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각 사 제공] 디지털 인류의 보험 방정식은 다르다. 복잡하고 어려운 보험의 틀이 깨지고 있다. 250원의 미니 보험, 월 5000원의 보험 구독 서비스, 휴대전화처럼 쓴 만큼 내는 자동차 보험 등 눈길을 끄는 이색 상품이 쏟아진다.


1. 커피 한 잔 값으로 ‘가볍게’

미래에셋생명, ‘미니암보험’
메리츠화재, ‘휴대폰보험’


언택트 보험의 ‘꽃’은 미니 보험이다. 커피 한 잔 값보다 저렴한 보험으로, 보험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다. 상품 구조도 단순해 어렵고, 복잡한 보험의 틀을 깨 신세대의 환호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온라인 잘고른 여성미니암보험’에 이어 올해 5월 ‘남성미니암보험’을 선보여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합산 판매 건수는 지난 9월 기준 4000건을 넘어섰다. 인기 요인은 압도적으로 낮은 보험료다. ‘온라인 잘고른 여성미니암보험’은 여성이 걸리기 쉬운 3대 암인 유방암, 갑상선암, 여성생식기암에 대해 30세 기준 월 1000원의 매우 저렴한 보험료로 최대 500만 원을 보장한다. ‘남성미니암보험’은 30세 남성 5년 보장 기준 월 250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보험료로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등 남성 5대 암을 1000만 원 보장한다. 두 상품 모두 20세부터 50세까지 폭넓은 연령대에서 가입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월 보험료 1000원의 ‘휴대폰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통신 3사(SKT, KT, LGU+)를 이용 중이며 2019년 이후 출시된 삼성, LG, 애플의 주력 모델을 소유한 고객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대리점 방문 없이 신규 및 중고폰 모두 카카오페이에 접속해 휴대전화 정보와 외관 사진 업로드만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보장 내용은 휴대폰의 도난, 분실(전손) 시 6개월간 품질을 보장하는 중고폰을 지급(보험 기간 내 1회)하고, 파손 시 최대 35만 원(자기부담금 제외)까지 수리비(보험 기간 내 2회)를 보장한다. 보험료는 도난·분실(전손) 플랜의 경우 월 1000원(납입기간 2년), 파손 플랜의 경우 월 3800원(납입 기간 2년)이다.

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2. 꼭 맞는 보장과 금액으로

하나생명 ‘손안에 골라 담는 암보험’
삼성화재 ‘다이렉트 Smart맞춤보장보험’


보험도 개인맞춤형 시대다. 보험 상품은 크게 주계약+특약으로 구성된다. 주계약은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필수로 가입해야 하는 기본 보장항목이다. 선택 특약은 가입자가 필요에 따라 구성할 수 있지만, 원하지 않아도 연계되는 특약이 있다. ‘DIY보험’은 내가 원하는 보장만 붙여 보험료를 낮춰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하나생명 ‘손안에 골라 담는 암보험’은 필요한 보장만 골라 설계하는 ‘DIY(Do It Yourself) 암보험’이다.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담도 및 담낭암, 췌장암, 남성 특정암, 여성 특정암을 1000만 원까지 보장한다. 기타 피부암과 갑상선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대장점막내암은 최대 200만 원을 보장한다. 선택한 암 보장별로 최초 1회에 한해 지급하고 1년 미만 진단 시 50%를 지급한다. 보험료는 연납으로 40세 남성 기준 4만2470원 수준이다.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Smart맞춤보장보험’은 DIY형 통합보험이다. 고객 눈높이에 맞는 보장 분석부터 필요한 담보와 가입금액을 제안 받는 단계까지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다. 우선 보장 분석은 고객이 가입한 모든 보험사의 가입 내역을 조회, 10개 영역으로 각각의 가입 수준을 점검해 준다. 무료로 이용하는 서비스이며,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도 없다.


가입을 원하는 경우 즉시 가입이 가능한 업계 최초의 인터넷 통합보험이다. 수술비, 상해, 뇌·심장 등 의료비는 물론, 운전자, 주택 등 생활 담보까지 광범위한 보장을 보장 분석 결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제안해 준다.

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3. 필요할 때만 켠다 ‘On-Off 보험’

캐롯손해보험 ‘퍼마일자동차보험’
KB손해보험의 ‘배달업자이륜자동차보험’

NH농협손해보험 ‘온오프(On-Off) 해외여행보험’


‘온·오프(On-Off) 보험’은 보험 소비자가 필요한 기간에만 보험에 가입하는 식으로 ‘켰다 끄는’ 단기 보험 상품을 말한다.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만큼만 가입할 수 있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은 매월 기본료에 주행거리만큼만 후불로 보험료를 지불하는 자동차 보험이다. 연간 보험료를 운행 거리와 무관하게 전액 선납하는 기존 자동차 보험과는 달리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소정의 가입보험료만 납부하면 이후 매월 주행거리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분할해 납부하게 된다. 자동차 보험도 휴대전화처럼 쓴 만큼 매월 내는 것이다. 지난 2월 11일 출시 이후 가입 계약자 수가 최근 5만 건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이 상품은 연평균 1만5000km 이하 운전자들에게 적합하다.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의 평균과 비교해도 8%에서 최대 30%까지 보험료가 저렴하다. 평소 출퇴근은 대중교통으로 하고 주말에만 운전하는 직장인, 자녀 등교나 근처 쇼핑 등에만 차량을 활용하는 주부 등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배달업자이륜자동차보험’은 임시배달업 종사자를 위한 ‘온·오프 보험’이다. 이 상품은 배달의민족 라이더스 서비스 운영사인 ㈜우아한청년들, 스위치 보험 스타트업과 업무제휴가 됐다. KB손해보험과 우아한청년들이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되 보험료는 실제 운전자들의 배달 시간에 따라 그때그때 부과된다. 시간당 보험료는 1770원이다. 실제 배달 시간은 10∼20분이므로, 배달 건당 보험료는 300∼500원 수준이다.


임시 배달업 종사자들이 보험료가 비싼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거나 용도에 맞지 않는 가정용 이륜차 보험에 가입했다가 사고 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는 위험을 줄여 준다.


NH농협손해보험의 ‘온오프(On-Off) 해외여행보험’은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활성화되고, 돌아오면 비활성화 상태로 전환하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자 보험이다. 간편한 온·오프 기능을 통해 고객이 원할 때 보장을 개시할 수 있고, 등록된 카드 정보로 간편하게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어 편리하다.

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4. 보험을 구독하다

AIA생명 ‘AIA 바이탈리티’


AIA생명의 ‘AIA 바이탈리티’는 멤버십 전용 프로그램이다. 5500원의 월 회비를 납부하는 멤버십 고객에 한해 바이탈리티 보험 상품에 대한 보험료 할인과 다양한 일상 속 리워드 혜택을 제공한다.


AIA 바이탈리티는 우선 고객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극대화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제공한다. 보험 상품 가입 고객은 기존과 달리 건강관리에 대한 사전 보상 개념으로 가입과 동시에 보험료의 10%를 선할인 받는다. 이 혜택은 걷기, 건강식 섭취,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기 등 가입 이후 가입자 스스로의 건강관리 노력에 따라 최대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


AIA 바이탈리티 생태계(ecosystem) 확대로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리워드의 혜택도 더욱 풍성해졌다. SK주식회사 C&C와 SKT 등 기존 AIA 바이탈리티의 전략적 파트너와 더불어 삼성전자 및 테크·리테일업계 등을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과 새롭게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AIA 바이탈리티 회원은 보험 연계 삼성 갤럭시워치를 비롯해 파트너사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5. 건강하면 보험료 돌려준다

미래에셋생명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


미래에셋생명의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은 가입자를 묶어 보험금 발생 정도에 따라 만기에 보험료를 돌려주는 사후정산형 개인 간 거래(P2P) 보험이다. 국내에서는 첫 시도다. 지난 7월 생명보험사 최초의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됐다. ‘사후정산형 P2P’ 방식의 상품은 앞으로 1년간 미래에셋생명만 독점으로 판매할 수 있다. 고객의 건강관리 노력을 바탕으로 보험료가 줄일 수 있는 혁신 상품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처음으로 선보인 P2P 보험은 기존 보험과 달리 가입자들의 보험금 지출 정도에 따라 보험료를 사후 정산해 환급한다. 현행 무배당 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위험 보장을 위한 보험료와 회사가 지급한 보험금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익은 100% 주주 지분으로 귀속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반해 이 상품은 금융위원회 규제 샌드박스의 특례를 적용받아 위험률 차 익의 90% 이상을 주주가 아닌 소비자에게 돌려준다.


가입자들이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보험금 총액이 줄어들어 환급금은 커지는 방식이다. 보험사고 방지를 위한 가입자들의 공동 노력이 직접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다. 이 상품은 질병이나 재해 상관없이 입원하면 첫날부터 하루 최대 6만 원을 지급한다. 입원한 첫날부터 최대 120일까지 하루 3만 원의 입원비를 기본으로 보장한다. 대학병원처럼 병원비가 비싼 상급 종합병원에 입원하면 하루 최대 6만 원을 지급한다. 만약 다른 질병으로 입원하면 입원비를 또 지급한다. 미래에셋 온라인보험(http://online.miraeasset.com)을 통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보장 내용 입원비(입원한 첫날부터 최대 120일까지 하루 3만~6만 원)
보장 기간 6개월
보험료(예시) 남성 기준 40세 4000원대, 50세는 6000원대
가입 연령 만 15세부터 55세 이하


6 보험을 선물하다

신한생명 ‘Birth Start Travel 선물보험’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을 위한 보험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신한생명의 ‘버스 스타트 트래블(Birth Start Travel) 선물보험’은 모바일로 간편하게 보험을 선물할 수 있는 상해보험 상품이다. 물난리와 같은 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다. 상품명은 Birth-임신·출산한 친구, Start-취업·결혼·사업 등 새로운 시작을 하는 친구, Travel-여행을 떠나는 친구 등에게 보험을 선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선물 방법은 간단하다.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신한생명 인터넷보험 웹사이트나 신한플러스 웹사이트에서 보험료를 결제하면 받는 사람에게 선물 메시지 연결주소(URL)가 전송된다. 수신자가 URL에 연결해 인적 사항을 입력하면 보장이 시작된다.

틀을 깬 ‘언택트 보험’의 6가지 매력

Investment Tip
MZ세대가 언택트 보험에 관심을 갖는 이유 1위 ‘합리적 보험료’


굿리치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최근 발표한 재테크 설문 결과에 따르면, 2030대가 언택트 보험에 관심을 갖는 계기(이하 중복 응답 포함)로는 합리적인 보험료(45%)가 첫손에 꼽혔다. 이어 간단한 가입(40%) ▲이해하기 쉬운 보장 내역(26%) 등의 답변이 나왔다. “현재 가입한 보험의 보장 내역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는 2030대의 응답자는 77%를 차지했으며, “보험 분석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95%를 기록했다. 언택트 보장분석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는 대체로 우수했다. 만족 요인은 ▲부담이 없다(37%) ▲그래프가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37%) ▲분석 기준을 신뢰할 수 있었다(33%) 순이었다.


언택트 보험에 관한 보험 전문가들의 솔직 TALK


TALK ① 법인보험대리점(GA) 관계자


요즘 인기인 미니 보험의 장점은 분명하다. ‘꼭 필요한 보장’을 ‘꼭 필요한 기간 동안’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온라인 미니 보험들은 대부분 아주 단순한 보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꼭 필요한 보장만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일반 종합 보험에는 ‘나에게 필요 없는 보장’이 섞여 있을 수 있지만 해당 보장만 떼어 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미니 보험들은 원하는 보장만 따로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없다. DIY 보험도 이런 고민에서 시작된 상품인 셈이다. 또 대부분 가입 기간이 짧아 필요한 기간에만 추가로 보장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니 보험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는 여행자 보험, 원데이 운전자 보험 등은 해당 기간에만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TALK ② 보험사 관계자


미니 암보험 같은 상품들이 종합적으로 계약하는 상품에 비해 실용적일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각 담보에 따른 사망률(위험률)은 비슷할 테니 단순 산술적으로는 비슷할 수 있으나, 연령이나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고연령은 종합 보험, 저연령은 핀셋 보험이 나을 듯하다. 고연령, 특히 부양가족이 있으면 미니 보험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종합 보험을 기본으로 그것을 보충하는 용도로 미니 보험을 활용하면 베스트일 듯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7호(2020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