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CC의 코스는 자연 계곡과 함께 설계돼 계류, 폭포, 호수 등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코스 곳곳에 피어나는 야생화들은 사계절 땅의 생명을 느끼게 해 라운드의 풍요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IN AND OUT] 동부산컨트리클럽, 따뜻한 햇살이 깊고 아늑한 코스를 비추다
올 겨울은 매서운 추위와 잦은 눈으로 인해 수도권 인근 골프장에서 라운드 즐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멀리는 해외로 아니면 좀 더 따듯한 남쪽으로 원정을 떠나는 골퍼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동부산컨트리클럽(이하 동부산CC)이다. 경남 양산시 매곡동에 위치한 동부산CC는 27홀 규모의 정규 회원제 골프장이다. 1998년 1월에 개장한 이후 울창한 수림과 깊고 아늑하며 자연 친화적인 코스 레이아웃은 부산 경남을 대표하는 골프장으로 성장하기에 충분했다.

골프장 입구에 들어서면 향나무, 선 주목 등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놓은 문양 화단이 길 옆으로 길게 만들어져 눈길을 사로잡으며 1km가 넘게 클럽하우스까지 이어진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2층 레스토랑 너머로 전체 코스의 절반이 넘는 홀들이 호수와 사람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그뿐만 아니라 동부산CC에는 야간 라이트 시설을 찾아볼 수 없다. 조경을 해치는 어떤 인공 조형물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당장 라이트를 설치하면 경영에 도움은 되겠지만 궁중채화(궁중의 연희나 의례 목적에 맞도록 비단, 모시 등으로 제작한 꽃) 중요무형문화재 124호인 황수로(77) 동부산CC 회장은 꽃을 다루는 경영자답게 아름다움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과감히 거부하고 있다.
[IN AND OUT] 동부산컨트리클럽, 따뜻한 햇살이 깊고 아늑한 코스를 비추다
수도권 골프장들이 눈과 추위로 힘겹게 싸우고 있을 때 이곳은 겨울 시즌에도 휴장이 없다. 이는 페어웨이나 그린의 상태를 최고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따뜻한 날씨덕이다. 밸리(valley), 힐(hill), 레이크(lake)로 구성된 코스는 자연 계곡과 함께 설계돼 계류, 폭포, 호수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코스 곳곳에 피어나는 야생화들은 사계절 땅의 생명을 느끼게 해 라운드의 풍요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중지가 식재된 페어웨이는 넓지만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켄터키블루그라스로 이루어진 그린은 심한 언듈레이션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굴곡들이 퍼팅의 어려움을 더한다. 코스를 다녀간 고객들의 평가는 어떨까. “난이도는 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무난하고 소위 손님 접대하기에도, 지인들과 교류하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IN AND OUT] 동부산컨트리클럽, 따뜻한 햇살이 깊고 아늑한 코스를 비추다
동부산CC에서 가장 매력적인 홀은 밸리 7번 홀(164m·파3)이다. 그린 주변을 워터해저드가 감싸고 있는 아일랜드 홀로 주변 풍광이 뛰어나고 골퍼에게는 팽팽한 긴장감과 도전 의욕을 치솟게 한다.

또한 밸리 6번 홀(475m·파5)은 티샷 후 세컨드 샷 지점에 오른쪽으로 100m가 넘는 블랙스톤이 길게 자리하고 있는 아주 이색적인 홀이며, 힐과 레이크 코스가 교차되는 힐 3번 홀(172m·파3)과 레이크 4번 홀(162m·파3)은 그린을 같이 쓰는 더블 그린으로 모양이 마치 땅콩처럼 생겼다.

한편 야외에 마련된 약 9917.3㎡의 천연 잔디 이벤트 광장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대형 행사를 치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