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 키워드는 ‘ESG·배당주·단기 채권’
2021년 상반기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장기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호조로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10% 내외로 오르고 금리, 원자재 가격도 상승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는 하반기 시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각국 정부의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기준 글로벌 성장률은 상반기 8.0%에 이어 하반기에도 5.3%의 강한 회복세가 전망된다. 경기 회복 강도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재고 소진 등으로 설비투자 확대가 불가피하고 고용 회복에 따른 온택트 중심의 보복적 소비로 소비지출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본 시나리오는 인플레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매우 느리고 점진적인 긴축 전환으로 2023년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유례없는 강력한 부양과 통화정책, 재정정책 모두 연내에는 완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이런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 투자 방향을 조심스럽게 정리해보면, Fed의 테이퍼링 노이즈가 대두될 수 있는 점을 대비해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 및 1등 기업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미국의 인프라 투자안이 3분기에 확정될 예정이며, 미 정부는 향후 10년간 인프라 투자에 4조1000억 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또 유로존은 록다운 해제와 재정지출 본격화 모멘텀으로 7~8월 친환경, 디지털화를 골자로 하는 회복기금을 처음 가동하며 이후 5년간 분산 집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책 집중력이 약하고 백신 접종 속도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신흥국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과 유로존 중심의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잠재적 리스크 요인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법인세율 인상, 자본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페이스북·구글 등에 대한 반독점 규제, 유럽연합(EU) 중심의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등으로 대상 기업들의 수익성이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하반기 유망한 투자 섹터를 점검해보면, 코로나19 지원금의 실물경제 유입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와 이연 소비로 미국의 소비, 금융, 친환경 인프라 섹터가 유망해 보인다. 또한 임금 인상, 친환경 비용 증대 등 정책 스탠스 변동의 리스크에 대응하는 배당주나 짧은 만기의 채권 등 인컴형 섹터로의 대비가 필요하다.

유럽은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가치주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저평가된 금융주가 유망해 보인다. 인플레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소재 업종 및 가격 결정력 있는 소비재도 주목할 만하다. 테이퍼링 변동성이 단기 조정 요인이지만, 실적이 유지되는 한 증시의 완만한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요약하면 주식형의 경우 미국, 유럽 중심의 친환경 섹터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변동성 리스크에 대비하는 배당주가 유망하며, 채권은 달러(USD)로 발행되는 이머징 단기 채권으로 정리할 수 있다.

ESG·배당주·이머징 단기 채권 유망
이런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수립하면 첫째, 요즘 투자 대세인 ESG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관점에서 기업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정보뿐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지배구조가 투명한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ESG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기업들의 ESG 관리가 중요해지고 글로벌 투자의 필수적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ESG 스코어링 기관으로 다우존스의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와 모건스탠리의 ‘ESG 등급(rating)’이 ESG 평가를 주도하고 있다.

ESG 점수를 보면 결국 좋은 회사에만 투자가 몰릴 수 있어 이머징마켓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로 작용될 우려가 있다. 또한 이름만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그린워싱(washing)’으로 친환경적인 부분만 부각하고 제작 환경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감추기 등 정보를 누락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둘째, 배당주 투자다. 소비재, 금융주 섹터 관련 우량 배당주에 투자를 추천한다. 미 Fed의 저금리 기조는 배당주 투자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며, 단순히 배당률이 높은 종목이 아니라 배당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성장과 배당에 따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셋째, 달러 표시 이머징 단기 채권 투자다. 이머징 국가에서 발행하는 달러 표시, 투자 등급, 단기 국공채 및 회사채에 투자해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비해 짧은 만기의 동일 등급 선진국 채권 대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이머징 채권 투자다.

올해 상반기 미국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시장의 충격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낙관적인 시장 분위기에도 언제든지 상황은 예상보다 빠르게 돌변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처럼 내 자산의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글 김외순 신한PWM태평로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