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호위함 후보에 한국 충남급…한화, 美 조선소 보유 강점
미 해군이 해외 건조를 추진하는 차기 호위함 후보에 한국의 충남급(울산급 배치-Ⅲ)이 포함됐다. 일본의 모가미급 수출형과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급도 함께 검토 대상에 올랐다.

미 해군 전문매체 USNI 뉴스는 1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해군이 이들 3개국의 호위함 설계를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충남급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FFM) 수출형,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급 유도탄호위함이 후보로 거론됐다.

훙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윌리엄 마한 해군 연구·개발·획득담당 차관보에게 수상전투함과 로로선(Roll-On, Roll-Off), 해상 통합화물 보급(CON­SOL) 유조선의 해외 조달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검토 시한은 오는 11월 12일이다.

충남급은 한국 해군의 최신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다. 3600톤급으로 인천급과 대구급을 잇는 차세대 호위함이다.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았고, 후속함은 한화오션과 SK오션플랜트 등이 건조하고 있다.

미 해군이 해외 조달을 검토하는 데는 미국 조선업계의 생산 능력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에 조선소를 새로 짓거나 기존 조선소를 인수한 외국 조선업체가 본국에서 일부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메모를 내놨다. 초기 함정을 해외에서 확보한 뒤 생산 기술과 방식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업체 가운데서는 한화오션이 주목된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현지 조선소를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해외 건조 대상이 미국 내 조선소에 투자한 외국 업체라는 점에서, 한국 설계가 채택될 경우 한화오션이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미국의 번스-톨레프슨법은 원칙적으로 미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제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대통령에게 주어진 면제 권한을 활용해 이번 해외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법을 없앤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면제 권한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의회 움직임도 변수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마련한 2027회계연도 국방정책법안 초안에는 대통령의 해당 면제 권한을 없애는 내용이 담겼다.

하원 군사위원회 초안에도 해외에서 건조된 미 군함 구매에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직 최종 법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국 조선소를 찾는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리처드 브레켄리지 미 해군 조선 분야 선임고문은 지난달 말 한국을 찾아 국내 조선소들을 둘러봤다.

앞서 미 국방부와 해군은 국내 조선업체에 전투함과 급유함 등의 건조 능력과 조건을 묻는 정보요청서(RFI)를 보냈다.

미 해군이 호위함을 서두르는 이유는 구축함 부족과 맞닿아 있다. 현재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맡고 있는 임무 가운데는 호위함으로 대신할 수 있는 작전도 적지 않다. 호위함을 확보하면 구축함을 고강도 작전에 집중 투입할 수 있다는 게 미 해군의 판단이다.

다만 아직 설계 후보를 고르는 단계다. 한국의 충남급이 선정되더라도 어느 조선소가 실제 건조를 맡을지, 해외에서 몇 척을 만들고 미국에서 어떻게 생산을 이어갈지는 추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