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1400원 초반 가능성 제기
엔화는 재정 우려와 해외 투자 확대 영향으로 약세 지속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7.2  사진=얀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7.2 사진=얀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원화가 주요 통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달러 약세보다 국내 펀더멘털 개선과 외환시장 수급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6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 6월 1600원에 근접했던 급등세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세가 진정되며 순매수로 전환되고 있고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성장률 전망 상향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도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ADR 관련 원화 환전 수요 기대와 중공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확대 등으로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도 늘어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업들의 원화 환전 수요가 지속 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미국의 물가 둔화세가 이어질 경우 연준의 긴축 우려도 추가로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400원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키움증권은 원화의 구조적인 강세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 상승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모멘텀 회복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의 AI 투자 확대 기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자산의 투자 매력이 여전히 높다는 의미로 한국 자산이 미국보다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가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달러 수요 역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가 기업들의 환전 수요를 바탕으로 단기 강세를 이어갈 수는 있지만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 되고 국내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해외 자산보다 높아지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엔화는 원화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차이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지만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일본 장기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이나 통화정책 정상화보다 재정 건전성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서 금리 상승이 통화가치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