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핵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뉴스를 선별해 전달합니다.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중구 종로구 일대. 사진=한경DB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중구 종로구 일대. 사진=한경DB
‘쪼개기 상장’ 막히자…대기업 인적분할 급증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컸던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이 국내 대기업의 사업 재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6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올해 인적분할을 결정한 기업은 한화·현대홈쇼핑·카카오 등 10곳으로 2024년 8곳과 지난해 7곳을 이미 넘어섰다. 반면 물적분할은 2024년 27곳에서 올해 15곳으로 줄었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신설회사 주식도 같은 비율로 받아 물적분할보다 주주 권리 훼손 가능성이 작다. 기업들은 복합기업 할인 해소와 신사업 외부자금 유치, 계열 분리 등에 인적분할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6~2023년 인적분할 45건 가운데 분할 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이 분할 전보다 늘어난 사례는 11건에 그쳐 인적분할이 반드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발전 5사 ‘한국발전’으로 통합…재생에너지 조직 확대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공기업 5사가 2027년 10월 단일 법인 ‘한국발전’으로 통합될 전망이다.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한국발전은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자회사로 설립되며, 현재 임원 20명은 6명으로 줄어든다. 5개사 본사 인력 2400명 가운데 600명은 전국 3~4곳에 신설되는 지역 재생에너지본부로 재배치된다.

통합사의 발전설비는 53.076GW로 세계 14위 규모가 된다. 정부는 분산된 연료 구매와 발전설비 투자를 일원화해 비용을 낮추고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제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1만3400명에 달하는 직원의 임금·복지 체계 통합과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인력 재배치, 통합 본사 소재지 선정은 향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현대제철 美 전기로 첫삽…“탄소배출 70% 줄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짓는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에서 저탄소 철강 사업 확대 구상을 내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4일 현지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HPLS는 탄소배출을 기존 고로보다 70% 정도 줄일 수 있다”며 “직접환원철(DRI)은 사실 새로운 기술인데, 이 도전이 성공하면 또 다른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생산한 철강을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스페이스X 등 미국 우주기업에도 공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자동차용 철강 공급망을 넘어 로봇·우주산업까지 미국산 저탄소 철강의 수요처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EU 포장규제 시행 한 달…韓 수출기업 대응 비상

유럽연합(EU)의 포장·포장폐기물규정(PPWR)이 지난달 12일 시행됐지만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EU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포장재 재질과 유해물질 기준 충족 여부를 기술문서와 적합성선언서로 입증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EU 수출액은 701억달러(94조3600억원)에 달했고, 관련 수출기업은 10만곳을 넘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PPWR 규정과 관련해 중견, 중소기업이 혼선을 빚고 있다. PPWR의 세부 사항이 복잡하고 공급망 전반의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장품만 하더라도 용기·캡·펌프·라벨·상자 등 협력업체별 자료까지 확보해야 한다. 2028년에는 EU 공통 표시 기준이 확대되고 2030년에는 재활용성 등급과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기준도 본격 적용된다. 규정을 지키지 못하면 현지에서 수출이 거부될 가능성도 있어 기업들의 선제 대응이 요구된다.

네팔 대홍수, ‘손실과 피해 기금’ 첫 시험대

대홍수로 1250명이 숨진 네팔이 유엔 ‘손실과 피해 대응기금’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지난 1일 기금 공동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기후재난 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복구 비용은 최소 50억달러(6조7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실제 납입된 기금은 4억8500만달러(6500억원)에 불과하다. 기존 적격 지원 요청도 176건, 28억달러(3조7700억원)에 달하지만 아직 집행된 자금은 없다. 전문가들은 네팔 사태가 2024년 출범한 손실과 피해 기금이 대형 재난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英 노동당, 북해 신규 가스전 승인 가닥

영국 정부가 북해 잭도 가스전 개발을 이르면 이달 승인할 전망이다. 4일 가디언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아타 판불러 에너지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잭도 개발 승인을 권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로즈뱅크 유전 개발도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연내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잭도와 로즈뱅크는 각각 셸과 에퀴노르가 추진해온 사업으로, 최대 생산 시 영국 전체 석유·가스 생산량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영국 법원은 생산된 석유·가스의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까지 평가해야 한다며 기존 환경 승인을 취소했다. 노동당 정부가 에너지안보와 기후정책 사이에서 화석연료 개발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페인 “석유·가스 이익에 세금”…EU 기후기금 만들자

스페인이 석유·가스 기업의 이익에 신규 부담금을 매겨 유럽연합(EU) 기후적응기금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4일 로이터에 따르면 사라 아게센 스페인 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웝커 훅스트라 EU 기후담당 집행위원에게 전용 기금 신설과 함께 석유·가스 이익에 대한 부담금, EU 공동채무 등을 재원 조달 수단으로 제시했다.

스페인은 1980년 이후 EU가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입은 손실이 8220억유로(1284조21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기금과 함께 물·보건·인프라·농업 등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적응 목표를 만들고 5년마다 기후위험을 평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산불 진압 항공대를 포함한 상설 기후재난 대응체계 구축도 요구했다.

재생에너지 60% 스페인…이번엔 ‘배터리 절벽’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60%에 달한 스페인이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부족이라는 새로운 장벽에 부딪혔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급증으로 스페인의 전력가격은 올해 들어 9월4일까지 681시간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2025년 연간 기록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배터리 설치 용량은 400MW로 2030년 목표인 22.5GW의 2%에도 못 미쳤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망에 136억유로(21조2400억원)를 투자하고 저장장치 지원에도 20억유로(3조1200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탈탄소가 어렵고 전력망·ESS·전기화 투자가 동시에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