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총 지출, 332조원 늘어날 전망
지난 3개 정부 합친 것보다 많아

이재명 대통령.  사진=한국경제신문
이재명 대통령. 사진=한국경제신문
정부가 820조9000억원에 이르는 내년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4년 뒤 ‘지출 10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중기 재정운용계획을 내놨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3대 메가프로젝트 등 미래 성장동력과 청년·지방 등에 집중 투자해 잠재성장률의 반등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의결했다. 내년 총지출은 820조 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727조 9000억원)보다 93조원(12.8%) 늘어난다. 증가율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 확장재정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가 있다. 내년 국세수입은 584조 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390조 2000억원)보다 194조 2000억원(49.8%)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법인세와 소득세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확장재정 기조는 내년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지출을 연평균 8.4%씩 늘릴 계획이다. 총지출은 2028년 894조6000억원, 2029년 957조4000억원을 거쳐 2030년 1005조2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선다.

이재명 정부 5년 동안 늘어나는 총지출은 약 332조원이다.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 13년간 늘어난 지출액 348조원과 맞먹는 규모다.

나랏빚도 계속 늘어난다. 국가채무는 올해 1413조8000억원에서 내년 1519조8000억원으로 106조원 증가하고, 2030년에는 1734조1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낮아지고, 2030년에도 49.0%로 50% 아래를 유지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관건은 반도체 호황이 꺾인 뒤에도 이 같은 지출 증가세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지금의 재정수지 전망은 2028년 이후에도 매년 3%의 경상성장률이 나와 법인세 수입 등이 증가할 것을 전제로 계산됐다. 내년 세수 급증이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소득세 증가에 크게 기대고 있는 만큼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세입 여건도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정부도 세수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하고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사용한다. 나머지 104조4000억원은 향후 세수 급변 등에 대비한 여유자금으로 남겨둘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