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베니가 대한민국 위스키 경매 역사를 새로 썼다. 발베니 위스키 25병이 무려 5억 원에 낙찰된 것. 대체 어떤 특별한 매력의 위스키였을까.
마스터의 역작
정통 수제 싱글 몰트위스키 발베니의 인기가 뜨겁다. 거의 모든 라인업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발베니를 구입하기 위한 이른바 오픈런(open-run: 판매 시작과 동시에 달려가 구매하는 것)도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발베니의 특별함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특히 위스키 애호가들은 발베니의 풍미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맛이 얼마나 특별한지 ‘꿀베니’라는 애칭이 붙었을 정도다.
발베니만의 특별한 ‘풍미’는 수석 몰트마스터인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C. Stewart MBE)가 책임진다. 1962년 17세에 처음 위스키 업계에 뛰어든 그는 현재 스코틀랜드 위스키 업계에서 가장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장인으로, 2016년에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왕실이 최고의 장인에게 수여하는 ‘MBE(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훈장을 수훈 받기도 했다.
마스터의 역작
지난 9월 27일, 위스키 애호가들의 시선이 온통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쏠렸다. 데이비드 스튜어트의 역작 중 역작이라 평가를 받는 ‘발베니 DCS 컴펜디움(Compendium)’이 전시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발베니 DCS 컴펜디움은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60여간 쌓아 온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된 기념비적 위스키 컬렉션으로 발베니 역사상 가장 귀한 빈티지 원액만 모아 지난 5년간 매년 5병씩 패키지로 선보여 왔다. 2016년 ‘증류소 스타일(Distillery Style)’을 시작으로 2017년 ‘오크의 영향(The Influence of Oak)’, 2018년 ‘위스키 숙성창고의 비밀(Secret of Stock Model)’, 2019년 ‘상상 그 이상의 위스키(Expecting the Unexpeceted)’에 이어 2020년에는 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몰트마스터의 인내(Malt Master’s Indulgence)’를 출시한 것.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빈티지 위스키는 무려 1961년에 숙성을 시작한 위스키다. 이 희귀하고 특별한 25병의 위스키가 한국 땅을 밟는다는 소식에 전시회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더욱이 몰트마스터가 위스키에 얽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꾸며 큰 호응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가 ‘정말’ 특별했던 이유는 따로 있다. 전시의 마지막 날인 지난 10월 3일에 경매를 통해 25병의 위스키를 판매한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뜨거운 경합 속에 최종 낙찰가는 5억 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된 위스키 경매 사상 단일 브랜드가 기록한 최고가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발베니의 특별한 가치가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이에 대해 발베니 브랜드 관계자는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위스키 업계에 기여한 공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삶과도 같은 위스키의 발자취를, 발베니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돌아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