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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건 맡기고 싶다" 7대 로펌 변호사가 뽑은 '변호사들의 변호사'
[커버스토리 : 변호사들의 변호사 ①]변호사에게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누구일까. 또 자신의 사건을 맡기고 싶을 정도로 인정하는 변호사는 누구일까.한경비즈니스는 국내 7대 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특별 설문을 진행했다. ▲법정에서 상대로 만나기 싫거나 ▲자문 사건에서 상대 대리인으로 만나기 꺼려지는 변호사 혹은 ▲‘내 사건을 맡기고 싶은’ 경쟁 로펌 변호사를 직접 꼽아 달라고 물었다. 질문은 간단했지만 설문 결과에 담긴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7대 로펌에 재직 중인 최정예 전문가 군단이 인정한 ‘변호사들의 변호사’다. 법정을 무대로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고객의 신뢰와 동료의 존경을 동시에 얻어낸 셈이다.응답자들이 이들을 뽑은 가장 큰 이유는 실력과 전문성이다. 답변을 살펴보면 ‘상대를 존중하는 인품, 의뢰인에 공감하는 마음, 신뢰를 쌓으려는 태도’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이번 조사에 거론된 이들 중 ‘냉철한 태도의 차가운 승부사’라는 이유로 이름을 올린 변호사는 없었다. 특히 인터뷰를 진행한 13명의 최다 득표자들은 모두 설득에 앞서 신뢰를, 해결에 앞서 공감을 강조했다. 기술적 법리보다 신뢰와 공감이 법정에서 승부를 가르는 힘이 된다고 답했다. 이들은 “사건의 해법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이 닮고 싶거나 멘토로 삼고 있는 변호사는 누구인지도 함께 물었다. 로펌 업계에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8명의 ‘롤모델 변호사’를 선정했다.설문은 총 240명의 유효 응답(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2025.08.25 0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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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 vs 테슬라 '전류전쟁', 140년 만에 시작된 리턴 매치 [AI시대의 금맥 전기의 재발견③]
전기차 시대를 연 미국 기업 ‘테슬라’. 2003년 공동 창업자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은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따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를 설립했다. 테슬라는 교류 전력 시스템과 AC 유도 전동기(인덕션 모터)를 개발해 전기 산업에 혁신을 가져온 과학자다. 이는 내연기관에 도전하는 전기차 기업의 비전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위대한 과학자 테슬라에 대한 헌사이기도 했다. 에디슨과 테슬라가 벌인 전류전쟁은 ‘커런트 워’란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될 정도로 드라마틱했다. 전기 혁명이 일어난 순간들을 되짚어 보고 다시 시작된 직류와 교류의 전쟁 양상도 살펴봤다. 에디슨 vs 테슬라, 전기 패권 경쟁의 서막1880년대 말 미국 전기 산업의 패권을 두고 두 천재의 전쟁이 벌어졌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과 천재 니콜라 테슬라가 그 주인공. 에디슨은 직류(DC), 테슬라는 교류(AC)의 선봉장이었다.에디슨은 일정한 방향으로 계속 흐르는 전류인 직류를 기반으로 발전기·배선망·전등·전력회사를 통합한 전력 제국을 세웠다. 1882년 뉴욕 맨해튼에 세운 세계 최초의 중앙발전소는 110V 직류를 표준으로 삼았고 초창기 미국 전력 공급의 표준이 되었다.하지만 직류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송전 거리였다. 반경 약 400m 이내의 가정에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 직류 전압은 쉽게 변환할 수 없었고 고전압 송전이 어렵다 보니 장거리 송전 시 전력 손실이 컸다.이때 등장한 인물이 발명가 테슬라다. 그는 교류 유도전동기를 고안했다. 발전소에서 높은 전압으로 전기를 송전하고 변압기를 통해 원하는 전압으로 낮추는 방식이었다.
2025.08.18 09: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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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엔비디아도 아니다, AI 산업의 진짜 주인공 [AI 시대 금맥 전기의 재발견①]
[AI 시대 금맥 전기의 재발견①]인공지능(AI) 시대의 승자는 언뜻 보면 모델을 개발하는 테크기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AI는 ‘전기 먹는 하마’다.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 이를 뒷받침하는 GPU, 그리고 그 모든 장치를 돌리기 위한 전력 인프라 없이는 AI도 없다.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기술 뒤에서 서부개척 시대의 청바지(전선), 곡괭이(변압기), 셔츠(배전반)처럼 다른 무언가를 팔며 진짜 돈을 버는 기업들을 조명했다. AI 시대의 경쟁은 연산 능력보다 전력 확보 능력에서 갈린다. 그리고 이 전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하나의 기업이 아닌, 발전→송전→배전→저장→소비로 이어지는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 전체다. 기술이 미래를 바꾸지만 인프라 없이는 기술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지금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기업은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AI의 선두주자들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전력 밸류체인 그 자체가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전력 인프라 산업 초호황은 재계 순위도 뒤바꾸고 있다.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HD현대·두산·효성·LS그룹의 시총이 급증했다. AI 열풍을 타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와 산업 흐름 속에서 꼭 알아야 하는 투자 인사이트를 담고 전기의 역사도 살펴봤다. <편집자주>19세기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가장 많은 돈을 번 이는 금을 캐던 광부가 아니라 그들에게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았던 상인이었다. AI 산업도 마찬가지다. 눈부신 기술보다 그 기반을 떠받치는 인프라에 주목해야 한다는 ‘픽 앤드 쇼블(pick and shovel)’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2025.08.18 07: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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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롯데 '꼴찌팀'의 반란…멱살 잡고 이끈 명장의 리더십[베이스볼 이코노미④]
[커버스토리 : 한국형 베이스볼 이코노미의 탄생④]KBO리그의 순위싸움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우승보다 통일이 빠르다”며 팬들이 자조하던 한화 이글스가 8월 7일 현재 1위를 달리고 있고 팬이 많은 ‘엘롯기’(LG·롯데·기아)가 나란히 가을야구 진출에 도전하면서 전국 야구장이 축제 분위기로 들끓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엘롯기’가 가을야구에 동반 진출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1990년대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던 세 팀은 이후 긴 침체기를 겪으며 각각 2000년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LG와 롯데, KIA의 전신인 해태는 1990년대 흥행을 주도했지만 롯데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시즌 연속 최하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LG는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꼴찌를 기록했다. 2005년과 2007년 리그 밑바닥은 기아의 자리였다. 엘롯기의 동반 상승은 흥행보증수표다. 1995시즌 LG와 롯데, 기아(해태)가 동시에 정규리그 2, 3, 4위를 했었을 때 8개 구단 체제에서 역대 최초로 500만 관중을 돌파하기도 했다. 당시 규정상 4위인 해태는 3위와 3.5게임 이상 차이가 나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전통 강호들이 질주하면서 올 시즌 KBO리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각 팀의 부활을 주도한 건 리더십과 전략이다. 베테랑 감독들은 젊은 인재를 육성했고 경기의 흐름을 읽는 판단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통해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7, 8위였던 한화와 롯데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리더십이 팀 전체를 바꾸는 사례라는 평가다. 뚝심의 독수리 ‘믿음의 야구’로 날았다한화의 부활을 이끈 건 지난해 사령탑을 맡은 김경문
2025.08.10 16: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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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살루트에서 티니핑으로, 2030의 놀이문화로 진화한 프로야구[베이스볼 이코노미③]
[커버스토리 : 한국형 '베이스볼 이코노미'의 탄생③]‘마산 아재 로얄살루트 사건’. 야구팬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되는 영상의 제목이다. 2008년 5월 삼성과 롯데의 경기 중 관중석 바닥에 앉은 중년 남성들이 로얄살루트 21년산 양주와 안주를 펼쳐놓고 잔치를 벌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흥에 겨워 카메라맨에게 술을 권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이처럼 그 시절 야구장은 양주와 삼겹살이 어우러진 ‘아재들의 놀이터’였다. 주류 반입이 금지됐던 시절 소주팩을 몰래 갖고 들어가거나 물통에 소주를 넣어 반입했던 추억을 40, 50대가 공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2025년 야구장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팬들은 헬로키티 캐릭터가 그려진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손에는 ‘크림새우’와 ‘컵 물회’를 들고 있다. 경기장 입장이 아닌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야구는 더 이상 중년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 야구장은 2030세대가 주도하는 놀이문화의 중심으로 변신하고 있다. 아니 이들은 야구를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문화’로 만들고 있다. 친구 따라 강남? 베이징키즈 따라 야구장한국 야구에서 2008년은 중요한 해다. 그해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이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나 각종 국제대회 우승은 수많은 ‘키즈’를 양산한다. 야구도 마찬가지였다.그 순간 TV 앞에서 환호하던 초등학교 1~4학년(1998~2001년생)을 ‘베이징 키즈’라 부른다. 그들 중 일부는 야구 스타가 되는 꿈을 꿨고 어떤 아이들은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머리에 새겼다. 이들은 이제 20대 중후반
2025.08.10 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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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닮은 KBO, 야구 르네상스 이끈 5가지 키워드 [베이스볼 이코노미①]
[커버스토리 : 한국형 '베이스볼 이코노미'의 탄생 ①]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세계 최대 프로야구 리그다. 그런 MLB 관계자들이 부러워하는 리그가 하나 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다. 비가 오고 폭염경보가 내려져도 관중석이 가득 차는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의 야구장은 항상 열기에 휩싸여 있다. 떼창과 샤우팅은 스타들의 콘서트장 못지않다.또 하나 젊은 팬들이다. 2030이 대거 야구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베이스볼 이코노미’는 야구장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 상권 매출은 야구 시즌에 급증한다.지역 명소는 야구장 방문 때 들르는 관광코스가 되며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야구 관련 굿즈와 응원용품 판매는 급증했고, 기업들은 앞다퉈 KBO와 협업하며 베이스볼 이코노미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온라인에선 팬들이 제작한 야구장 관련 브이로그와 숏폼 등 야구 관련 콘텐츠가 또 다른 팬을 모으는 선순환의 매개체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야구의 열기는 적자로 얼룩졌던 야구단의 재무제표 색깔마저 바꿔놓고 있다.그 시작은 야구장이다. 3월 말 개막 이후 야구장에 빈자리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221경기가 매진됐고 평일 좌석 점유율도 83.6%에 달한다. 매일 10만 명 정도의 야구팬이 직관을 위해 5개 야구장으로 몰려가고 있는 셈이다.KBO리그는 올해 최단 경기 만에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2년 연속 ‘1000만 관중’ 시대를 눈앞에 뒀다. 1200만 명이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콘텐츠 시장 판도까지 바꿨다. “라이브 콘텐츠의 왕좌를 차지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2025.08.09 18: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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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신화는 끝났다…실력 입증해야 하는 재계 3·4세 [다이아 수저들의 반란①]
[커버스토리 - “아빠 회사 안 가요” 다이아 수저들의 반란]재계의 전통적 ‘황태자 서사’를 거부한 새로운 리더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수저’라는 배경에 기대지 않고 회사 밖에서 자신만의 무기와 정체성을 쌓는 재벌가 MZ 후계자들이다. 안정 대신 인생의 실험을 택한 이들의 행보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오너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재계의 후계 구도는 더 이상 ‘혈통’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 ‘다음 세대’는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는 대신 스스로 길을 설계하는 데 한창이다. 재계 3·4세는 이제 출신이 아닌 실력과 성과로 후계 자리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희미해진 ‘황태자 서사’의 자리를 대신하는 건 아이돌, 유튜버, 스타트업 CEO, 사회활동가로 정체성을 쌓은 새로운 리더들이다.한경비즈니스가 100대 그룹 오너 3·4세 80명(20~40대 한정)의 커리어를 추적한 결과 그룹 내에서 전통적인 경영 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인물은 전체의 40%(32명)에 불과했다. 반면 외부 경력을 쌓은 후 그룹에 입사한 ‘하이브리드형’은 31명, 해외 유학 및 인턴 등 진로를 탐색 중인 ‘학업형’은 9명, 가업과 무관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도전형’은 8명이었다. 3·4세, 70%가 글로벌 엘리트‘차세대 리더’의 조건이 바뀌었다. 해외 유학 경력은 이들의 공통점이다. 전체의 70%(56명)가 해외 대학에 진학했거나 국내 대학 졸업 후 해외 석박사 혹은 MBA 과정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감각과 네트워크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변화하는 기업 환경에서 혈통만으로 후계
2025.08.04 0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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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경력 쌓는 하이브리드형 대세, 경영수업도 아버지와 다르다 [다이아 수저들의 반란③]
[커버스토리 - “아빠 회사 안 가요” 다이아 수저들의 반란]국내 100대 그룹 창업주의 손자·손녀 80명의 커리어를 분석한 결과 이들 중 절반가량이 전통적인 경영승계 코스를 벗어나 외부 경력과 전문성을 앞세운 하이브리드형 경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시기가 되면 가문이라는 배경만으로 리더십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실적과 경영 능력, 시장의 신뢰가 후계자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실제 주요 그룹 3·4세 다수는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뒤 그룹 내 전략 부서나 신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혈통보다 실력, 내부보다 시장 경험이 리더십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은 실적과 전문성으로 입지를 다지는 ‘실무형 경영자’로 진화 중이다. ‘입사→승계’ 공식은 없다…하이브리드형 뜬다과거 후계자의 길은 단순했다. 국내 대학 졸업 후 그룹 기획실 입사, 계열사 CEO 그리고 회장 승계. 하지만 3·4세대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글로벌 경쟁, 디지털전환, ESG, 지배구조 투명성 등 기업 경영의 판이 근본부터 달라졌다.이제 단순히 ‘누구의 자식인가’보다 ‘무엇을 해봤는가’가 더 중요하다. 이제 후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외부 경험을 통한 실전 감각과 내부 경영에서의 실적이다. 전통적 승계형(32명)과 하이브리드형(31명)의 비율이 거의 같아진 건 우연이 아니다. 특히 하이브리드형은 최근 5년간 빠르게 증가하며 새로운 커리어 경로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은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부친과 동일하게 노무
2025.08.04 0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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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끝난 미국·일본, “문서 없는 합의는 해석의 지뢰밭” [관세협상⑤]
[커버스토리 : 관세협상 타결됐지만…]지난 7월 22일(현지 시간) 미국과 일본이 4월 중순부터 8차례 협상 끝에 관세 합의를 타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무역 합의로 평가되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발표 직후부터 양국 다른 해석을 내놓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5500억 달러 투자 약속의 실체, 이익 배분 구조, 발효 시점, 농산물·무기 구매까지 핵심 쟁점이 모두 안갯속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문서 없는 합의는 해석의 지뢰밭”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철폐’에서 ‘인하’로 선회한 일본협상 초기 일본은 신규 관세의 철폐를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철폐하지 않으면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었다. 미 싱크탱크 CSIS에 따르면 자동차는 일본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자 노동력의 약 10%가 종사하는 핵심 산업이다. 일본 협상단 수석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지난 5월 “자동차 관세 인하 없이는 협상 타결의 의미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그러나 미국이 영국과 관세 ‘철폐’가 아닌 ‘인하’에 합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고 한다. 결국 일본은 철폐 요구를 철회하고 관세 인하로 방향을 틀었다.여기에 7월 20일 참의원 선거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연이은 선거 패배로 퇴진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관세를 명분으로 들며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선거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합의가 확실히
2025.08.01 07: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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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협상 타결 알고 있었다” 다음 고비는 정부의 세제개편 [관세협상 타결됐지만④]
[커버스토리 : 관세협상 타결됐지만…]한·미 관세협상을 앞둔 지난 7월 30일. 관세 타결 여부에 부정적인 관측도 컸지만 시장은 경계심보다 기대감을 택했다. 코스피는 장중 3260선을 뚫고 엿새째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인 반도체·2차전지·자동차가 강세를 보였고 특히 관세 협상의 주종목인 현대차와 기아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협상 결과는 다음 날 새벽 깜짝 발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당초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며 한·미 무역협상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그 전날의 주가 흐름이 결과를 선반영한 셈이다. 관세 리스크 해소?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관세 협상 결과는 증시 상승의 1차 관문이었다. 그간 관세 타결 여부에 부정적인 관측도 있었던 만큼 불확실성이 잦아든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정여경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EU와 동일한 15% 관세 적용은 한국 수출에 불리했던 요인이 제거되는 것”이라며 “자동차 관세 인하와 향후 전략품목(반도체·의약품)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약속받은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투자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부문이다. 나머지 2000억 달러가 일반 펀드다. 사업 영역은 조선,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이다.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는 관세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향후 최혜국 대우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자동차 부문은 자동차 품목 관세율 인하로 하반기 자동차 수출 낙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단 ‘기타’ 품목
2025.08.01 07: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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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달려간 이재용·정의선·김동관…관세 협상 숨은 주역[관세협상은 타결됐지만]
기업인들 역시 한·미 관세 협상전에 뛰어들어 총력을 다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7월 27일부터 30일까지 잇따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협상을 지원했다.관세 협상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으로 날아간 재계 총수들의 물밑 행보가 막판 극적 타결을 이끌어낸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 등 재계 수장들은 미국 측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비공식 면담을 진행하고 투자 계획을 조율하는 등 한국 정부 협상팀의 부담을 덜기 위해 움직였다. 특히 삼성, 현대차, 한화 등은 반도체·전기차·조선 등 미국 정부가 전략산업으로 꼽는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특히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은 이미 바이든 정부 당시 상당한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해외직접투자(FDI)는 2020년 152억 달러에서 지난해 223억 달러로 50% 가까이 뛰었다. 2023년 기준으로는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약 51조6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짓고 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월 말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총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대한항공은 2033년까지 보잉 항공기 50대를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을 구입하는 데 약 327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기업이 투자하면 지역경제와 일자리가 살아나는 만큼 생산시설이 위치한 지역 의원들이 함께 한국의 협상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우리 기업분들이 많이 오
2025.08.01 07: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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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카드 ‘조선’이 열어준 관세 돌파구…자동차는 15% 부담 우려 [관세협상 타결됐지만②]
[커버스토리 : 관세협상은 타결됐지만…]유예시한 막판에 이룬 합의. 이제 따져야 할 건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이다.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수입을 약속했고, 미국은 한국 수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수출이 GDP의 44%를 차지하는 한국 경제에서 이번 협상은 외교적 성과를 넘어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별 기상도를 분석했다. 조선‘마스가(MASGA)’가 열어준 관세 돌파구한·미 관세 협상의 결정적 돌파구는 조선업이었다. 정부가 제안한 3500억 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1500억 달러가 조선업 전용 펀드로 조성되면서 한국 조선업이 핵심 협상 카드로 부상했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협상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업 투자를 빨리 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며 “조선업이 협상을 빠르게 종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업에 대한 중국의 추격이 굉장히 급속한 상황에서 미국하고 동맹함으로써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신조 수요를 한국 조선업이 함께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됐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이번 투자 패키지에서 핵심이 된 것은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명명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다. 정부는 미국의 쇠락한 조선업을 부활시키는 파트너로 한국 조선업이 최적임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적극 수용했다. 미국은 중국의 해
2025.08.01 07: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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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조원 약속한 한국…데드라인 하루 전 관세 25%→15%[관세협상은 타결됐지만①]
미국의 관세 부과 시점을 하루 앞둔 7월 31일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됐다. 미국이 8월 1일부터 한국에 부과하기로 했던 25% 관세율은 15%로 줄었다.한국이 미국에 총 3500억 달러(487조원)를 투자하고 에너지 구입 비용으로 1000억달러(약 139조원)를 쓰는 조건이다.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한·미 조선 협력 펀드에, 나머지 2000억 달러는 원전과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처음 발표한 지난 4월 2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체결한 협상이다. 반도체·의약품 관세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합의에 포함된 3500억 불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으로 조선,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선방했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협상 타결 자체가 8월 1일부터 발생할 리스크를 제거했기 때문이다.하지만 3500억 달러 투자 규모는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품목별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향후 협상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3500억, 직접 출자 아닌 보증 형태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는 선박 건조와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에 투자될 예정이다.나머지 2000억 달러는 ‘대미 투자 펀드’&nbs
2025.08.01 07: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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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5000의 열쇠, 삼성전자? [코스피 5000을 외치는 사람들]
‘신고가’의 계절이다. 지난 6월 한 달에만 상장주 5개 종목 중 1개꼴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32.72% 상승하며 3300선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혹자는 “코스피200에서 눈감고 골라도 수익이 나는 장세”라고 말할 정도다.그런데 이상하다. 코스피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향해가고 있지만, 웃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국민주’ 삼성전자가 지난 28일 간만에 기지개를 켜며 7만 원대를 회복했지만, 2021년 고점에 물린 개미 투자자 상당수는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다.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 기준 삼성전자 보유자 중 손실은 본 투자자는 무려 62.11%에 달한다. 한때 ‘차세대 국민주’로 주목받았던 카카오(손실 투자자 비율 89.09%)와 네이버(81.24%), LG화학(84.59%)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20년 만에 진짜 랠리가 왔다는데 내 계좌는 왜 이 모양일까.”유동성 장세와 정책 장세결론부터 말하자면 주도주가 바뀌었다.2021년 시장을 지배했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는 힘을 잃었다. 2025년의 시장은 ‘지금조방원’(지주회사·금융·조선·방산·원자력)과 ‘ABCDE’(AI·바이오·문화·방산·에너지)의 무대다.코스피 3000 시대를 이끌었던 2021년과 3200선으로 끌어올린 2025년의 주도주를 비교 분석했다. 2021년은 팬데믹 저점이었던 코스피 1457.64(2020년 3월 19일)부터 사상 최고치인 3305.21(2021년 7월 6일)을 기록할 때까지의 구간이다. 상승률은 126.75%. 전례 없는 유동성과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맞물린 결과였다.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증시가 근 18년 만에 구조적 상향 돌파를 이
2025.07.29 08: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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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어가도 될까?”…센터장들이 꼽은 '코스피 5000 대장주'[코스피5000 시대]
“지금 들어가도 될까.”코스피지수가 3200을 넘어섰지만 아직 주식을 사지 않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존 대장주들이 앞으로도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이미 충분히 올랐다는 부담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특히 정부의 세금 정책이 엇박자를 보이면서 실망감에 주가가 다시 출렁이자 투자자들은 진입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상승과 변동성의 갈림길에서 한경비즈니스는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에게 향후 코스피 5000시대 또는 추세적 상승을 이끌 주도주를 물었다. 센터장들은 ‘명실상부한 주도주’라 불릴 만한 11개 기업을 꼽았다. 센터장들이 추천한 11개 기업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떠받치고 있다. 키워드는 ‘겹호재’다.이들은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함께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호재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실적 기반의 성장 가능성은 물론이고 시장 대비 높은 상승률과 미국발 호재를 반영할 수 있는 종목이다. SK하이닉스 : 올해만 57% 올랐는데 더 간다? 애널리스트 10명 중 4명이 꼽은 주도주 1위는 SK하이닉스다. 올 들어 주가가 57% 상승했지만, 여전히 실적을 떠받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이다.최근 외국계 IB에서 SK하이닉스 매도리포트가 나오면서 HBM 시장의 경쟁 심화 이슈가 불거졌지만 이미 HBM 시장의 60%를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어 점유율 하락 우려가 실적에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SK하이닉스의 PER(7.54배)은 삼성전자(12.86배)나 마이크론(19.68배)보다 여전히 낮다. 삼성전자나 마이크론에 비해 이익은 더 많이 내지만 주가는 이익 대비 더 싸다는 의미다. 
2025.07.29 07: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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