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사이 금융권 풍경이 확 바뀌었다. 그간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선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본인 인감 등을 들고 영업점에 가야만 했지만 비대면 계좌 개설이 퍼지며 이제는 신분증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만들 수 있다.
‘황금돼지해’ 2019년에도 보다 편리한 서비스로 20·30대 고객을 유치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한층 진화된 챗봇(chatbot)으로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언제 어디서나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디지털과 융합한 금융서비스를 공개한다.
AI로 진화하는 금융서비스
신한은행에서는 개인별 금융 도우미를 만날 수 있다. 신한은행 인공지능(AI) 챗봇 ‘쏠메이트 오로라’는 고객 성향을 분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신저뿐 아니라 음성 채팅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목소리만으로 계좌와 환율 등을 조회할 수 있다. “OO만 원 보내줘”라고 하면 스피드이체에 등록된 상대에게 즉시 송금도 가능하다. 계좌조회, 계좌이체, 예금 상품, 적금 상품 등 자주하는 질문은 터치만으로 질문이 가능하다. 통합 뱅킹 앱 ‘쏠’과 모바일 웹에서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에는 ‘똑똑이’가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똑똑’은 메시지 기반 채팅이지만 펀드 신규 가입, 신탁,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청약계좌 개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수익률 높은 펀드’, ‘많이 판매된 펀드’ 등 상품 테마를 선택하면 ‘똑똑이’가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앞으로 똑똑이가 대출 상품 가입과 공과금 납입까지 해결해줄 예정이다.
우리은행 ‘위비봇’은 예·적금뿐 아니라 대출 상품도 안내한다. 서비스 시작 이후 수집된 고객 질문 데이터를 분석, 상담 분야별 자주 묻는 질문을 먼저 제시한다.
◆아바타 챗봇, 고객 목소리도 인식
KEB하나은행의 ‘하이(HAI)’는 3차원(3D) 아바타 형태로 등장한다. 메시지뿐 아니라 사진, 고객 목소리를 인식한다. 통장 잔액이 늘어나면 표정이 밝아지기도 한다. ‘세금’이란 단어를 들으면 자동차세, 주민세 등의 목록을 띄우고 고객이 등록한 카드나 계좌로 세금을 낼 수 있게 한다. ‘하이’를 통해 적금을 추가로 들면 매달 특별금리를 0.1%포인트씩 더 준다.
NH농협은행의 ‘AI콜봇’은 목소리로 금융 상담이 가능하다. 고객 질문을 빅데이터 기반 AI가 분석한 후 단순한 질문은 콜봇이 바로 답변한다. 상담이 필요한 업무는 상담사에게 전달한다. 모바일 뱅킹 앱 ‘올원뱅크’에서 고객센터 버튼을 누르거나 콜봇 전용 전화번호로 전화하면 된다.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출시한 챗봇 ‘아이원(i-ONE)봇’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 업그레이드된 아이원봇은 전자금융, 예금, 카드, 대출, 외환 등 전 분야에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뱅킹 앱도 개선, 올해 안으로 ‘아이원(i-ONE) 뱅크 2.0’도 선보인다.
앱 설치 필요 없는 웹 기반 모바일 영업점 ‘IBK큐브’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의 주 거래 지점을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입출식 통장, 적립식 상품, 체크카드 등을 개설할 수 있다.
Sh수협은행의 ‘헤이뱅크(Hey!Bank)’에서는 △상대방 계좌번호 없이도 연락처만으로 이체가 가능한 ‘연락처 송금’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이체’ △최근 거래한 계좌에는 인증 절차 없이 돈을 보낼 수 있는 ‘퀵 송금’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뉴(NEW) 상품몰’에서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고객이 발급받은 모든 신용·체크카드와 결제대금을 조회하는 ‘내 모든 카드 한번에 조회’ 서비스도 제공한다. Sh수협은행도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는 ’모바일 웹 뱅킹’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동호회비도 간편 관리…맞춤형 디지털 상품도
인터넷전문은행도 다양한 기능으로 소비자 눈길을 끈다. 동호회나 동아리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이 안성맞춤이다. 모임주는 카카오톡 친구 초대, 단체 카톡방 초대 기능으로 모임 구성원을 초대할 수 있다. 모임 구성원은 회비 현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카카오뱅크 계좌를 모임통장으로 전환하거나 새 계좌를 개설해 모임통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모임 구성원들과 여행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을 추천한다. 매주 납입 금액을 최초 가입 금액으로 증액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최초 가입 금액이 1000원일 경우 2주 차는 2000원, 3주 차는 3000원, 마지막 26주 차에는 2만6000원을 납입한다. 도전 현황을 친구들에게 공유할 수 있어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핀테크 기반 간편서비스도 인기
은행 앱뿐만 아니라 핀테크(FinTech) 앱에서도 자산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자신의 전체 자산 현황을 보고 싶은 고객은 뱅크샐러드(레이니스트), 핀크(SKT-하나금융그룹 합작사) 등을 활용하면 된다. AI 금융비서가 한 주간 지출 규모와 소비 패턴이 어땠는지를 안내해준다.
뱅크샐러드는 수입과 지출을 주·월간 단위로 분석해주는 금융 리포트와 과소비가 발생할 경우 1대1 메시지를 제공한다. 택시비를 많이 썼을 경우 ‘택시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습니다’는 경고 메시지가 팝업으로 뜬다. 반대로 택시비를 절약했을 경우 그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려준다. 핀크 ‘AI핀고’도 이용자 소비 내역에 ‘잘썼어’, ‘괜히 썼어’와 같은 평가를 내린다. 특히 고객이 속한 성별, 나이 그룹 소비 패턴과도 비교해 보여준다.
소액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앱 스토어에서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찾아보면 좋다. 토스에서는 개인 간(P2P) 투자, 펀드 소액투자, 해외 주식투자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 토스 고객은 미니 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다.
3대 암을 중심으로 보장하는 미니암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 스키보험(에이스손해보험), 해외여행보험(삼성화재), 3% 이율의 퇴직 준비 저축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이 있다.
함지현 전자신문 기자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5호(2019년 02월)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