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밀레니얼+Z) 세대들의 미술품 구입 열풍이 불면서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경매 회사들도 고가의 미술품 판매 경쟁이 이어졌다. 이때 메이저 경매를 매월 한 번 꼴로 치르며 미술품 경매 시장에 대한 컬렉터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가 2022년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성과를 결산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매사 10곳의 낙찰총액은 약 2373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은 2020년(약 1153억 원)에서 1년 만인 2021년 3294억 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지난 2021년에는 미술 시장 호황기로 미술품 경매 거래액이 최대치에 달했다.
하지만 1년 만에 글로벌 유동성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영향으로 미술품 시장도 큰 폭으로 꺾였다. 아이프미술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품된 3만1101점 가운데 낙찰작은 1만8575점에 달하며 미술품 경매 낙착률도 59.72%에 이른다. 이는 전년도 낙찰 건수 2만2235점, 낙찰률 67.47%에서 다소 감소한 수치다.
이 중 낙찰된 총액 1위는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며, 약 288억2996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 작가의 낙찰률은 72.96%에 이른다. 작품별 최고 낙찰가 1위도 2021년에 이어 쿠사마 야요이가 프리미엄 가격으로 약 75억7560만 원을 차지했다. 최고 낙찰가 30위 중 1위에서 4위까지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차지했고, 이어 이우환, 박서보, 김환기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미술품 경매 작품에서는 회화 부분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63%에 달했다. 다음으로 판화가 17%를 차지했다.
국내 옥션사 가운데 낙찰총액 순위로는 서울옥션이 약 1205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국내 양대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약 986억 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케이옥션이 지난해 다른 경매사에 비해 출품작 수가 월등히 많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온라인 경매에 집중적으로 매진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미술품 증가 폭이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미술 시장의 규모는 크게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성 중심의 특정 작가에 쏠림현상이 강했지만 미술품 소비에 대한 전체적인 기대감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경매 시장의 역사는 짧지만 MZ세대 중심의 새로운 트렌드 변화도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지난해는 전체 미술 경매 시장에서 소수의 특정 인기 작가에 대한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이는 경기 불황이 미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도 환금성이나 안정적인 투자 가치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