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나사와 드라이버, 못의 고귀한 변신.
[Must Have] 공구의 재발견
1969년, 까르띠에 뉴욕의 디자이너인 알도 치풀로가 디자인한 LOVE 브레이슬릿은 그 당시에도 이미 ‘2000년대 주얼리’의 모습을 갖췄다. 손목에 끼운 후 전용 드라이버를 사용해 스크루로 양쪽을 고정하도록 고안된 디자인은 주얼리를 착용하는 방식에 큰 혁명을 일으켰다. 여기에 반드시 두 사람이 함께해야 착용할 수 있다는 ‘감정적인 유대감’은 시간을 초월한 열정적인 사랑의 상징이 됐다. 이어 1971년에는 자유롭고 즐거움을 추구한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해 못을 모티프로 한 ‘네일 브레이슬릿’이 탄생했다. 2012년에는 저스트 앵 끌루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평범한 사물을 고귀한 오브제로 격상시킨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은 선과 형태, 볼륨과 조화 사이에 완벽한 균형을 자아내며 정밀한 비율을 만들어낸다. 숨겨진 클래스프를 통해 2개의 튜브형 아치를 열어 착용하며, 못 머리는 끝부분과 만나게 된다. 머리 바로 아래 5개의 스트라이프는 실제 못의 디테일에서 가져와 섬세함을 강조한다.

글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사진 신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