이번 조사에 따르면, 창업자·투자자 10명 중 6명(각각 63.2%, 64.0%)은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지난해(2023년) 대비 위축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투자 유치/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창업자 48.4%, 투자자 53.5%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이같은 투자 시장 혹한기에 스타트업이 취해야 할 대책으로 창업자는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53.2%)’, ‘정부지원사업 등 추진(49.6%)’을 꼽은 반면, 투자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흑자 사업에 집중(60.0%)’, ‘기업 비용 절감(55.5%)’을 꼽았다. 창업자에 비해 투자자들은 투자 혹한기 리스크에 스타트업들이 더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4.6점으로 지난해 52.5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정부가 시급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과제로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2%)’ ‘각종 규제 완화(19.2%)’가 꼽혔다. 투자 활성화 관련 응답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는 지난해 대비 6%p 감소했다.
투자자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5.8점으로 창업자보다 약간 높았다. 투자자 역시 정부가 시급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과제로 ‘각종 규제 완화(26.5%)’,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5.0%)’를 꼽아,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실력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찾아 글로벌로 나가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지원금에 의존하며 버티는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글로벌 저금리로 발생했던 거품이 완전히 꺼지면서 창업에 진심인 사람들만 남았다"고 밝혔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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