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레스토랑들이 비만 치료제 확산과 가격 부담 위기에 대응해 음식 양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외식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대용량 메뉴 중심 문화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약 200개 매장을 둔 아시아식 퓨전 체인 '피에프창'은 지난해 기존 메인 코스보다 양이 적은 ‘미디엄’ 옵션을 도입했다.
또 패스트푸드 체인 KFC를 운영하는 크리스 터너 염 브랜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애널리스트 대상 설명회에서 미국 내 4천개 매장에서 “제공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산물 전문 체인 앵그리 크랩 쉑은 지난해 일부 음식의 양을 줄인 점심 메뉴를 출시하며 가격을 인하했다. 뉴욕의 고급 이탈리아 식당 투치는 비만 치료제 투약 고객을 겨냥한 ‘오젬픽 메뉴’를 선보였다. 예컨데 미트볼 3개를 제공하던 기존 메뉴 대신 1개만 제공하는 구성을 별도로 마련했다.
수프·샐러드·빵을 무제한 제공해온 이탈리아 음식 체인 올리브가든 역시 최근 미국 내 약 900개 매장에서 일부 메뉴의 제공량을 축소했다.
시장조사업체 블랙박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외식업계는 최근 5개월 연속 고객 수와 매출이 감소했다. 생활비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동시에 소고기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등 식재료·에너지·인건비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위고비·마운자로·오젬픽·젭바운드 등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외식 섭취량 자체가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분석가들은 외식업체들이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음식 양을 줄이거나 메뉴 구성을 재조정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싱크탱크 랜드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비율은 12%로 추산된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 조사에서도 해당 약물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가정 내 식사 비중이 높아지고, 외식 시 주문량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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