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AI...전문가는 늘리고 신입은 줄이고
은행권의 신규 채용 문이 좁아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디지털 전문인력에 대한 선호는 뚜렷해지고 있다. 영업 현장에 에이전틱(Agentic) AI를 선보이는 한편, 지방은행에서도 디지털 인재를 별도 채용하는 등 이 같은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올해 상반기 총 485명의 신입 행원을 공개 채용했다. 작년 상반기(595명)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4대 은행은 총 595명의 신입 행원을 뽑았지만, 올해는 400명대 후반에서 500명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신입 공채의 필요성이 점차 줄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핵심 원인은 금융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와 비용 효율화 추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뱅킹이나 인터넷 뱅킹 이용이 늘면서 창구 수신·출금 등 대면 업무 수요가 대폭 줄었다”며 “오프라인 점포도 더 늘리지 않다 보니 인력 수요 자체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채용 방식이 대규모 공채에서 AI·IT 등 전문 분야 중심의 실무형 채용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금융 환경 고도화에 따라 직무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채용에서도 AI·디지털 분야 인재 확보가 두드러진다. 하나은행은 AI·데이터 분석·디지털 신기술 분야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경력 정규직군을 신설했다. KB국민은행도 IT와 AI·플랫폼 개발 분야로 나눠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방은행에서도 나타났다. BNK부산은행은 2024년 50명 내외였던 채용 규모를 지난해 40명 내외로 줄였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계획하며 정보기술(IT) 직군 약 20명을 별도로 채용하기로 했다.

AI 도입은 실제 서비스 출시로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에이전틱 AI를 영업 현장과 고객 응대에 도입했으며, 올해 말까지 그룹 주요 59개 업무 영역에 300여 개의 에이전틱 AI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 역시 지난 6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퇴직연금 AI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운용 서비스를 출시해 포트폴리오 운용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은행원 임금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15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했다. 삼성전자(6300만원)보다도 850만원 높은 수준이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