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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어답터 의사·환자가 만난 리프팅 산업…수출 효자로"
[커버스토리 : 왜 땡기는가②-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인터뷰]한국 리프팅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1년 동안 고공행진했다. 클래시스 주가는 47% 뛰었고 기업가치는 3년 만에 6.5배 늘었다. 휴젤은 81%, 파마리서치는 무려 178% 급등했다. 각각 리프팅 레이저, 보톡스, 스킨부스터를 대표하는 대장주다. 증권가에서는 리프팅 시술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용 시장이 새로운 수출 효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에너지 기반 리프팅 장비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 한국 등 3개국 정도다.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세계 시장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의사, 제조 인프라를 갖춘 산업 특성이 만난 결과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 소비, 해외 판매에 이어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의 수요까지 겹쳐 미용 의료기기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박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의 10%가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에 왔다”며 “의료 관광 소비금액만 1조300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소비금액의 52%가 피부과에 쓰였다”고 말했다.성형외과 중심이었던 의료관광이 피부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의료관광이 확대되면 주변 소비까지 포함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며 “피부과 자체 시술비용에 숙박·항공 등 연계 효과가 크고 수출 효자 산업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리프팅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의료진과 소비자 모두의 역할이 컸다. 국내 의사들은 새로운 기술과 장비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환자들의 내원 빈도 또한 많아 신제품에 대한 피드백
2025.05.12 08: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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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마지 할까 울쎄라 할까” 돈으로 사는 젊음, 리프팅 시장 고속성장[왜 땡기는가①]
[커버스토리 : 왜 땡기는가①]미용 의료기기 기업 클래시스는 지난해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이익률도 49%에 달했다.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시술 장비인 ‘슈링크’다. 비슷한 장비를 만드는 비올(62%), 원텍(30.2%) 등도 불황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이들은 모두 리프팅 레이저 장비 제조업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리프팅’ 시장의 선두주자들인 셈이다.리프팅은 말 그대로 당기는 것이다. 노화나 탄력 저하로 처진 피부를 끌어올리고 채우는 장비가 이들의 주력 제품이다. 최근 3년간 리프팅 시장 주요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연평균 45%를 넘어섰다. “여성 세 명이 모이면 리프팅 얘기가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장은 폭발하고 있다. 피부 노화를 늦추고 젊어 보이겠다는 한국인들의 욕망이 탁월한 장비 제조 기술을 만난 결과다. 또 뛰어난 손기술을 갖춘 의사들은 시장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가격은 낮아지고, 기술은 좋아졌다“청담·강남권 피부과 환자 10명 중 8명은 리프팅 시술을 받으러 와요.”미용 시술 수요가 높은 청담, 압구정, 강남권 피부과는 색소나 여드름 치료보다 리프팅 시술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리프팅의 원리에 대해 의사들은 “오징어 굽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오징어에 열을 가하면 쪼그라 들고 팽팽해진다. 이처럼 사람의 피부 속으로 열 에너지를 전달해 피부를 수축시킨 후 지방을 태우거나 진피층의 콜라겐 재생을 촉진하는 장치를 EBD(Energy Based Device) 장비라고 부른다.리프팅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적 시술은 아
2025.05.12 08: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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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지는 글로벌 고객층…성장하는 K-보톡스[왜 땡기는가③]
“안 맞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맞은 사람은 없다.”19세기 독일서 수많은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던 상한 소시지 속 식중독균의 독성이 발견된 지 무려 200년이 지났다.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 일명 보톡스의 이름이 검은 소시지를 뜻하는 라틴어 ‘보툴루스’에서 비롯한 것은 이 때문이다.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주름 개선 및 미용 목적으로 승인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은 20년이 넘는 임상, 연구가 축적되며 가장 안전하고 대중적인 미용성형 제품으로 성장했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미용 시술 시장의 46.3%를 보툴리눔 톡신이 차지하고 있으며 HA 필러(29.0%), 제모(8.4%)가 그 뒤를 잇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도 2000억원을 넘겼다.국내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보톡스 산업을 이끄는 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 ‘빅3’가 지난해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독과점을 깨뜨린 K-보톡스는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 나보타를 필두로 휴젤 보툴렉스까지 글로벌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높은 진입장벽 깨는 K-보톡스보툴리눔 톡신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체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방출되는 것을 차단해 근육을 마비시키는 신경 독소의 일종이다. 1g만으로 거의 10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므로 탄저균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화학무기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노그램(ng, mg의 100만분의 1) 단위의 극소량을 사
2025.05.12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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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경제 정책, 누가 판을 짜는가 [논쟁 실종된 대선]
[커버스토리 : 정책은 안녕하십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발표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 인선은 단순한 선거 조직이 아니다. 인수위가 없는 ‘6·3 장미 대선’에서는 차기 정부의 사실상 그림자 내각으로 기능한다. 경제·산업·외교 등 주요 분야 자문 인사들은 공약을 설계하고 메시지를 조율하는 정책의 사전 설계자다. 이재명의 사람들, 그중에서도 경제 라인업에 주목했다. 민주당은 4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좌우 인사를 망라하는 선대위 1차 인선(이후 3차까지)을 발표했다. 이번 인선은 당 내부는 물론 진보와 중도·보수까지도 아우르며 안팎으로 통합을 강조했다.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국민 대통합’을 핵심 메시지로 내건 만큼 선대위에도 좌우 진영이나 계파를 가리지 않고 비명계부터 보수까지 다양한 인사가 두루 포함됐다.민주당은 선대위 핵심 기조로 ‘민생 현장’과 ‘경청’을 꼽았다. 이 후보는 출범식에서 “우리가 국민에게 뭘 요구하기보다 뭘 원하는지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법 개정, 주 4일제, 트럼프발 고관세 리스크 대응 등 이재명 후보가 언급한 굵직한 경제 의제는 누구의 손에서 구체화되고 있을까. 정년연장과 상법개정안김동명·홍성국총괄선거대책위원장 7인에서 주목할 경제 인사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다. 노사정 사회적 합의 기반의 주 4일제 모델 설계, 정년연장, ‘노란봉투법’ 등 노동자 권한 강
2025.05.11 08: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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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기업·근로자 세금 줄이고 GTX 전국에 깐다[논쟁 실종된 대선]
[커버스토리 : 정책은 안녕하십니까?]이번 대선은 역대급이다. 여러가지 의미로. 우선 치열한 유세전이 사라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만 유세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민의힘은 초유의 후보교체 사건이 무산되고, 김문수 후보가 자격을 되찾았다.국민의힘 내홍, 대법원의 개입 등으로 별로 없던 정책에 대한 관심마저 사라졌다. 과거 언론들은 입버릇처럼 떠들어댔다. "정책을 비교하고 투표하라."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말 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한국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공론장이 되는 것을 기대하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후보들의 경제정책을 짚어보는 이유는 차기 지도자가 이끌 한국 경제의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을 0.2%로 제시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여기에 미국과의 관세·환율 갈등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가 쌓이고 쌓여 터지기 직전이라는 경고는 이어진다. 이를 타개할 대책이 후보들에게 있을까. 대선주자별 경제공약을 해부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된 김문수 후보를 사퇴시키고 한덕수 후보로 대체하려 했지만, 이 같은 시도는 10일 당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김 후보는 제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는 11일 막판 후보등록을 하게 됐다. 김 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경제 공약 전면에 내세웠다.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 성장을 유도하고 고용을 늘려 민간 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에 ‘기업민원담
2025.05.11 06: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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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서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만들다[부처, 깨달음이 트렌드가 되기까지]
사찰이 달라지고 있다. 기도의 장소였던 사찰은 이제 문화콘텐츠이자 쉼의 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템플스테이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이고, 세계적 셰프들이 사찰음식을 배우러 찾아온다. 불교 철학은 카페 인테리어로 들어가 일상에 조용히 스며든다. 서울 곳곳 불교 ‘핫플레이스’로 진화 중인 현장을 직접 찾았다. 열린 문화의 공간 진관사서울 은평구 북한산 초입 ‘하나고·삼천사·진관사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은평한옥마을이 있다. 전통찻집, 기념품 가게, 미술관, 박물관 등이 이어진 이 길은 북한산 능선을 배경으로 걷기 좋다.화요일 오후 2시. 유모차를 끄는 부부, 등산복 차림의 중년들,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이들이 한옥마을을 거닐고 있었다. 한옥마을에 난 길을 따라 900m쯤 걷다 보면 진관사에 닿는다.진관사 안에는 전통찻집 ‘연지원’이 있다. 쌍화차의 진한 향이 문밖까지 퍼진다. 대추차, 오미자차, 연꽃빵, 팥빙수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어 찻집만 따로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날도 실내 한옥 좌석, 마당, 온실 자리까지 대부분 자리가 차 있었다. “진관사만 오면 꼭 쌍화차를 먹고 싶어”라는 말이 귓가를 스쳤다.찻집과 오층석탑을 지나 걷다 보면 홍제루에 이른다. 홍제루 아래로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머리 위를 덮는다. 연등 아래에는 ‘가족 건강’, ‘만사형통’, ‘소원 성취’ 같은 염원이 적힌 소원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시기, 대웅전 앞에서는 관불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작은 국자로 아기 부처의 어깨에 물을 붓고 합장했다. 맑은
2025.05.05 1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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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부처님, 저는 오늘도 무소유하러 가서 풀소유하고 말았습니다”[부처, 깨달음이 트렌드가 되기까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그냥 스님 따라가면 나오겠지.”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불교박람회장을 찾던 한 20대 여성 무리가 이같이 말했다. 앞서 걷는 승복 차림의 스님을 따라가니 비가 오는 날씨에도 ‘오픈런’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긴 대기 끝에 입장한 박람회장 안에는 ‘힙한’ 2030 취향 콘텐츠들이 가득했다. 비건 음식부터 인센스 향, 밀크티, 리사이클링, 도자기, 레트로 감성까지 ‘요즘 유행’은 다 모여 있었다. 초등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어우러진 행사장 곳곳에서 ‘극락도 락(Rock)이다’, ‘응~ 수행정진하면 돼~’ 같은 불교 ‘밈’이 적힌 굿즈가 눈에 띈다. ‘무소유하러 갔다가 풀소유로 돌아온다’는 소문에 걸맞게 방문객들의 손에는 굿즈 쇼핑백이 한가득이다.한쪽 부스에서는 태블릿으로 찍은 사진에 AI 필터를 입히는 ‘AI 출가체험’이 한창이다. 머리를 밀고 승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관람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조계종에 따르면 4월 3~6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방문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불교박람회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끈 것은 2024년부터다. 총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13만 명에 달했다. 당시 방문객들의 후기가 SNS에 퍼지면서 유행으로 번졌다. 2025년에는 사전등록자 4만 명, 누적 방문객이 20만 명에 이르며 종교 행사 최초로 오픈런을 만들었다. 올해 역시 박람회장은 2030으로 가득했다. 불교신문에 따르면 2년 연속 전체 참여 인원 가운데 2030이 약 70% 이상을 차지했다.젊은 세대에게 불교가 ‘힙한 종교’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2025.05.05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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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도 감탄한 스님 "불교가 힙해도 되냐고? 부처도 죽이라 가르치는 종교"[부처, 깨달음이 트렌드가 되기까지]
[커버스토리 : 문광스님 인터뷰]“스님께서 해석을 너무 잘해주셔서 저는 이제 이거(ZEN)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려고요.”가수 제니는 올해 불교를 주제로 한 노래 ‘ZEN(젠)’을 들고 나왔다. 가사에 담긴 메시지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불교적인 상징성을 담고 있었다.이 뮤직비디오만큼이나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문광스님이 불교적 관점에서 제니의 뮤직비디오를 해석한 영상은 조회수 46만 회를 기록했다.짧은 쇼츠 영상은 150만 조회수를 넘겼고 댓글엔 “해석도 기획도 힙하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제니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영상에 대한 소감을 남겼다.불교가 하나의 트렌드이자 문화가 된 데에는 조계종의 역할이 컸다. 젊은 세대의 방식으로 소통했고 현대인에게 필요한 불교의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지난 4월 23일 문광스님을 만나 “종교가 이렇게 힙해져도 되는 건지” 물었다. 스님이 답했다. “불교는 원래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문광스님과의 일문일답. -최근 젊은 세대가 불교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불교는 기본적으로 ‘믿어야 한다’는 강제성이 적은 종교입니다. 절대자나 유일신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안에 ‘불성’, 즉 부처를 갖고 있다는 거죠. 외부의 석가모니보다 내 안의 부처를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내 안에 이미 답이 있다’는 철학이 사람을 자유롭게 해줍니다. 종교는 결국 인간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불교 철학 중 청년들이 특히 공감하는 메시지가 있다면요.&nb
2025.05.05 1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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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 대신 위로로…MZ의 ‘안전지대’가 된 불교[부처, 깨달음이 트렌드가 되기까지]
올해 4월 코엑스에서 열린 불교박람회에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개장 2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고 4일 동안 20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작년의 2배 수준에 달하는 인파가 불교문화를 즐기기 위해 모였고 이 중 80%가 2030세대였다.부처님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 하나를 사는 데도 30분 대기는 기본이었다.기존 종교 박람회의 틀을 깨고, 불교의 포용성과 개방성을 앞세워 젊은층의 관심을 끌어모은 결과다.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선명상’ 템플스테이는 접수와 동시에 정원이 마감되며 화제를 모았다.불과 5년 전만 해도 힙한 불교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인이 급격하게 줄었고 불교 역시 탈종교화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빠르게 얻고, 짧게 즐기는 게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깨달음을 주는 불교 철학이 다가가기는 어려워 보였다. 2023년 불교가 사찰을 벗어나면서 젊은 세대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국인 3분의 2가 무종교인 시대에 불교를 향한 대중들의 호감도는 상승했다.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65%가 ‘최근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불교가 떠오르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응답자 66.8%와 30대 응답자 70.4%가 불교의 인기가 ‘체감된다’고 응답했다.젊은 세대를 공략한 불교의 포교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종교를 갖지 않는 비종교인도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로 ‘불교’를 꼽았다. 비종교인 62%는 ‘향후 믿어볼 의향이 있는 종교’가 불교라고 답했다.불교 신자도 치솟았다. 트렌드모니터 설문조사 결과 불교 신도는 2016년 25.2%에서 2024년 30.6%까지 늘
2025.05.05 09: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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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54년, 그 이면의 시험대…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의 무거운 균형[2025 파워금융인30]
[커버스토리 : 2025 파워금융인30]신영증권은 위기다운 위기를 겪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위기는 더욱 뼈아프다.지난해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리스크로 줄줄이 흔들릴 때 신영증권은 끝내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1971년 이후 단 한 해도 적자를 내지 않으며 54년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온 회사. 지금 그 중심엔 황성엽 대표가 있다.1987년 입사 후 자산운용, IB, 경영관리까지 전 부문을 두루 거친 정통 신영맨. 2014년 두산밥캣 IPO 주관을 성공시키며 ‘숨은 IB 강자’라는 신영의 별칭을 만들어낸 그는 2020년부터 CEO로서 회사를 지키고 있다. 도약보다 단단함으로, 위기를 피한 리더십이 그의 강점이었다.그러나 신뢰는 한순간의 실수에도 금이 간다.2024년 신영증권은 홈플러스 ABSTB(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 사태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무결점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직접적인 책임은 발행 주체인 홈플러스에 있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는 신영’조차 피해 갈 수 없었다는 사실은 투자자에게 더 큰 충격이었다.신영증권은 해당 자산유동화증권을 공동 발행한 다른 증권사들과 함께 홈플러스와 경영진을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들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면서도 발행을 강행하고 기습적으로 회생절차에 돌입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후 대응만으로는 복구되지 않는 것이 바로 신뢰다.그럼에도 황성엽 대표는 올해도 ‘파워금융인 30’에 이름을 올렸다.전년 대비 실적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 순이익을 지키며 흔들림 없는 수익 구조와 운용 전략을 입증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2025.04.29 07: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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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1세대에서 IMA 1호 도전까지…김성환 한투증권 대표의 확장 전략[2025 파워금융인30]
[커버스토리 : 2025 파워금융인30]1조 클럽 돌파, 이제는 IMA 1호다.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업계 유일의 순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1조 클럽’ 입성 직후 그가 정조준한 다음 타깃은 종합투자계좌(IMA) 1호 사업자다.부동산 PF 1세대에서 출발해 IB, 리테일, 전략기획까지 증권업 전 부문을 거친 김 대표는 2024년 취임 첫해부터 성적표를 확실히 써냈다.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2837억원, 순이익은 1조1189억원으로 두 지표 모두 업계 최고다. 특히 순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브로커리지 부문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했고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67조8000억원, 전년 대비 약 14조원이 늘었다. 월평균 1조2000억원이 리테일 채널로 유입된 셈이다. 기업금융 부문도 활기를 되찾았다. IPO와 자금조달 시장 회복에 따라 관련 수익은 전년 대비 3.6배 늘었고 IB 이자 수익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하지만 숫자보다 더 많은 시장의 관심은 지금 ‘누가 IMA 1호 사업자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쏠려 있다. 김 대표는 이 질문에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인물이다.IMA는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 다양한 영역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골드만삭스, JP모간 같은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사업 자격이다.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가장 먼저 받아냈고 현재 잔고는 경쟁사 대비 2배 이상이다. 자본력과 운용 실적, 상품 다양성까지 갖춘 한국투자증권은 IMA 사업자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김성환 대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글로
2025.04.29 0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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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딜’로 시작해 플랫폼으로…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의 다음 챕터[2025 파워금융인30]
[커버스토리 : 2025 파워금융인30]증권사의 리더는 단순히 숫자를 보는 관리자여선 안 된다. 시장을 읽고, 딜을 구조화하고, 조직을 이끄는 감각까지 겸비한 ‘전략가’여야 한다.2024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윤병운 사장은 업계에서 그런 인물로 통한다. LG투자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05년부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몸담은 약 20년의 커리어는 ‘IB의 시대’를 증명하는 연대기와도 같다.그는 특히 IB1사업부 대표로서 거친 시장 속에서도 매년 순영업수익을 증가시켰고 범농협 자금운용과 지주 수익구조 개선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시장에서는 그를 ‘패키지 딜의 설계자’, ‘자문 트랙의 교과서’라 부른다. 오스템임플란트 패키지 딜과 LG 지주사 전환,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프로젝트는 그의 이름과 함께 회자된다.대표 2년 차, 첫해 실적은 숫자로 증명했다. 2024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누적 당기순이익 68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사업인 리테일, IB, 운용, 홀세일 부문 전반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났다.특히 IB 부문에서 전통 기업금융 리그테이블에서 여전채 대표주관 1위, 회사채 및 유상증자 주관 2위, IPO 주관 4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공개매수 시장에서 전체 딜의 52%(12건 중 23건)를 주관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부동산 부문에서도 신규 딜 재개로 전년 대비 주관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회사는 ROE 12% 달성과 PBR 1배 회복을 목표로, IB·리테일·운용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UHNW 리테일 고객을 확대하고,
2025.04.29 07: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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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쌓아 올린 40년…종투사 꿈 이룬 대신증권 오익근 대표[2025 파워금융인30]
[커버스토리 : 2025 파워금융인30] 대신증권 오익근 대표는 실무형 CEO다. 1987년 입사해 2020년 대표이사에 오르기까지 30여 년간 대신증권의 내실을 다져온 그의 커리어는 말보다 데이터가 증명한다.2024년 증시 변동성과 고금리 여파로 다수 증권사가 실적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대신증권은 별도 자기자본 3조원을 돌파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오 대표는 상장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 자본확충 수단을 적절히 활용해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시대를 열었다.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이 역시 계열사 배당 약 4800억원에 따른 기저효과에 의한 측면이 크다.외형 확대뿐 아니라 대표 취임 이후 그는 7일 이내 신용융자 이자율 0% 정책으로 브로커리지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시장 환경에 맞춘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로 자산관리 부문 성장을 도모했다. 중소·중견 IPO 집중 등 전략적인 상품 설계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에도 참여했다. 2023년엔 채권 판매 9조원, 고객 총자산 100조원을 넘어섰다.그가 ‘파워 금융인’으로 선정된 이유는 숫자 때문만은 아니다.배당금을 사전에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 주주친화 정책, 고위험상품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 매년 고객패널을 운영하며 실제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한 제도 개선 등에서 오 대표의 ‘실질 중심 경영’ 철학이 드러난다.특히 CFD 도입을 철회하고 ELS는 발행 자체를 1% 수준까지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 면에서는 보수적인 원칙을 고수했다. 직원들과는 커피를 직접 내려 티타임을 갖고 사내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2025.04.29 07: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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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이후를 설계하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조직 리셋 [2025 파워금융인30]
[커버스토리 : 2025 파워금융인30]누군가는 위기에서 물러서고 누군가는 위기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2024년 1300억원대 파생상품 사고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던 순간 신한투자증권의 새 대표로 올라선 이는 위기 수습의 최전선에 서 있었던 내부 인사 이선훈 당시 부사장이었다.대치·광화문지점에서 시작해 전국 주요 영업본부를 두루 거친 ‘현장통’ 출신이자 전략기획과 리테일, 자산관리까지 요직을 두루 경험한 그는 사고 이후의 조직을 다시 짜는 일을 맡았다. 단순한 수습이 아닌 구조적 변화, 곧 내부통제 시스템의 리셋이었다.그의 메시지는 명료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성공방정식에 대한 임직원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체격이 아니라 체력이 좋은 건강한 회사로 만들어 투명성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증권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선언이다.이를 위해 특단의 조치도 걸었다. ‘성과급 차감’이라는 책임제다.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하면 대표를 포함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겠다고 선언했다.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묻던 과거의 관행을 끊고 내부통제를 실질적 보상 체계와 연결한 것이다. 또한 평가 체계에 ‘내부통제 플래티넘’ 부문을 신설하고 미들·백오피스 인력의 중요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했다.또, 내부통제 관리 범위를 임원급에서 부서장급까지 대폭 넓히는 한편 영업 일선에 독립적으로 내부통제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준법감시관리자를 더욱 확대 배치했다. 내부통제 역량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이를 조직 내 문화로 뿌리내리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일환이다. 그가 바꾼 건 조직의 긴장감만이 아니다. 통제의 강
2025.04.29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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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 ‘고객몰입’ 전략으로 양적·질적 성장 다 잡아[2025 파워금융인30]
지난해 신한은행은 ‘은행권 당기순이익 1위’라는 실적을 기록했다. 내용도 좋다. 글로벌 누적 순이익이 7336억원으로 글로벌 사업의 손익 비중 19.85%를 달성한 것이다. 기업 대출에서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이뤘다.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경영철학인 ‘고객몰입’ 전략을 통해 외형적 성장과 내실을 모두 잡았다. 2024년부터 ‘신한의 몰입(沒入)’이라는 주제로 추진된 경영전략은 조직개편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을 영업추진 4그룹으로 편성해 Baas, 땡겨요 등 플랫폼 기반의 영업활동을 강화했다. ‘고객몰입’ 전략은 특히 기업여신 조직에서 극대화됐다. 지난해 신설된 ‘신한 S.O.L 클러스터 조직’은 기존 ‘영업’과 ‘심사’가 분리된 기업여신 실행의 기존 관행의 틀을 깨고 고객중심 관점에서 영업과 심사를 현장에서 협업해 업체를 정밀 분석하는 새로운 방식의 기업영업체계로 보다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지난해 초에는 정상혁 은행장 지시로 모든 재무분석 비재무 분석 수치 등 입력 절차를 자동화하고 종합 의견만 입력할 수 있도록 의견서 작성 프로세스가 간소화돼 기업 여신 의사결정 속도가 대폭 높아졌다.신한은행은 2024년 5월 중소벤처기업부, 주한베트남대사관,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각종 지원제도 및 투자정보, 맞춤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콘퍼런스를 개최했으며 향후 해외에서도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정상혁 은행장은 사내 소비자보호센터장을 맡았던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2025.04.28 07:4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