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TY COLUMN

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은퇴자나 고령자들은 부동산 투자를 잘못하면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보수적이고 안전지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은퇴자나 노령자들은 부동산에 어떻게 접근하고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할까. 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은퇴자나 고령자들은 부동산 투자를 잘못하면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보수적이고 안전지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첫째, 관리하기 어려운 부동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경험 많은 투자자가 아니라면 임차인이 많은 부동산은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수익형 부동산은 잘만 고르면 시중 금리의 2배 이상인 물건도 많다. 하지만 세입자가 많으면 공실이 발생해 수익률이 떨어지기도 하고 임대료를 제때 안 내는 골치 아픈 세입자가 나타나기도 한다.

둘째,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거나 리모델링을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부동산과 금융 자산의 비중이 3대7, 일본은 6대4 정도 차지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부동산 비중이 전체 자산의 75%를 넘는다.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수요가 없는 지방의 토지나 기획부동산에 속아 산 토지는 지금이라도 급매로 처분해 현금화하거나 매도가 안 될 경우 자녀에게 증여라도 해야 한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부동산은 정리하고 인구가 늘어나거나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부동산으로 리모델링하는 것도 검토해 봐야 한다.

셋째, 최종 결정 전에 부동산 전문가와 상의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웬만한 금융권 회사들은 부동산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다. 일정 금액만 예치하면 부동산과 세무 전문가들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토지나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한다거나 개발하려고 할 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적어도 사기를 당한다거나 터무니없는 금액에 매입하는 일은 피할 수 있다.

넷째, 가지고 있는 집 외에 별다른 재산이 없다면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택연금이란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인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집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동안 일정액의 생활비를 연금 방식으로 받는 제도를 말한다. 자식들에게 집을 물려주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릴 수도 있으나 생활비를 마련할 방법이 막막하다면 어쩔 수 없다. 만 60세이며 주택가격이 5억 원이라면 정액형으로 매달 115만 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다섯째, 계약서 작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 계약서 작성을 잘못해 계약금을 떼이거나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특히 계약서 작성에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권리가 있는 사람인지, 근저당권, 가등기, 가압류, 지상권 등이 설정돼 있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특약사항에는 계약 불이행 시 손해 배상, 각종 권리 제한 등에 대한 말소 또는 인수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가급적 계약 당사자의 직거래보다는 중개업소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중개 사고가 날 경우 부동산 거래 건마다 최대 1억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전원주택은 전세나 월세를 살아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잔디가 깔려 있는 앞마당에 강이 보이는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여유롭고 한가롭게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것은 은퇴자나 노령자들의 한결 같은 로망이다. 하지만 농촌생활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도시민들에게 전원생활은 만만치 않다.
수익률 욕심 버리고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말벗도 많지 않고 평소 해보지 않은 농사일을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전원주택은 일단 주택에 비해 환금성도 떨어져 현금화하기 어렵다.

이 밖에 매입가격의 40% 이상 대출받는 것은 피해야 하며 자녀에게 증여할 때는 기준시가로 증여가 가능한 상가나 토지, 건물 등이 유리하다. 수익성을 과장하거나 온천 개발, 관광지 개발 등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업자를 조심해야 하며 이런 경우 반드시 시청이나 군청 등 관공서에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양해근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