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부부의 섹스는 의무이며 권리다
혼전섹스가 쉬워진 요즘 정작 결혼 후에 섹스가 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섹스는 결혼한 자의 의무이자 권리이며, 부부의 사랑을 지켜 주는 접착제다.

요즘 결혼한 부부에게서 섹스가 사라지고 있다. 연애를 할 때는 열정적으로 섹스를 하던 커플도 막상 결혼을 하고 나면 점점 섹스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들은 대화를 많이 하므로 ‘문제없는 좋은 사이’라고 말한다. 또 신혼기엔 좋았더라도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섹스를 미루다 보면 갱년기 즈음에는 거의 각방을 쓰다시피 하는 부부가 돼 버린다.

하지만 분명히 섹스가 사라지면 사랑도 사라지고, 친밀감도 사라지고, 상대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다. 그러다 보면 필경 위기에 빠지기 십상이다. 생각해 보면 부부는 합법적으로 상대의 섹스 파트너라는 자격을 갖는 관계다. 무엇보다 결혼은 사회적으로 결국 두 사람이 섹스를 해도 좋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고 허락을 받는 행위다.

우리나라는 결혼식에서 주례가 성혼선언을 할 때 앞에선 신랑신부에게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가난할 때나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받고서 결혼이 완성됐음을 선언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섹스가 쉽지 않았을 때는 이렇게 점잖게 물어 보지만, 역시 결혼은 섹스를 시작하는 시발점이었기에 결혼을 앞두고 신랑신부는 ‘섹스’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설레였다.

하지만 요즘은 혼전 섹스가 쉬워졌고, 사귀면 얼마 안 돼 섹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막상 결혼과 섹스는 별 연관이 없는 것처럼 치부되고, 정작 결혼 후에 섹스가 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우리의 성혼선언문의 기초가 됐을 서구의 결혼식에서는 물어보는 말이 좀 다르다. 그들은 ‘나 신랑 누구는 신부 아무개에게 내 몸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기로 약속합니다’, ‘나 신부 누구는 신랑 아무개에게 내 몸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기로 약속합니다’라고 주례 앞에서 선서한다. 즉 결혼은 서로의 몸과 마음, 재산 모두를 공유한다는 약속이며, 다짐을 의미한다. 고로 부부의 어느 쪽도 상대가 요구할 때 섹스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 대한 모든 권리를 결혼하면서 상대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서구의 부부는 만약 섹스가 없어지면 대개 헤어질 것을 각오할 정도로 부부간 섹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섹스는 웬만한 보약보다 낫다?
실제로 부부 사이에 섹스는 중요한 부분이다. 섹스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사랑의 표현이고 확인이며, 아주 자연스런 부부의 생활이고 한편으론 결혼한 자의 의무이며 권리다.
섹스는 그 어떤 행위보다도 부부의 사랑을 더욱 굳게 지켜 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여기서 섹스는 단지 성기 삽입의 성행위뿐만 아니라 눈빛을 교환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손을 잡고, 포옹하고 터치하는 모든 사랑의 행위가 다 포함된다. 나이가 들수록 삽입 섹스의 중요성보다는 터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섹스가 가져다주는 친밀감의 유지와 정서적인 위안 때문이다.

섹스를 자주 하는 부부는 대개 사이가 좋고, 서로에 대해 친밀감이 높다. 섹스를 자주하는 부부는 그렇지 않은 다른 부부에 비해 훨씬 더 젊어 보인다(남자의 경우 10.8년이나 젊어 보인다고 한다). 심지어 섹스는 면역력을 향상시켜 어떤 면에서는 웬만한 보약보다 낫다는 게 현대성학에서의 정설이다. 또 만족스런 섹스는 두통 등의 통증에 진통효과를 가져다주며, 심장병이나 암의 발생률을 낮춰 주기도 하는 아주 좋은 심장운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의 섹스가 어려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집사람은 마치 저를 짐승 취급합니다. 너무 밝힌다나요? 아내의 그런 태도를 보면 정말 자존심이 상하죠. 그래서 요즘은 아예 곁에 가지도 않으려고 합니다. 밖에 나가 해결할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또 제가 그러면 집사람이 이해해 주겠어요? 정말 화가 치솟을 때가 많지요.”

“언젠가부터 남편이 저를 피하는 것 같아요.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많아서일 거라고 이해하려 하지만 이렇게 부부관계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제 욕구도 욕구이지만, 남편이 밖에서 해결하는 것은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요. 제가 그이에게 더 이상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자꾸 자신이 없어집니다.”

섹스가 없어지거나, 충분히 욕구가 해소되지 않으면 대개 남편들의 불만이 높지만, 섹스리스의 아내들도 불만스러워하거나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폐경 이후의 중년 여성은 전보다 질이 건조해지고, 질 점막이 약해지기 때문에 충분한 애무나 좋은 섹스에의 경험에 따른 기대가 없으면 행복한 섹스를 하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섹스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잘 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여자들은 대체로 섹스에 대해 배워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좋은 성감을 쉽게 느끼기 어렵고, 섹스에 만족해하는 여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주로 섹스에의 초대는 그녀가 만난 남자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여자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 섹스에 대해 배워 가게 된다. 그런데 남자들은 그들대로 어떻게 해야 여자들이 흥분하고, 만족하는지 몰라, 남자 위주의 일방적인 섹스를 하게 되고, 그러면 여자들은 섹스에 대해 기대가 점점 없어지고 급기야 임신의 필요가 없어지는 폐경 이후가 되면 더 이상 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피하는 아내들이 적지 않으니 실로 심각한 문제다.

규칙적인 섹스가 필요한 이유
폐경 이후 성욕도 전보다 못하다고 하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공연히 부정적인 걱정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 또한 70세가 넘었어도 남편이 어떻게 유도하고 자신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섹스에 임하느냐에 따라 멋진 섹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포기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윤활제를 사용한다거나,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아 보려는 아내의 적극적인 태도가 남편을 감동시킬 것이고, 이는 결국 부부관계를 계속 부드럽고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여자들뿐 아니라 남편들도 40세가 지나면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점점 떨어지고, 그로 인해 성욕이 줄어들고, 발기도 잘 안 되며, 불안하고 짜증이 나는 데다 때로는 심장도 두근대는 갱년기 증상을 겪게 된다. 대체로 나이가 들면 발기가 예전보다 잘 안 되고, 강직도도 전만 못한 경우가 많아질 뿐 아니라 관계 중에 갑자기 발기가 사그라져 버리는 경우도 겪게 된다. 또 섹스를 자꾸 안 하게 되면 남성호르몬 수치는 점점 더 떨어져서 매력적인 여자를 봐도 더 이상 아무런 성적 감흥이 없다고 말하는 남자도 적지 않다.

물론 이런 경우에 성기능을 도와 줄 발기부전 치료제나 성욕의 발현을 도와 줄 테스토스테론, 즉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있으므로 남편 역시 쉽게 포기하기보단 의학적인 도움을 받아서라도 성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이 더 건강한 방법이다.

부부간에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섹스를 해야 한다. 남편은 아무래도 성적인 행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좀 더 멋지게 아내를 성적 흥분으로 이끌 수 있도록 충분한 애무도 연습하고, 평상시에 아내를 위한 배려를 많이 함으로써 조금만 노력해도 금방 아내가 흥분할 수 있도록,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때로는 아내가 먼저 요구하고 리드하며, 섹스를 주도해 주는 것을 바라는 남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아내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볼 일이다. 행복한 섹스는 부부를 완전한 아군으로 결속시키고 가장 확실한 애정 보조제다. 일러스트 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