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상속·증여&주식변동팀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국내 최고 삼일회계법인(이하 삼일)이 고객 정보를 대하는 태도가 꼭 이렇다. 또 고객들의 상속 난제를 풀어 가는 삼일의 노하우는 화려한 변화구가 아닌 밤낮 없는 열정으로 만들어낸 묵직한 돌직구였다.국내 최고의 회계법인으로 꼽히는 삼일회계법인이지만 고객이 아닌 사람, 특히 언론인에게는 인기(?)가 없다. 마치 입에다 자물쇠를 채운 듯이 고객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으니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삼일은 웬만한 상장 기업들과는 회계감사와 컨설팅 등 하나둘 인연을 맺고 있는 덕에 알아도 안다고 할 수 없는 ‘벙어리의 고통’을 체득한 지 오래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8월 말 발표한 2014년 사업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회계법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일의 매출액은 4599억 원으로 2위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2921억 원)이나 3위인 삼정KPMG(2759억 원)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특히 삼일은 상속·증여가 포함된 세무 부문에서 1122억 원의 수입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1094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1000억 원 선을 넘어선 것이다.
삼일의 상속·증여&주식변동팀(이하 상증팀)은 현재 국세청 출신의 이현종 전무가 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명불허전(名不虛傳)의 노하우로 상속 난제를 풀어 나가고 있다. 입 무겁기로 정평이 난 이현종 전무와 팀원들에게서 어렵게 상증팀의 활약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삼일 상증팀에 대한 진실 혹은 오해
상증팀은 ‘상속·증여 분야 최고 팀이 되겠다’는 각오로 2008년 출범한 조직이다.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 인력만 27명이 포진돼 있으며, 국내 상속세 신고 건수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귀띔이다. 특히 가업상속공제에서 상증팀은 단번에 100억 원이 넘는 공제를 이끌어냈는데, 통상 1년에 전체 1000억 원을 밑도는 공제액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실제 국세청의 국세 통계를 보면 가업상속공제는 2012년 58건(343억 원), 2013년 70건(933억 원)으로 건수나 액수가 그렇게 크지 않다.
팀 명칭에 ‘상속·증여’에 더해 ‘주식변동’을 첨가했는데 대부분 기업 오너들의 자산이 주식 형태인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진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팀을 맡고 있는 이현종 전무는 “기업 오너들이 현금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주식으로 갖고 있는데 기업 합병이나 분할, 이전, 비상장 주식 같은 경우에는 주식 평가 문제도 생길 수 있어 주식 변동을 상속·증여 업무와 연결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용 상무보는 팀의 장점에 대해 “2010년부터 법인세를 담당했던 전문 인력들이 상증팀에 투입이 됐기 때문에 기업의 생리와 세법 전반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상당하다”며 “인력 측면에서도 다른 회계법인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10년간의 계좌조사를 통한 현금흐름 추적 능력에 있어서는 타 법인을 압도한다는 게 이 상무보의 설명이다.
이처럼 완벽할 것 같은 상증팀이지만 의외의 고백도 들을 수 있었다. 이현종 전무는 “사실 초창기에 과세관청과 견해 차이가 있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이를 고객에게 솔직히 털어 놓는다”고 밝혔다.
한번은 코스닥 기업의 상속 문제를 맡았는데 시장에서 주식거래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세금을 물납으로 내기로 했다가 국세청이 이를 거부해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던 것. 이후 해당 기업의 주가가 많이 올라 결과적으로 납세자에게 이득이 됐으니 ‘고생 끝에 낙이 찾아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가 됐지만 당시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고백이다.
이에 상증팀은 2008년부터 과거 사례에 대한 사후 검증을 철저히 수행해 왔으며,이는 향후 과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더불어 이 전무는 “상증팀에 대한 세 가지 오해가 있다”고 전했다. ‘삼일은 법인 일을 주로 하니까 상속 분야도 마찬가지다’, ‘삼일에 상속 문제를 맡기면 개인적인 비밀이 업계 등에 노출된다’, ‘상속 사건도 대기업 오너만 상대한다’라는 게 바로 그것.
하지만 그에 따르면 상증팀의 주요 고객은 개인 자산가다. 더구나 고객 중에는 삼일에서 감사를 하고 있는 업체의 오너는 거의 없다. 개인적인 비밀이 노출될 것이라는 것도 지나친 우려다. 고객의 사적인 영역인 상속 사건은 삼일 내 감사부서나 다른 파트에서는 어떤 고객이 상속 문제로 삼일 내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같은 상증팀 내에서도 프로젝트별로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이 지켜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김운규 이사는 “저에게 업무를 맡긴 고객이 다른 부분에 대해 업무를 의뢰해 오면 아예 별도의 팀을 만들어 업무를 수행하게 할 정도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기업 오너가 주요 고객이라는 것도 맞지 않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체 오너이거나 의사 등 개인사업자들도 많다”고 밝혔다.
끈끈한 팀워크와 끈질김으로 승부
상증팀은 삼일 내에서 ‘뜨거운 팀’으로 통한다. 일반적인 법인 업무와 달리 갈등을 겪고 있는 상속인들 사이에서 중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하고, 상속세 신고기일을 맞추기 위해 야근이나 주말 업무까지 각오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대목은 상증팀이 지난 몇 년간 소속 직원의 이탈이 없을 정도로 가족과 같은 끈끈함을 보여 왔으며, 삼일 내 팀 이동을 지원하는 ‘트랜스퍼 제도’에서 상위권의 지원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열정은 고객 서비스에서 빛을 발하기도 한다. 한번은 비상장 기업인 유명 중견기업의 창업주 사망으로 상속 업무를 수행하게 된 건이 있었다. 창업주가 병환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자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전적으로 경영하면서 피상속인의 개인 재산도 오래전부터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상속인들은 회사 경영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전문경영인이 회사와 피상속인의 재산 관련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 보니 제한된 정보에서 숨겨진 상속 재산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증팀은 철저한 자료 수집과 끈질긴 금융거래 분석을 통해 숨겨진 상속 재산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문경영인의 부실 경영 사실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상증팀은 상속세 업무는 물론 상속인들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삼일 내 전문팀과 유기적인 협력을 진행해 계열사 구조조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상속인들이 조기에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도록 도왔던 것이다.
또 한번은 타인 명의 주식투자로 억울하게 수십억 원의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해 있던 개인 고객이 삼일 측에 ‘SOS’를 요청해 온 적이 있었다. 과세당국은 이를 사실상의 증여로 보고 증여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를 했는데 문제는 이후 투자에 실패해 세금 낼 돈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상증팀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밤낮으로 소명자료를 만들었고, 결국 해당 고객은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었다. 김 이사는 “사실 이 사건은 돈보다는 고객의 딱한 사정을 보고 참여하게 된 것인데 중간에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팀장님께 술을 사달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사건이 해결된 후 고객이 장문의 손 편지를 보내와 이를 아내에게 보여주며 새삼 업무에 대한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전문 인력·노하우·보안, 삼박자 조화
삼일회계법인은 30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두고 있는 자타 공인 국내 최고의 회계법인으로서 1971년에 설립됐으며,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네트워크 펌이기도 하다.
삼일회계법인 내 별도의 팀으로 운영되는 상속·증여&주식변동팀은 일찌감치 2008년 프로덕트 챔피언(Product Champion)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프로덕트 챔피언은 ‘그 분야 최고의 팀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조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팀 운영을 맡기는 삼일회계법인 내 독특한 제도다. 이후 2012년에 독립적인 팀 체제로 거듭났다. 상속·증여&주식변동팀은 총 27명의 전문 인력이 배치돼 있으며, 45년간 축적된 삼일의 노하우가 농축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같은 팀 내에서도 프로젝트별로 업무를 따로 운영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사건 정보 등 보안이 철두철미하기로 유명하다.
이 팀을 이끌고 있는 이현종 전무(국립세무대학 5기)는 국세청에서 16년간 근무했던 베테랑으로 국내 유수 대기업의 법인세 및 주식 이동 조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으며, 삼일 내에서는 세무조사지원팀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염진오 상무보(국립세무대학 10기)는 국세청에서 10년간 근무했으며, 국세종합상담센터 예규질의 업무를 진행했다.
공인회계사인 이용 상무보는 상속 분야의 마당발로 유명하다. 금융, 정보기술(IT), 유통, 건설 등 다수 기업의 세무 조정 및 자문 업무를 수행했으며, 중견기업 오너 등 다수의 상속세 신고 및 조사 지원을 수행했다. 김운규 이사는 공인회계사로서 법인세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경영권 승계 및 재산 이전 자문 업무에서 맹활약 중이다. 신정희 이사는 한국 및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을 갖고 있으며, 기업 오너 및 개인 자산가의 상속·증여 분야의 조세불복에서 농익은 노하우를 펼치고 있다.
이밖에 서창우 회계사, 김동명 회계사 등 27명에 달하는 전문 인력들이 가업승계 및 재산 이전 자문, 상속·증여세 신고, 상속 관련 세무조사 지원, 조세불복 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용섭 기자 poem1970@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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