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소수점 투자는 처음이지 ②

과거 일부 증권사를 통해서만 시도할 수 있었던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가 20개 증권사에 허용되면서, 국내 투자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에는 해외 주식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도 소수점 거래가 허용될 예정이라, 소수 단위 투자에 대한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신조어)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국내 1호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증권사로 꼽히는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주식 소수 단위 매매를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본다.
양진근 신한금융투자 리테일전략본부장. | 사진=신한금융투자
양진근 신한금융투자 리테일전략본부장. | 사진=신한금융투자
“소수점 거래가 활성화되면 많은 투자자들의 투자 경험이 확대되고,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양진근 신한금융투자 리테일전략본부장)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10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국 주식 소수점 투자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사실상 국내 소수점 거래의 원조 격이라고 볼 수 있는 셈. 양진근 신한금융투자 리테일전략본부장에게 개인투자자가 알아두면 좋을 주식 소수점 거래 상식에 대해 물어봤다.

주식 소수점 거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장점은 고가의 해외 우량 주식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미국 우량 주식 중에는 아마존, 알파벳A, 테슬라 등이 있습니다. 올해 1월 7일 기준으로 아마존(주당 3265달러), 알파벳A(주당 2754달러), 테슬라(주당 1064달러) 등의 종목을 사려면 종목당 몇 백만 원이 있어야 1주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해당 종목을 0.01주 단위의 소액으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소액 투자를 하는 분들도 쉽게 해외주식투자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 개개인의 자산을 해외 주식을 포함해 분산투자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개인투자자가 소수점 거래에 도전하기 전 꼭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물리적인 시차가 있는 만큼 실시간 주문이 아닌 예약주문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또 미국 주식을 매수할 때는 달러로 투자되기 때문에 환율이 수익률에 영향을 끼칩니다. 미국 주식을 산다는 것은 달러 자산에 투자를 한다는 말과 동일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해외 주식의 경우 ‘양도소득세’라는 세금이 존재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주식 매매는 ‘국외 자산의 양도’에 해당되는데요. ‘소득세법’에 따라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게 돼있습니다. 직전연도 결제 기준으로 발생한 양도소득액(해외 주식 매도 후 발생된 매매차익)을 합산한 후, 기본공제액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세율 22%(주민세 포함)를 적용해 다음 해 5월 1일부터 31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직접 신고 및 납부하셔야 합니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 주식 소수점 투자를 할 때는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한가요.
“모든 고객의 소수점 단위 주문을 한꺼번에 모은 뒤 증권사가 온주(온전한 1주) 단위로 보정 작업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실시간 거래가 아닌 예약주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 개장일에는 9시부터 23시까지, 휴일에는 24시간 주문된 내역이 해외 거래소 개장 시점에 한번에 전송되고 미국 시장이 종료된 이후 매수 가격이 확정됩니다.”

주로 어떤 분들이 소수점 거래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지난 한 해 동안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이용한 많은 고객들 중 MZ(밀레니얼+Z) 세대의 비중은 63%였습니다. 이는 해외 주식에 관심은 많지만 고가의 해외 주식을 선뜻 매매하기 힘든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자녀의 미래를 위해 어렸을 때부터 소액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50대 이상의 고객 비중도 약 1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가 MZ세대만의 트렌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소수점 투자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현재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와 연관된 다양한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의 서비스를 예로 들면, 자신이 원하는 종목을 매월 혹은 매주 원하는 금액만큼 적립식으로 살 수 있는 정기 매수 서비스, 여러 종목을 한 번에 모아 주문할 수 있는 테마 주문 서비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해외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는 해외주식상품권(스탁콘) 서비스 등 소수점 거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휴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매월 적금하는 것처럼 정기 매수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자신의 관심 분야와 산업의 종목을 테마 주문을 통해 한번에 구매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올해 3분기에는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소수점 거래가 허용된다고 들었습니다. 소수점 거래 활성화로 주식투자 트렌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전망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 혁신 금융서비스를 지정했습니다. 향후에는 국내 주식도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질 예정입니다. 앞으로 개인들이 자산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 더 많은 선택지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수점 거래 활성화를 통해 개인별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투자가 이뤄지고, 이는 건전한 투자 문화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식을 소수점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는 더 색다르고 신선한 서비스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수점 거래 시대가 본격화되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이런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소수점 거래가 본격화한다고 해도 주식의 기본적인 가치는 해당 기업이 얼마나 좋은 비즈니스로 이윤을 창출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투자 선택지가 확대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고 그 열매를 투자자들과 모두 공유하고자 할 것입니다. 소수점 거래가 활성화되면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과 투자 경험이 확대되고,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수점 거래를 고민하는 개인투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모든 투자결정은 고객 판단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미국시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다들 잘 아시는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통해 매매할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가 마찬가지겠지만, 본인이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 주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해외 주식 거래 방법, 매매 절차, 세금과 같은 기본적인 내용부터 개별 종목에 대한 이슈 분석은 반드시 시간을 내어 공부한 이후 투자하는 것을 권합니다.”

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신한금융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