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도 자외선차단제 필수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얼굴의 반을 마스크가 덮고 있기 때문에 햇볕을 가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마스크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긴 하다. KF94 마스크는 SPF7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SPF7 정도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부족하다.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자외선차단제를 함께 발라줘야 한다. 무엇보다 마스크는 얼굴 전체를 다 가려주지 않는다.
땀이 많이 나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마스크를 쓰면 피부 트러블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은 맞다. 여름에는 기초 스킨케어 단계를 줄이고 유분이 적고 가벼운 제형의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콧대 등 마스크와 접촉이 많은 부위를 신경써서 발라줘야 한다.
햇볕에 노출되기 30분 전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도록 하고, 땀을 흘렸거나 마스크를 쓰고 벗는 과정에서 자외선차단제가 지워질 경우 다시 덧발라야 한다. 귀가 후에는 곧바로 세안을 하도록 하며 사용한 마스크는 재활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린 나이에도 자외선차단제 발라야
어릴 때 자외선을 많이 쬐면 성인이 돼서 피부가 빨리 늙고 잡티가 생긴다. 자외선이 피부 노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팔 안쪽과 바깥쪽을 살펴보면 유추할 수 있다.
어릴 때는 팔 안쪽이나 바깥쪽 모두 하얗고 촉촉한 피부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외선이 닿는 팔 바깥쪽은 검게 타고, 자외선이 닿지 않는 안쪽은 하얗고 매끈하다. 피부 색소 침착이나 주름은 자외선으로 인한 광노화가 쌓여 발생한다. 20세 이전에는 햇빛에 노출되더라도 피부 속 색소세포인 멜라노사이트가 휴식기를 거치는 때가 많아 색소 침착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20세 이후부터는 멜라노사이트의 활동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어릴 때부터 피부 속에 축적된 멜라닌이 햇빛을 받으면 과잉 생산돼 기미, 주근깨 등 색소 침착이 되기 쉽다. 또한 자외선은 피부 세포의 DNA와 콜라겐, 엘라스틴의 성질을 바꿔놓는다. 이렇게 변화된 세포들이 쌓이면서 피부 노화가 진행된다.
피부 건강을 생각한다면 어린이라도 야외 활동 전에는 자외선차단제를 꼭 발라야 한다. 자외선차단제는 외출하기 직전에 바르기보다는 30분 정도 전에 발라야 충분히 흡수된다. 또 어린이는 눈을 잘 비비기 때문에 눈 주위에는 너무 많은 양을 바르지 않도록 한다. 한낮(10~2시)에 외출하면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외선B 차단지수(SPF)가 높을수록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 자외선차단제를 구입할 때는 SPF30 정도가 좋다. ‘++’로 표시되는 자외선A 지수(PA)는 두 개 정도가 적당하다.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등의 성분이 들어간 화학적 자외선차단제보다는 티타늄디옥사이드, 징크옥사이드라는 성분명이 써 있는 물리적 자외선차단제가 자극이 덜하다.
강한 자외선은 탈모 유발도
자외선은 모발과 두피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단백질로 이어진 모발은 장시간 자외선을 받으면 쉽게 손상된다. 수분을 뺏겨 푸석해지며, 멜라닌 색소가 파괴돼 모발 색이 변하기도 한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두피에 발생한 열은 두피 속 모공을 확장시키고, 모발의 생장 주기에도 영향을 줘 모발이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피지, 땀 등 노폐물 분비량이 증가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한여름 모발과 두피 건강을 위해서는 햇빛이 심한 오전 10시부터 2시 사이는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밖으로 나간다면 모자나 양산을 사용하자. 다만 통풍이 되지 않는 딱 붙는 모자는 두피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통풍이 잘 되는 소재로, 크기는 넉넉한 것을 고른다. 쓰고 있을 때는 자주 벗어 땀이 모발에 남지 않도록 한다.
더운 여름이라도 공기가 습하기 때문에 모발은 항상 완벽하게 건조해야 한다. 귀찮다고 머리를 대충 말리면 세균이 발생하고 비듬도 잘 생긴다. 젖은 모발과 두피는 먼지, 오염물질을 쉽게 흡착시켜 두피 모공도 막는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선풍기나 드라이기를 이용해 두피까지 꼼꼼히 말려주자. 드라이기 바람은 모발과 20~30cm 이상 충분한 거리를 두고 45도 위에서 비스듬히 바람이 불도록 사용하면 좋다. 또한 뜨거운 바람보다 차가운 바람이 모발 건강에 좋다.
자외선, 수정체·망막까지 깊게 침투해 눈 노화
눈은 우리 몸 장기 중 유일하게 밖으로 노출돼 있는 장기다. 그래서 자외선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자외선은 각막, 수정체, 망막 등에 흡수되면 활성산소를 발생, 세포를 손상시키고 눈의 노화를 앞당긴다. 세포가 손상되면 처음에는 잘 회복되지만, 자외선 노출과 세포 손상이 반복되면 손상된 세포에 변성이 일어나고 세포를 치료하기 위해 이상 혈관과 이상 조직이 자라면서 각종 눈 질환이 생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1600만 명이 매년 백내장으로 실명을 하는데, 백내장의 20%는 자외선 때문에 생긴다. 자외선 노출 때문에 생기는 눈 질환은 백내장 외에도 익상편(각막에 혈관과 섬유조직이 자라는 질환), 광각막염 등이 있다. 대표적인 노인 실명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망막의 시세포가 모여 있는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도 자외선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질환은 수십 년에 걸쳐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질병으로 진행한다. 수정체의 세포에 변성이 생기면 백내장, 각막에 이상 혈관과 살이 자라나면 익상편, 황반에 이상 혈관이 자라나면 황반변성이다.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 못 하기도
자외선으로부터 눈의 손상을 막으려면 현재로선 자외선 차단 안경을 쓰는 것이 최선이다. 자외선 차단 안경은 렌즈에 자외선 차단 코팅을 입힌 것으로, 자외선 침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 코팅 안경을 써도 자외선이 위, 아래, 옆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 가급적 안경을 바짝 써야 한다. 이마를 기준으로 6㎜ 정도 떨어지면 눈에 도달하는 자외선이 약 45% 증가한다고 한다.
선글라스라고 모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렌즈에 자외선 차단 코팅이 돼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안경점에 자외선 차단 측정 기기가 있다. 저가의 선글라스 중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것은 물론, 안경, 렌즈 대신 아크릴판을 써 눈의 피로도를 높이는 것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선글라스는 밀착되는 고글 형태가 가장 좋다. 선글라스 색이 짙을수록 동공이 확장돼 자외선이 더 많이 침투할 수 있다. 너무 짙은색 선글라스는 피하고, 짙은색 선글라스를 쓴다면 바짝 착용할 것을 권한다.
글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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