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알아내는 가장 과학적 방법,
인기 미드 '라이 투 미'의 실제 모델, 폴 에크먼의 거짓말 판별법
사람을 읽는 기술: 폴 에크먼의 거짓말 심리학
폴 에크먼 지음 | 이아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만2000원
상대가 말하면서 눈을 피한다. 목소리가 갑자기 떨리고 평소와 다른 몸짓을 보인다.
우리는 상대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진심을 판단하려 하지만 그 판단은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인간관계에서 신뢰와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다. SNS의 확산으로 온·오프라인상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동시에 불신과 오해도 증가했다. 직장에서 거짓말을 걸러내야 하고, 협상에서 상대의 진짜 의도를 알아야 하며, 가정과 친구 관계에서도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을 읽는 기술’은 40년 이상 인간의 감정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심리학자 폴 에크먼이 거짓말과 진실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미국 폭스TV의 범죄심리 드라마 ‘라이 투 미(Lie to Me)’의 실제 모델인 저자는 FBI와 CIA 등의 심리 분석 자문가로도 활동했다. 1978년에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얼굴 움직임 부호화 시스템(FACS)’을 개발해 표정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단순한 심리 분석 팁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에 철저히 기초한 표정에서 사람 심리를 읽는 방법을 설명한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광범위하면서도 체계적이다.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까? 거짓말의 유형은 어떻게 분류할까? 거짓말이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거짓말을 탐지할 때는 어떤 신호를 봐야 할까? 거짓말 탐지에도 함정이 있을까? 같은 질문에 과학적 해석과 일상 적용법을 알려준다.
거짓말 행동으로 오인되는 눈을 피하거나 말을 더듬는 행동만으로 거짓말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저자는 말과 목소리, 표정, 몸짓, 호흡, 안색 등 다양한 정보를 함께 살펴야 하며 무엇보다 긴장이나 두려움을 거짓말의 증거로 오인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 역시 의심받는 상황에서는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 목소리, 몸짓에 숨겨진 거짓의 신호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드러난다.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표정의 변화, 목소리의 떨림, 손동작의 작은 움직임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누구나 상대의 진짜 의도와 감정 상태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일상의 사소한 거짓말부터 부부와 연인의 대화, 면접과 협상, 범죄 수사, 정치와 외교에서 벌어진 역사적 거짓말까지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왜 어떤 거짓말은 쉽게 들키고 어떤 거짓말은 성공하는지, 사람들은 왜 명백한 거짓말을 믿고 때로는 진실을 의심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사람을 읽는 기술’에서 ‘사람 읽기’는 상대의 거짓말을 잡아내는 요령을 뜻하지 않는다. 미세한 표정과 행동을 관찰하는 목적은 상대를 의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의도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에크먼은 거짓말 탐지 능력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배울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거짓과 진실이 혼재한 현실 속, 신뢰와 소통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가 되었다. 사람을 제대로 읽고 싶은 것은 어쩌면 본능일지 모른다. 이 책을 통해 거짓말 이면에 깔린 인간 심리를 이해하고 진정한 인간관계의 해법을 얻기를 바란다.
글=이성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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