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내 법인분리 완료, 2022년 상장 준비

[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l 사진 서범세 기자] 혁신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만남인 핀테크 시대, 미래 금융은 무엇이며, 이 세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핀테크 기업을 만나는 시간.
이번 호의 주자는 유통과 금융 혁신으로 스타트업의 마중물이 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다.
[핀테크리더] 신혜성 와디즈 대표 “펀딩과 투자,법인 분리로 책임중개 강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올 한 해에도 ‘책임중개’ 강화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지난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펀딩금 반환 정책’, ‘심사 정책 고도화’에 나섰던 와디즈는 올해 상반기 내로 펀딩과 투자 서비스를 분리하는 법인 분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펀딩과 투자 서비스가 각각의 사업 고도화에 나섬에 따라 중개 플랫폼의 책임중개를 보다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와디즈의 법인 분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법인 분리를 통해 펀딩 서비스는 신유통 서비스로서 보다 확장해 나갈 것이며, 투자 서비스는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종합 플랫폼으로서 핀테크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1월 14일 진행된 신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새해 첫 인터뷰다. 2020년은 와디즈에 어떤 한 해였나.
“2020년은 와디즈의 펀딩 서비스가 한 단계 레벨업 되는 기간이었다. 와디즈의 누적 프로젝트 오픈 건수가 2만4700건인데, 이 중 1만여 건을 2020년 한 해에 달성했을 만큼 지난해 펀딩 서비스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도 생겼다. 소비자 보호 이슈가 가장 컸다. 와디즈는 유통과 금융서비스의 중간 지점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 중개 플랫폼이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2020년은 와디즈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책임중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알린 해였다고 본다.”

-실제 지난 한 해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와디즈의 서비스를 두고 중개자인 와디즈와 소비자들이 내린 정의가 달랐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펀딩 서비스는 소비와 투자의 중간 지점에 정체성이 있다. 내가 하는 소비가 어떨 때에는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투자다. 대신 메이커와 서포터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은 와디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실률을 1%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펀딩 서비스가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책임중개 문제가 불거졌다. 이대로는 안 됐다. 와디즈가 달라져야 했다.”

-어떤 방법들을 내놨나.
“부실률을 최소화(1% 미만)하는 것이 아니라 ‘제로(0)’로 만들어야 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지난해 1월 시행한 펀딩금 반환 정책이었다. 프로젝트가 실패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받을 수 없거나 제품이 소개된 내용과 달라 환불이 필요한 경우 와디즈가 책임지고 펀딩금을 반환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정책이 사후 서비스라면, 사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펀딩 서비스의 심사정책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와디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만큼 허들을 높이기보다 사전적 자체 심사를 강화하고 지적재산권에 대한 법적인 기준으로 프로젝트 가이드를 정교화했다. 또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유튜브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들처럼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프로젝트 신고하기’ 기능을 활성화해 허위 사실이나 지적재산권 침해 등 펀딩 서비스에 문제가 있을 경우 소비자 제보를 기반으로 피드백에 나섰다. 그렇게 하니 2020년 상반기에 소비자 불만 및 신고 건수가 100이었다면, 같은 해 9월에는 1로 내려올 정도로 안정화가 됐다.”

-리워드형 펀딩에서 책임중개 강화를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투자형은 어떤가.
“현행법상 중개 플랫폼 사업자가 투자원금을 보상해 줄 수는 없다. 대신에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서 부실이 날 경우 임의대표단을 구성해 투자자 권리 구제를 위해 소송을 진행하는 등 법무법인 서비스와 그에 따른 비용을 2018년부터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역시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기존 중개에서 직접 투자로 사업을 확대했다. 새롭게 신설한 와디즈파트너스를 통해 투자하는 경우에만 중개를 허락하고 있다. 즉, 우리가 직접 투자하는 건만 중개를 여는 방식이다. 와디즈파트너스란 별도 법인이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가 대표관리자로서 투자자들을 대신해 사후관리 역할을 해 주는 방향으로 책임중개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올해에는 어떤 부분을 계획하고 있나.
“올해 상반기 중으로 펀딩과 투자 서비스의 법인 분리를 계획, 현재 추진하고 있다. 와디즈는 유통(펀딩)과 금융(투자)이란 서로 다른 사업을 상호보완해 가며 지금까지 성장했으나, 이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갈래를 나눠 가져가야 할 때가 왔다고 봤다. 법인 분리를 통해 펀딩 서비스는 신유통 서비스로서 보다 확장해 나갈 것이며, 투자 서비스는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종합 플랫폼으로서 핀테크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법인 분리 후 와디즈의 사업 구조는.
“현재 자회사인 와디즈 플랫폼에 포함돼 있는 ‘펀딩 서비스(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가 법인 분리 후 모회사인 와디즈 주식회사로 옮겨지게 될 예정이다. 모회사인 와디즈㈜는 비금융 회사로 펀딩 서비스, 공간 와디즈, 신규 비즈니스를 펼치게 되며 자회사는 금융사로 크게 와디즈파트너스와 와디즈파이낸스(가칭) 두 개의 자회사로 나눠 투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모회사는 펀딩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게 되며, 자회사인 와디즈파이낸스(가칭)와 와디즈파트너스는 스타트업 투자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방점을 두게 될 예정이다.”
[핀테크리더] 신혜성 와디즈 대표 “펀딩과 투자,법인 분리로 책임중개 강화”
-법인 분리 시기와 계획은.
“올해 2분기 내로 법인 분리를 완료할 계획이다. 법인 분리에 대한 내부 검토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뤄졌으며, 지난 하반기부터 데이터베이스 분리 방법, 회원정보 이전 방법 등을 검토하며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서비스 분리로 비즈니스 전열을 가다듬으며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상반기 내 법인 분리를 마치고 하반기 정비를 완료해 오는 2022년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2019년 투자를 유치한 시리즈C에 비해 규모가 작아 사전에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말 KDB산업은행에서 100억 증자를 받아 프리IPO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법인 분리를 숙고하다가 올해로 확정한 계기가 있나.
“와디즈의 법인 분리는 소비자 보호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신설된 초기에 와디즈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은 규제 회색지대에 놓인 신산업 종사자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권한이 많지 않았다. 사후관리 권한을 줄곧 주장했으나, 거래 서비스로 라이선스를 받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역할은 ‘거래소’에서 더 나아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와디즈를 믿고 투자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중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마침 지난 하반기 벤처투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시장이 활황을 띠었고, 규모의 성장만큼이나 금융소비자 보호 인식도 강화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와디즈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커졌다. 크라우드펀딩 선도 기업인 와디즈에 사회적 요구가 높아졌고, 리스크 관리를 우선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법인 분리가 책임중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보다 소비자 혼돈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나의 법인에서 펀딩과 투자 등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며 와디즈플랫폼이 제공하는 약관에 모든 내용을 담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일반소비자와 금융소비자가 혼재돼 있으니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혼동이 이뤄지지 않도록 펀딩 서비스와 투자 서비스를 분리하는 것이 필요했다. 각각의 법인은 책임중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업 분리는 서비스 고도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와디즈는 지난해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스타트업 찾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영상 콘텐츠를 포함한 기업정보와 프로필 작성부터 공유, 기업설명회(IR) 요청하기 등 투자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와디즈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와디즈는 향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 출범할 금융 자회사가 투자 관련 서비스를 일임하며 스타트업 투자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들도 대개 ‘환불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와디즈의 책임중개 방침은 도의적 책임에서 오는 것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와디즈는 누구나 필요한 서비스라고 인정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어마어마한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디즈는 이 시장의 개척자이자, 사회적 미션을 가진 회사라고 생각한다. 안전한 투자를 위해 규모 있는 기성 기업만을 선택한다면 사회에 새로운 변화가 생기기는 어렵다. 와디즈는 자금난으로 좌절하는 스타트업에 크라우드펀딩을 제시하며 도전과 지지의 장을 열어 준다. 그것이 금융이 해야 할 본래의 일이자, 와디즈가 존재하는 이유다. 같은 이유에서 와디즈가 잘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단히 밝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10대 대기업에 들어가야만 하는 사회 구조, 그런 기업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학교에 가기 위한 입시 구조는 다양한 기업이 나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와디즈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하고 있고, 그 과정들을 하나씩 밟아 가고 있다. 책임중개 강화 역시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신혜성 대표는…
현 와디즈㈜ 대표이사이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에서 기업금융과 기획부서를 담당했으며, 동부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는 등 금융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핀테크 영역에 입성, 한국 1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기업 와디즈를 출범시켰다.

정채희 매거진한경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