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메이퇀은 한국의 배달의민족처럼 처음엔 음식료 배달로 시작했지만 이젠 다양한 매장과 제휴를 맺고 문구·완구, 각종 생활용품에 이어 가전제품까지 즉시 배달하고 있다. 통상 주문 금액이 30위안(약 5950원)만 넘으면 별도의 배달비 없이 집에서 편하게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24시간 체제로 시간 구애도 받지 않는다. 자정 무렵 중국 베이징 왕징에서 만난 한 메이퇀 라이더는 “탁상시계 건전지부터 여성 속옷까지 시간 상관없이 주문이 들어오고 바로 배달하고 있다”며 “사실 야간 시간이 더 바쁘다”고 말했다. 3000개 도시서 24시간 즉시 배달
메이퇀은 중국 전역 약 3000개 도시에서 즉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 30분에서 1시간 이내 제품을 배달 완료하기 위해 매장 전용 창고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프라인 매장 공간이 부족한 제조나 소매업체들이 즉시 배송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퇀 입장에선 제품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다.
현재 메이퇀이 보유한 창고 네트워크는 약 3만 개다. 오는 2027년까지 10만 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소매 업체와 제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무인양품이나 로손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을 통해서다.
메이퇀은 2018년 비식품 배달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라이더를 대거 고용했다. 메이퇀 라이더는 지난해 기준 줄잡아 750만 명에 달한다. 한때 대졸 이상 고학력 라이더가 38만 명에 달한다는 소문도 났다. 메이퇀 라이더의 소득은 지역이나 근무 일수, 주문량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해 6월 기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지역의 경우 7350위안에서 1만1014위안 정도로 형성돼 있다. 물론 중소 도시의 경우 평균 소득이 5500위안에서 7200위안 사이로 좀 더 낮은 편이다. 또 다른 메이퇀 라이더는 “통상 오후와 저녁에 두 차례 정도 러시아워가 있는데 이때만 배달 업무를 맡는 파트타임 라이더도 꽤 있다”며 “이런 경우엔 짧은 기간에 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 처우·레드오션화는 ‘고민’
갈수록 시장이 레드오션화하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알리바바는 음식 배달 앱 어러머를 통해 즉시 배송 시장에 뛰어들었고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은 2월 초 음식 배달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올해 5월 1일 이전에 입점하는 업체는 1년간 수수료가 0원”이라며 “식품 안전 등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수한 식당만 모집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렇다 보니 배송 속도 경쟁이 더 불붙고 있고 배달비 등은 점차 저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퇀은 선두주자 입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배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AI 투자,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다양한 프로모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메이퇀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창고 네트워크 확장과 더불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배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투자,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통해 즉시 배송 시장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들어선 중동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선 드론 배달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메이퇀이 산하 배달 플랫폼 키타를 통해 사우디에 진출하면서 드론 배달 사업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토니 추 메이퇀 국제사업 부사장은 “올해 말까지 사우디의 도시 이용자들이 더 편하게 키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사우디에 10억 리얄을 투자하고 운영, 마케팅, 영업, 기술 전반에 걸쳐 현지 인재까지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퇀은 오는 2029년까지 드론으로 배달되는 주문이 전체 주문의 최대 20%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김은정 한국경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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