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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 하이'에 중독된 사람들…산업 지형까지 바꾼다[러닝의 경제학③]
[커버스토리: 러닝의 경제학]1960년대 스포츠화 시장은 독일 업체가 장악하고 있었다. 제왕은 아디다스였으며 푸마도 만만치 않은 브랜드였다. 일본의 아식스도 나름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나이키(당시 블루 리본 스포츠)는 아식스 제품을 수입해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랬던 나이키가 반전을 만들어낸 계기는 조깅의 확산이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조깅 붐이 불자 나이키는 러닝화를 출시, 조깅 붐에 올라탔다. 아디다스는 머뭇거렸다. “조깅은 스포츠가 아니다”며 출시를 미뤘다. 1979년 선보인 최초의 쿠셔닝 운동화 ‘테일윈드’는 일반인은 물론 전문 운동선수까지 사로잡으며 본격적인 ‘나이키 시대’를 열었다.1980년대에는 마이클 조던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아디다스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며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 위세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러닝화로 일어선 나이키가 러닝화로 인해 제왕이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전 세계적으로 메가 트렌드가 된 ‘러닝(달리기)’ 흐름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자리는 호카, 온 등의 신흥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 불고 있는 달리기 열풍은 산업의 흐름까지 바꾸고 있다. ◆커지는 시장‘러너스 하이’에 중독된 러너들이 늘어나면서 ‘달리기’는 거대한 스포츠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러너스 하이는 미국 심리학자인 AJ 맨델이 1979년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달리기 애호가들이 느낄 수 있는 도취감을 뜻한다. 모든 힘을 다해 달리다 일정한 고통의 순간을 넘어서면 마치 모르핀을 투여한 것과 같은 효과를 불
2024.11.04 08: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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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뛰지 왜 러닝크루랑 같이 뛰냐고요?"…러닝열풍의 이유[러닝의 경제학②]
[커버스토리 : 러닝의 경제학]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러닝화 기업 온홀딩(온러닝)의 주가는 지난 1년간 74% 뛰었다. 러닝화 브랜드 호카를 보유한 데커스 아웃도어 역시 70.3% 상승했다.빅테크 대장주인 마이크로소프트(22.5%)와 애플(30.2%)의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다. 주가 상승세만큼 러닝에 대한 관심도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국내에서도 골프 열풍이 지고 러닝 열풍이 불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골프 카테고리 매출은 2022년 대비 감소했지만 러닝 카테고리는 35% 성장했다. 업계는 국내 러닝 인구를 1000만 명으로 추산한다. 이들은 왜 달릴까. 1. 건강 : 우울증 약 대신 ‘러닝’ 처방“사연 없는 러너가 없다.”서울에서 600명이 속한 트래블 러닝크루(TRC)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러너가 모여 있다. 이들 중 대다수가 30대 초반 직장인이다.문현우 TRC 크루장은 “병원에서 우울증 약 대신 ‘러닝’을 처방받고 크루에 가입한 이들도 있다”며 “번아웃이나 우울증으로 괴로워했던 직장인이나 이별을 겪고 힘들어 하는 이들이 러닝을 통해 아픔을 극복한다”고 말했다. 달리기가 항우울제보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에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스테르담 대학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 141명에게 16주 동안 달리기 요법과 항우울제를 처방한 결과 달리기를 처방받은 그룹에서 개선 효과가 더 컸다.달리기를 처방받은 환자군이 주 2~3회, 매회 총 45분 동안 운동을 시행한 결과 정신건강 지표와 신체건강 지표가 모두 상승했다. 반면 항우울제를 복용한 환자군의 정신건강 개선 지표는 달리기 처방
2024.11.04 07: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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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로 6000억원 버는 도시…러닝 열풍에 지역 경제도 들썩[러닝의 경제학①]
[커버스토리 : 러닝의 경제학]아마추어 러너들에게는 꿈의 메달이 있다.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보스턴·런던·베를린·시카고·뉴욕·도쿄)을 완주하면 수여하는 ‘6스타 완주자 메달’이다. 6개의 완주 메달을 목에 걸면 얻을 수 있는 ‘러너들의 드래곤볼’이다. 직장인 문진수(36) 씨 역시 6스타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도쿄, 베를린 마라톤을 완주했다. 문 씨는 “러닝은 노력하는 만큼 성취가 보이는 정직한 운동”이라며 “욜로를 지나 ‘갓생’(성장을 지향하고 남들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는 게 유행이 된 젊은 세대에게 러닝은 가장 적합한 운동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문 씨처럼 해외 마라톤 대회 참가를 원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러닝 전문’ 여행사까지 생겨났다. 러닝 전문 여행사는 각국 마라톤 대회 주최사의 공식 파트너사다.대회 티켓을 미리 확보한 뒤 트레이닝, 숙박, 대회 등 마라톤 일정을 함께하고 남은 시간은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정점을 찍고 있는 러닝 열풍을 보여주는 장면이다.지난해 설립된 러닝 전문 여행사 ‘클투’ 역시 해외 마라톤이 주력 상품이다. 클투는 지금까지 호놀룰루·파리·피렌체·시드니 마라톤 등 10개의 해외 런투어를 기획했고 약 400명의 러너가 참가했다. 이들의 목표는 기록이 아닌 완주. 해외 마라톤 여행 상품에는 전문 코치가 투입되고 러닝 트레이닝, 현지 페이서 역할을 하며 러닝 교육을 책임진다. 문현우 클투 대표는 “신청자 중 한국에서 풀코스를 뛰어본 적 없는 초보 러너가 절반 이상”이라며 “해
2024.11.04 07: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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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존재감 커지는 중국 가전…한국은 AI로 승부[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14년 전인 2010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가 열렸다. 주인공은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를 거치며 세계 가전업계의 승자가 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전시회장에서 가장 관람객이 많이 다니는 곳에 넓게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업체는 당시만 해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도시바,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아니었다. 중국 업체들이었다. 중국 기업의 성장과 침투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국의 가전 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선진국의 벽을 하나 하나 넘어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1990년대까지 세계 가전업계를 쥐고 흔들던 일본 업체들은 물론 전통의 독일과 미국 업체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진격에 하나둘 후퇴하고 말았다. 미국의 월풀 정도만 이들의 경쟁자로 남아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계 가전산업 지형의 변화는 한국 기업들이 조금도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4년 전 CES 현장에서 느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가전 시장 매출 1위는 중국 메이디그룹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의 주문자생산방식(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오랫동안 담당한 기업이었지만 지난 몇 년간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약진하며 상반기에만 40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해외 매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41.92%다.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단일 브랜드로 승부를 본 것은 아니지만 기술력까지 등에 업고 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산은 ‘싸게 사서 막 쓰다가 자주 바꾸는’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2024.10.28 0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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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제약·바이오, ‘글로벌 빅파마’ 꿈에 도전[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제약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유수의 ‘글로벌 빅파마’가 장악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성장성은 보장됐다. 중동과 우크라이나·러시아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급이 불안정해진 의약품은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그 와중에 올해 9월 미국 하원이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을 통과시키면서 연내 최종 의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법안의 골자는 미국 시민의 유전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해외 적대국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주요 대상은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중국 바이오기업이다. 2032년이 되기 전 이들 기업은 가장 규모가 큰 미국 시장에서 퇴출할 전망이다.기회를 포착한 국내 기업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기’에 나섰다. 조 단위 투자를 통해 생산 증설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제약사와 유사한 사업 다양화 및 수직계열화에 힘쓰는 추세다. 반도체 닮은 ‘초격차 전략’한국의 주요 수출상품은 바이오의약품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성장 과정과 경영전략은 반도체산업을 닮았다. 10여 년 사이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했고 연구개발(R&D), 생산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다.분야로 치면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역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메모리로 양분된 국내 반도체 업계를 떠올린다.각 분야의 대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도체의 미세공정, 클린룸 관리 노하우와 전폭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어느새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했다. 올해 시가총액
2024.10.28 08: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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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독주'…반도체 계절 가른 AI[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커버스토리 : 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글로벌 반도체 기업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겨울이라는 비관론과 봄이라는 기대감이 뒤섞였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과 나머지 기업의 양극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 격차가 13년 만에 최소 폭으로 좁혀졌다.실적도 희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썼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업의 본질 바뀐 반도체 시장HBM 시장을 장악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납품한데 이어 오는 4분기 12단도 공급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HBM4) 12단 양산을 계획하고 있고 2026년에 HBM4 16단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예측하고 있다. HBM 공급 과잉설에도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에도 AI 메모리 중심의 호실적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서 HBM 생산 비중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는 2028년까지 약 82조원가량을 HBM 등 AI 관련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 설비 증설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삼성전자는 혹한기를 지내는 중이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경영진이 사과문까지 냈다.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계절이 갈리는 이유는 AI 시대 메모리반도체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메모리반도체는 ‘가격’과 ‘시간
2024.10.28 07: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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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세계로 진격…위성기술로 우주강국도 노린다 [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방산·우주]K방산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현대로템·LIG넥스원)의 수주잔고가 올해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방산 수출 금액도 올해 목표 수출액인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에서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각국의 방산부문 지출 역시 증대되는 추세다. 그간 내수용으로 평가받던 한국 무기는 러·우 전쟁과 폴란드 특수에 힘입어 명실상부한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았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무기수출 시장점유율은 2018~2022년 기준 2.4%로 세계 9위다. 수출시장에서 미국(40%), 러시아(16%), 프랑스(11%) 3강을 제외하면 4위 중국(5.2%), 5위 독일(4.2%) 등과 점유율 격차는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의 ‘방산 수출 4대 강국’ 목표가 실현 가능한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K방산 수출 대상국도 2022년 폴란드 등 4개국에서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핀란드, 노르웨이 등 총 12개국으로 늘었고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다변화됐다.수출 성장을 견인한 K방산의 경쟁력은 좋은 품질과 낮은 비용이라는 압도적 가성비와 신속한 공급 능력에 있다. 오랜 남북 대치하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공장 자동화를 통해 축적된 제조업 역량이 바탕이 됐다.전 세계 10개국에서 운용 중인 베스트셀러 K9 자주포 가격은 경쟁품목인 독일 PzH2000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최대 방산시장인 미국 진출도 노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 육군과 자주포 현대화 사업(SPH-M) 추
2024.10.28 0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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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 격화하는데…‘4중 족쇄’ 차고 달리는 기업들 [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산업경쟁력은 기업만의 힘으로 갖추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아니 과거에도 각종 정책과 환경은 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그 강도가 심해졌다. 세계화의 종말과 함께 각국 정부는 경제전쟁에 직접 뛰어들었다.자국 산업에 도움이 된다면 과거 세계무역기구(WTO) 시절이라면 상상도 못 할 보조금을 뿌려대기도 한다. 경쟁의 축이 기업의 능력에서 이와 결합된 기업 환경으로 이전하고 있다.한경비즈니스는 창간 29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산업경쟁력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이 경쟁우위를 어느 정도 확보한 15개 산업 분야를 선정, 다양한 평가지표를 활용해 경쟁력 수준을 가늠해봤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산업 및 기업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정책, 규제, 조세, 금융시장 등 4가지를 통해 한국 산업경쟁력 수준을 점검했다. ① 정책 ‘반도체 강국’ 맞나…인허가 하세월에 첫 삽도 못 떠인적 역량과 가격경쟁력이 경쟁우위를 가늠하던 시대에서 첨단 기술력이 제조업의 경쟁력은 물론 경제안보까지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첨단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국가대항전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에 각각 360조원, 120조원을 들여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인데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들여 공장 4기를 짓겠다고 발표했으나 6년째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애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공사에 들어가 내
2024.10.28 0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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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엎친 데 인도·중동 덮쳐…친환경·탈탄소로 돌파하는 철강·석유화학 [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철강·석유화학]중국발 공급과잉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주요 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저가 밀어내기 수출로 한국 제조업의 허리 격인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포스코홀딩스의 철강부문 자회사 포스코는 2분기 영업이익이 4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3%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9% 감소했다.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최근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인데 이어 멕시코,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이 중국산에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다.한때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수십 년에 걸친 인프라 건설과 부동산 건설 붐이 끝나면서 중국 철강 경기도 구조적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세계 주요 10개국 중 가장 많이 쇳물을 생산한 국가는 중국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10억2000만 톤으로 세계 1위다. 전 세계 71개국 조강생산량이 총 18억5000만 톤인데 중국의 비중이 55%가 넘는다.2위는 1억4020만 톤을 생산한 인도다. 인도의 조강생산량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해 세계 10대 철강생산국 중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인도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 구축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아트마니르바르 바라트(자립 인도) 등의 제조업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인 만큼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지난해 한국의 대인도 5대 수출 품목(철강판, 반도체, 합성수지,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중 반도체 다음으로 많이 수출한 품목은 철강판이다. 지난해 22억7454만 달러를
2024.10.28 0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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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K조선 턱밑까지 따라온 中…“지금이 초격차 확보 골든타임” [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조선]한국 기업이 전 세계 2~4위를 싹쓸이하고 있는 산업이 조선업이다. 조선 강국인 한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급성장한 중국의 맹추격으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월별, 분기별로 엎치락뒤치락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주량은 중국이 3467만CGT(표준선 환산톤수), 70%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872만CGT(18%)로 2위다.최근 중국의 1·2위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의 합병이 임박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합병으로 출범하는 신설 국영 조선사는 자산 규모 75조원, 전 세계 조선 수주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는 ‘공룡 조선사’다. 세계 1위인 HD현대중공업의 4배에 달한다.중국은 그동안 정부 지원, 저가, 거대한 내수시장을 무기로 기술 장벽이 높지 않은 컨테이너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왔다. 문제는 중국의 가파른 질적 성장세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해 암모니아, 메탄올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높아진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중국 조선 공룡 탄생을 계기로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해 기술력을 축적한다면 K조선에 대한 추격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에서 중국은 한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조선업의 한&m
2024.10.27 0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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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없으면 사상누각”…다시 온 책의 시간, 부흥의 조건 [책이 돌아왔다③]
[커버스토리 : 책이 돌아왔다③]“어차피 출판계는 문학동네 책 사는 사람 10명, 창비 책 사는 사람 10명, 민음사 책 사는 사람 10명, 셋 다 합치면 12명 정도 되는 시장이다….”최근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은 출판사 한 관계자의 ‘웃픈’ 이야기는 도서출판업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4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이 책이든 전자책이든 책을 한 번이라도 읽은 사람이 10명 중 4명인 게 한국의 현실이다. 그런 시장에서 출판사의 주가가 상승하고 책을 사기 위해 책방의 영업시간 전부터 줄을 길게 선 모습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진풍경이었다.일각에선 10명 중 넷이 책을 읽는 한국 사회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고 한편에선 “노벨상 탔다니깐 갑자기 책 산다고들 난리?”라며 작심삼일을 비판하는 글도 보인다.그러나 이것도 어디냐 싶다는 반론이 우세하다. ‘책 읽는 사회’가 유익하다는 건 책을 읽지 않는 이들도 동의한다. 이 일로 12명이 13, 14명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가을은 독서의 계절, 마침 시기도 좋다. 독서절벽 사회에 수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우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스타의 탄생일단 시작이 좋다. ‘초거대 인플루언서(영향력이 있는 사람)’ 한강의 탄생이다.현대사회에서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의 제안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디토 소비’는 소비문화의 한 축이 된 지 오래다. 가수 임영웅이나 BTS의 한마디에 해당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시대다.책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엔 걸그룹 뉴진스의 신곡 뮤직비디오에 멤버 민지가 고전 ‘순
2024.10.20 1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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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세계 문학의 수용자에서 전파자로” [책이 돌아왔다②]
[커버스토리 : 책이 돌아왔다②]“한국문학이 세계 문학의 수용자에서 전파자로 확정되는 역사에 섰습니다.” 오형엽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겸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회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이같이 평가했다.2010년대 이후 한국이 세계 문화의 주역에 섰지만 이번 노벨문학상으로 명실상부 한국문학이 K콘텐츠와 함께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한국인에게 노벨상은?지구상 6대 부문에서 인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되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전 세계 모든 이들이 노리는 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노벨상은 조금 더 특별한 의미다.무려 1923년부터 한국인의 ‘노벨상 집착’이 기록으로 나타나는데 당시 동아일보는 “세상에 명예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노벨상을 타는 것 같이 명예로운 일은 없다. 조선인으로서 노벨상을 탈 만한 사람이 출생하기까지는 지식계급이 아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겠다”고 썼다.이후엔 역대 대통령마다 ‘노벨상’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2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 이후 번번이 낙방했다. 매년 10월 노벨상 수상 발표 시즌이면 ‘한국에선 왜 노벨상이 안 나오나’가 아고라에 올랐다. 한국이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강국으로 발돋움했다지만 노벨상이 갖는 의미가 선진국의 또 다른 증표와 다름없었기 때문이다.이번 한강 작가(이하 한강)의 문학상 수상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문학 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고 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다”고 축하했다.국민들도 내일처럼 기뻐했다
2024.10.20 10: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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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다이소이자 새로운 쇼츠다"[책이 돌아왔다④]
[커버스토리 : 책이 돌아왔다④]서점과 사무실을 겸하고 있는 곳에서 가끔 지인들과 저녁을 하고 술을 마신다. 그날은 오랜만에 판교에서 오신 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요즘은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면 할수록 지친다.정보라는 것이 어떤 취득의 성취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나쁜 마음에 동참하는 것 같아 불편해질 때가 많은 까닭이다. 그날도 그랬다. 어떤 논픽션도 픽션을 따라갈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그렇다며 얘기하다 결국 옛날 얘기로 갔다가 건강 얘기로 넘어가는 중이었다. ‘허걱, 이건 뭐지’ 하는 마음이 스쳤다. “한강이라는데.” “뭐가 한강이에요?” “그게 아니라 노벨문학상 한강이래.” “정말요.”다들 스마트폰으로 손과 눈이 돌아갔다. “어, 정말이네요.” 반신반의에서 탄성과 환호로 바뀌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좋은 일이 생겼다. 오랜만에 좋은 일로 대취했다. 다들 그랬다. “이게 얼마만인가.” 다음 날 아침은 금요일로 서점에서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9시에 수업을 하고 10시에 문을 여는데 문밖에서 벌써 기척이 있다. 어젯밤 ‘이런 작가들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코너에 한강 작가의 책을 주로 둔 것을 자랑한 포스팅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사진에 책이 포착된 것이다. 맨 먼저 오신 분은 배우였는데 소중하게 읽겠다면서 책을 사서 감싸안고 가셨다. 그 뒤로도 전화 벨이 많이 울렸다. “한강 작가 책 있어요? 살 수 있어요?” 며칠간 서점하면서 큰 호사를 누렸다. 작가의 거주지가 있고 직접 운영하는 ‘책방 오늘’이 있는 서촌은
2024.10.20 08: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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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전부터 독서는 섹시했다…2030이 책 읽는 이유[책이 돌아왔다①]
[커버스토리 : 책이 돌아왔다①]‘짧은 영상’이 지배하는 시대에 긴 글이 팔리고 있다. 한강 작가가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출판계에는 역대급 호황이 찾아왔다.대표작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 작가의 책들은 10월 10일 수상 발표 이후 엿새 만에 100만 부 넘게 팔렸다. 출판 부수가 감소하면서 힘겨운 시간을 겪은 인쇄소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고 명품매장 대신 서점 앞에 오픈런이 늘어섰다.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에 선정된 10일부터 6일간 종이책은 248만2904부 팔렸다. 직전 6일 대비 약 80% 증가한 수치다. 금액으로 치면 255억원에서 392억원으로 53.7% 늘었다. 긴 글 뒤에는 ‘주의’ 표시가 따라붙고 학생과 성인의 문해력이 동시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독서열풍을 반가워하는 이들이 있다. 지지부진하던 출판주와 제지업체 주가가 뛰었고 서점도 모처럼 호황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한강으로 인해 폭발한 독서열풍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가 독서라는 아날로그에 매료되고 있기 때문이다.짧은 글과 짧은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깊이 있는 문장과 읽기 행위는 ‘과시’의 지위까지 얻었다. 숏폼의 시대에 긴 글이 팔리는 이유를 살펴봤다. 1. K콘텐츠가 쌓은 축적의 시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전 세계 서점가가 바쁘게 움직였다. 영국 런던 최대 서점 ‘포일스’엔 한강 특별 코너가 마련됐다.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받은 프랑스판 ‘작별하지 않는다’도 매진 행렬을 이어가
2024.10.20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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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역대급 접전…펜실베니아가 승부 가른다[트럼프vs해리스 정책해부②]
[커버스토리 : 트럼프vs해리스 정책해부②]역사상 가장 치열한 미국 대선이 벌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1964년부터 2020년까지 모든 미국 대선에서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5%p 앞선 기간이 3주 이상 이어졌지만 이번 대선 기간에는 이 정도 격차가 벌어진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올해 승자를 가를 경합주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s)는 7곳(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이다. 쇠락한 공업단지 러스트벨트와 기후가 온화한 남서부의 선벨트가 그네를 타듯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며 선거의 키를 쥐고 있다.경합주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이 대통령 선거를 결정하는 선거인단 때문이다. 미국은 대선에서 주마다 유권자가 선거인단을 뽑고 그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한다. 선거인단은 하원의원 수와 상원의원 수를 더한 535명에 컬럼비아특별구인 워싱턴DC에 배정된 3명을 합해 총 538명이다. 이 중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당선된다.7개 경합주를 제외한 지역은 민주당 표와 공화당 표가 전통적으로 정해져 있다. ‘블루월(Blue wall)’과 ‘레드 스테이트(Red states)로 불리는 이 지역의 표심은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한국의 투표지형이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것과 비슷하다.현시점에서 7개 경합주를 제외하고 민주당이 226명, 공화당이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에서 최종 승리하기까지는 절반 이상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하는데 민주당 텃밭, 공화당 텃밭을 각각 합해도 270이 나오지 않는다.아직 표심을 정하지 않은 경합주가 승자를 결정하는 구조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여론조사 평균을 분석한 결과 7개 경합주에서
2024.10.14 11: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